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폐합 공공기관장 교체 불가피…尹정부 인사 임기 못채울 듯

세종=이상환 기자 2026. 9. 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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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기관 109곳을 통폐합하기로 하면서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된 기관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관장 자리만 100개 안팎이 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고용 승계가 보장된 직원들 사이에서도 임금과 보직, 근무지 변화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교체 대상에는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이 상당수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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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전 등 기관장·임원 새로 공모 예정
일반 직원은 고용 보장이 원칙이지만
보직 이동, 임금 격차 갈등 불거질수도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재정경제부. 2026.01.06 [세종=뉴시스]
정부가 공공기관 109곳을 통폐합하기로 하면서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된 기관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관장 자리만 100개 안팎이 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고용 승계가 보장된 직원들 사이에서도 임금과 보직, 근무지 변화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우선 발전공기업 5사를 ‘한국발전’(가칭)으로 합쳐 내년 10월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 尹 정부 임명 기관장 대거 교체 가능성

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정 유보기관을 비롯한 공공기관 524곳 가운데 109곳을 통폐합해 415곳으로 줄이기로 했다. 전략적 구조개혁 15곳, 유사·중복 기능 일원화 11곳, 자회사·소규모 기관 통폐합 83곳 등이 대상이다. 통합 과정에서 여러 기관의 기관장 자리가 하나로 합쳐지는 만큼 기관장 자리도 100개 안팎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교체 대상에는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이 상당수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올 6월 공공기관 342곳을 조사한 결과 기관장이 공석인 36곳을 제외한 306곳 가운데 226곳(73.9%)의 기관장이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6명까지 더하면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은 232명이다. 이들 중 133명은 조사 당시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었다.

가장 먼저 기관장 교체가 이뤄질 곳은 ‘1호 통합’ 대상인 발전 5사다. 발전 5사 가운데 현재 사장이 재직 중인 4곳은 모두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된 인사다. 이영조 한국중부발전 사장과 이정복 한국서부발전 사장은 2024년 9월, 김준동 한국남부발전 사장과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같은 해 11월 취임했다. 모두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다. 한국남동발전 사장 자리는 현재 공석이다.

통합 과정에서는 사장뿐 아니라 주요 임원도 대거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안에 따르면 발전 5사의 상임이사 자리는 현재 10명에서 통합 후 4명으로 줄어든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본보 기자와 만나 “지금 있는 기관장이 하지 말란 법은 없다”면서도 “한국발전 출범에 맞춰 기관장과 감사 등에 대한 공모 절차를 새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고용 보장에도 임금 격차-근무지 불안

기관장과 달리 일반 직원은 고용을 보장한다는 게 정부 원칙이다. 통폐합 대상 109개 기관의 정원은 12만8716명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기존 중복 인력은 재배치하겠지만 인공지능(AI)과 신기술 분야 인력 확충을 적극 지원해 신규 채용을 줄이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불안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기관마다 임금과 복리후생 체계가 다른 데다 비슷한 업무를 맡던 직원은 통합 뒤 다른 보직으로 옮길 수 있다. 노철민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수석부위원장은 “통합 과정에서 노동 여건이 후퇴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각 기관별 임금 등이 다른데 고용 보장 원칙 아래 임금·복지·인센티브 등이 상향 평준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경부는 임금이 낮은 기관의 인상률을 단계적으로 높여 기관 간 임금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발전 5사 통합 과정에서는 근무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현재 5개사 본사 인력 약 2400명 가운데 1800명을 통합 본사에 두고 나머지 600명은 3, 4개 지역재생에너지본부에 나눠 배치할 계획이다. 기존 화력발전본부는 유지하지만 1800명이 근무할 통합 본사 소재지는 다시 정한다는 계획이다.

공공기관 안팎에서는 기관장 교체가 잇따를 경우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등 단기적인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석희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는 “통폐합 과정에서 직원과 협력업체의 고용이나 근무지에 대한 불안 등은 커질 수 있다”며 “불확실성이 오래 이어지지 않도록 신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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