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크로반' 제주 강타.. 초속 24.5m 강풍에 전면통제 '비상'

홍성민 2026. 9. 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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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급변풍 경보…항공편 지연·결항 가능성 커져
한라산 7개 탐방로 전면 통제…해상 여객선도 줄줄이 결항
크로반 영향 8일까지 지속 전망…시설물 피해 대비해야
[지데일리] 제주가 태풍의 거센 바람에 휘청이고 있다. 
태풍 ‘크로반’의 영향으로 제주에 초속 24m를 웃도는 강풍이 몰아치며 항공·해상 교통이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한라산 7개 탐방로도 전면 통제됐으며, 기상청은 오는 8일까지 강풍과 높은 물결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픽사베이

제11호 태풍 ‘크로반’이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 북서진하면서 제주 전역에 강풍과 풍랑이 몰아치고 항공과 해상 교통이 잇따라 멈췄다. 한라산 탐방로까지 전면 통제되면서 제주를 찾은 관광객과 도민들의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크로반은 일본 오키나와 북쪽 약 270㎞ 해상에서 시속 34㎞의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92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23m로 관측됐다. 태풍의 중심이 제주에 직접 상륙하지 않더라도 주변 기압계와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제주에는 거센 비바람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태풍 접근에 따라 제주지역의 강풍특보도 잇따라 격상됐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 산지와 중산간을 비롯해 제주시 동부와 서귀포시 동부에 내려졌던 강풍주의보를 강풍경보로 높였다. 나머지 지역에도 강풍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제주 전역이 강풍 영향권에 들어갔다.

제주 곳곳에서는 이미 초속 20m를 웃도는 돌풍이 관측됐다. 오전 9시까지 일 최대순간풍속은 새별오름 초속 24.5m, 우도 23.7m, 한라산 사제비 22.4m, 마라도 21.1m, 김녕 20.6m를 기록했다. 강한 바람이 지속되면서 간판과 현수막, 공사장 구조물, 비닐하우스 등 바람에 취약한 시설물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항공 교통에도 비상이 걸렸다. 제주공항에는 강풍경보와 급변풍 경보가 내려졌다. 급변풍은 항공기 이착륙 과정에서 기체의 양력과 비행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항공편 지연이나 결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관광객들은 항공사 운항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공항 이동에 앞서 항공편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한라산 탐방도 전면 중단됐다. 강풍경보가 발효되면서 한라산국립공원 7개 탐방로가 모두 통제됐다. 태풍이나 강풍 상황에서 산악지역은 평지보다 기상 변화가 빠르고 나뭇가지 낙하와 미끄러짐 등의 위험이 커 무리한 산행은 피해야 한다.

바닷길 역시 거친 파도에 막혔다. 제주 동부와 남부 앞바다, 남동쪽 안쪽 먼바다와 남쪽 바깥 먼바다에는 풍랑경보가 내려졌고 다른 해역에도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다. 이에 제주와 진도·삼천포 등을 연결하는 일부 여객선 운항이 취소됐으며 제주 본섬과 가파도·마라도를 잇는 여객선도 모두 결항했다.

문제는 강풍과 높은 파도가 짧은 시간에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이번 강풍·풍랑특보가 오는 8일까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하며 시설물 피해와 안전사고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항해나 조업에 나서는 선박은 기상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해안가 안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제주해양경찰서와 서귀포해양경찰서는 이날부터 연안 안전사고 위험예보제 ‘주의보’를 발령하고 해안가 순찰을 강화했다. 방파제와 갯바위, 해안도로 등 파도가 직접 닿는 지역에서는 순간적인 너울과 월파로 인한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접근을 자제해야 한다.

태풍 크로반은 북서진을 이어간 뒤 오는 8일 오후 3시께 일본 남쪽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태풍의 세력이 약해지는 것과 제주지역의 위험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태풍이 지나간 뒤에도 강한 바람과 높은 물결이 남을 수 있고, 시설물 파손이나 해안가 사고가 뒤늦게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태풍은 제주가 관광과 항공, 해상 물류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도 다시 보여주고 있다. 기상 악화가 이어지면 관광객의 체류 일정은 물론 농어업과 지역 상권에도 연쇄적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기상특보가 장기화할 때 피해가 취약한 농가와 소규모 사업장의 부담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한 대응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로반’은 캄보디아가 제출한 태풍 이름으로 나무의 한 종류를 의미한다. 이름과 달리 제주에 몰아친 바람은 결코 가볍지 않다. 태풍의 진로가 바뀌거나 세력이 변할 가능성까지 고려해 기상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해안과 산지 등 위험지역 접근을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