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휴게소 의원' 문 닫는 날…남겨진 환자들, 어디로

임예은 기자 2026. 9. 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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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에 딱 하나뿐인 고속도로 휴게소 병원, 경기도립 '안성휴게소 의원'입니다. 병원이 너무 멀어 고생하는 농촌 마을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곳인데 얼마 전 문을 닫았습니다. 단 며칠이 지났을 뿐인데 벌써 의료 소외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임예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곳은 전국에 단 하나, 고속도로 병원입니다.

제한 속도 시속 100km, 왕복 8차선 도로 옆 휴게소 건물에 있습니다.

알감자, 붕어빵 간식 먹는 공간을 지나면 의사 선생님이 기다립니다.

[{뭘 잘못 드셨나?} 아침에 누가 고구마를 줘서 그걸 먹고 체했나 봐.]

이 병원, 휴게소에 들어선 이유가 있습니다.

드문드문 작은 농촌 마을엔 병원이 없었고, 더 많은 환자가 찾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난 2021년 문을 열었습니다.

[이영희/휴게소 직원 : 근무하면서 갑자기 움직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여기는 바로 옆에 있으니까 항상 안심이 됐었거든요.]

[김상배/화물차 기사 : 화물차다 보니까 시내나 이런 데 차를 못 대니까 지나갈 일이 있으면 여기 일부러 지나다가 세우고 진료받고 약 받고 주사 맞고 그러고 가죠.]

반경 수십 킬로미터 주민은 물론 고속도로 오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달 31일, 마지막 진료를 했습니다.

[안솔지/안성휴게소 의원 행정원 : 약간 수익이 안 나서 이제 폐업을 해야 된다. 얘기는 있었는데, 설마 진짜 문을 닫을 줄은 몰랐거든요.]

그동안 환자는 하루 24명 남짓, 각자에겐 소중한 곳이지만 사업을 유지하기엔 수지가 안맞았습니다.

[윤예구/경기 안성시 원곡면 : 몸 안 좋을 때마다 와서 (수액) 맞으니까 너무 좋았는데. {저도 어머니 보니까 좋았는데 그렇죠? 또 볼 수 있겠죠, 뭐?}]

[박삼화/안성휴게소 의원 간호조무사 : 아무래도 마을 주민들이, 어르신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병원 가기가 힘들고…그분들이 제일 걱정이에요.]

휴게소 병원이 조용히 문을 닫은 다음 날, 주민들은 병원을 찾아 나서야 했습니다.

[주경자/경기 안성시 원곡면 산하1리 : (휴게소 의원은) 천천히 가도 10분이면 가니까 가서 물리치료 받고 많이 아플 때는 주사도 맞고 오고.]

더 멀리 긴 시간을 가야만 합니다.

[주경자/경기 안성시 원곡면 산하1리 : {일찍 오는 게 나으시죠?} 그럼요. 조금 늦게 왔다 놓치면 (버스가) 그냥 가버린대요.]

한 번에 가는 버스는 없습니다.

[주경자/경기 안성시 원곡면 산하1리 : 내가 지금 복대를 했으니까 그러지 복대 안 했으면 몇 번 쉬어야 해요. (마을) 회관에서 2시 좀 안 돼서 출발했나. {지금 2시 55분이래요.} 그니까 길바닥에 시간 다 버린다니까.]

병원 도착까지 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농번기는 다가오고, 이제 아플 시간도 없습니다.

밭일하다 손을 베인 노인은 뒤늦게 휴게소 병원이 문 닫은 걸 알았습니다.

[박재열/경기 안성시 원곡면 산하1리 : {실밥 빼러는 또 다른 병원 가셔야겠네요?} 다른 병원 가야죠. (앞으로는) 119 불러서 병원에 가야죠. 돌아올 때는 또 택시를 타야되는데 이게 변두리다 보니까…]

오늘은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픈 곳은 늘어날 테고, 병원 가는 길은 더 험해질 겁니다.

환자 수만 놓고 보면, 폐원은 자연스러운 결과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주말이라서 혹은 집 근처에 병원이 없어서 아픈 몸을 이끌고 이곳을 찾은 이들에겐 대체 불가능한 곳이었습니다.

[영상취재 장후원 영상편집 류효정 VJ 권지우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김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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