남녀공학 전환 앞둔 동덕여대 “교육과정·대학구조 싹 바꿀 것”

황규락 기자 2026. 9. 5.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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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진 총장 인터뷰
“2029년 AI 접목한 공대 만들고
패션테크 등 새로운 분야 개척"
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총장실에서 만난 임세진 총장이 동덕여대의 미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2029학년도 적용되는 남녀 공학 전환을 계기로 교육 과정부터 학교 이름까지 대학 전체 구조를 다시 짜는 ‘제2의 창학’을 준비 중입니다. AI(인공지능), 생명 바이오 전공 신설 등으로 공학 계열 신입생 비율을 10% 이상 끌어올리겠습니다.”

임세진(64) 동덕여자대학교 총장은 앞으로 학교가 나아갈 방향을 설명하며 “1908년 여성 교육으로 출발한 창학 정신을 새 시대에 맞게 계승해 다음 100년의 기반을 놓겠다”고 밝혔다.

앞서 동덕여대는 2024년 11월 공학 전환 반대 시위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하고 수업이 멈추며 캠퍼스는 한동안 얼어붙었다. 이후 학교는 1년 가까이 교원·직원·학생·동문이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를 운영했다. 합숙 토론까지 거쳐 결국 지난해 2029학년도 남녀 공학 전환을 결정했다. 이날 찾은 동덕여대는 2년 전 갈등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제11대 총장에 지난달 취임한 임 총장은 1995년 약학대 교수로 부임해 30년 넘게 동덕여대에 몸담았다. 그는 “공학 전환은 변화의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변화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놓여 있다. 전공 수업에서는 AI 에이전트(AI 비서)를 직접 만들거나 AI로 코딩하는 실습을 계획 중이다. 평가 방식도 단순히 결과물만 보는 게 아니라 학생과 일대일 대화를 통해 AI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등 과정을 본다. 교수들을 위한 AI 부트캠프도 준비 중이다. 그는 “AI를 모르면 이제는 버티기 힘든 만큼 교수들이 먼저 재교육을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남녀 공학 전환까지 3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남녀 공학은 내년 중 전공 개편안을 마련해 2029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학사 제도와 교육 과정, 대학 명칭 등 등은 구성원 의견을 수렴해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이를 이끌어갈 ‘제2의 창학준비위원회’를 발족한다.”

-학생들의 반대가 크지 않았나.

“교육·생활 환경의 변화, 안전, 여대라는 정체성을 잃는 상실감 등이 컸다고 본다. 그래서 전환 시점을 2029년으로 잡았다. 여대로 입학한 학생들의 학습권은 충분히 보장하겠다는 뜻이다. 1년 가까이 학생과 동문 등과 토론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AI 시대에 무엇이 달라지나.

“거의 모든 전공에 AI나 AX(AI 전환) 교육이 들어간다. 전공과 연계해 AI 에이전트 제작이나 코딩 실습에 쓰는 식이다. ‘얼마나 깊이 생각했는가’를 묻기 위해 평가에 구술시험을 도입한다. 이제 AI를 활용해 결과물을 내는 것을 넘어 이 답이 왜 맞는지, 어떤 방식으로 생각했는지를 자신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대를 새로 만드나.

“공학 전환에 맞춰 데이터사이언스, 컴퓨터, 정보통계 등 기존 전공에 AI 전공을 더해 공과대학을 만든다. 여기에 생명바이오 전공도 신설한다. 공학 계열 신입생 비율을 끌어올릴 것이다.”

-인력과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우수한 AI 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데이터 사이언스 등 분야에서 해외 석학을 파격적인 임금과 주거 조건으로 특별 채용하려 한다. 다만 AI의 ‘두뇌’ 격인 고성능 GPU 등 교육용 AI 인프라는 사립대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임기 4년간 목표는

“남녀 공학 전환과 체질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 그리고 동덕만의 특성화다. 우리는 문화예술·약학 등 전공이 강점이다. 여기에 AI와 공학을 접목해 패션테크, 헬스데이터 등 새로운 융합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것이 동덕이 갈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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