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울자 "이리와"…아이부터 챙긴 엄마 목소리
[앵커]
저희 취재진이 이 사건의 경찰 신고 녹취록을 확인했습니다. 범행 당시 엄마 곁에 있었던 다섯 살 딸의 울음소리가 담겼고, 그 순간에도 아이를 챙기는 엄마 목소리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이어서 오승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피해 아이와 거처를 옮겼던 아내는 사건 당일 칼을 들고 찾아온 남편을 보고 스마트워치로 신고했습니다.
스마트워치를 통해 당시 상황이 녹음됐습니다.
112 신고 녹취록엔 처음엔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응답이 없었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다 엄마를 부르는 아이의 울음소리와 그 와중에도 아이부터 챙기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경찰은 신고 3분 만에 도착했지만 아내에겐 상황을 설명할 몇 초의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아내는 끝까지 어린 딸을 걱정했지만, 남편은 아이 앞에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아내는 사건 전부터 경찰과 여러 차례 상담하며 두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내의 경찰 상담 기록입니다.
지난 4월 경찰서를 직접 찾아 "술에 취한 남편이 뺨을 때렸지만, '신고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해 보복이 두렵다"고 털어놨습니다.
남편이 칼을 들고 "누가 한 명 죽어야 끝난다"라고 협박했다고도 했습니다.
경찰은 가정 폭력 사건으로 접수해 임시 숙소 등을 안내했으나 아내는 보복이 두렵다며 극구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이 경고 조치를 하려고 했지만 "경찰에 온 걸 남편이 알게 되면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며 거부한 사실도 담겼습니다.
[피해 여성 남동생 : 여러 가지 조치 중에서 하나라도 뭔가 좀 잘 됐으면 안 벌어지지 않았을까 뭔가 그런 생각도 들고…]
사건 당시 아내를 보호할 안전장치는 스마트워치 하나뿐, 그 마저도 범행을 막진 못했습니다.
[영상편집 김영석 영상디자인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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