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시장재편 최적기”…애플·中기업 주춤때 물량 쏟아내

박소라 기자(park.sora@mk.co.kr), 박성배 기자(park.seongbae@mk.co.kr) 2026. 9. 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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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 스마트폰 제조사가 가장 먼저 고민하게 되는 제품은 중저가폰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를 감수하면서까지 중저가 제품 판매량을 지키려는 것은 시장 점유율 때문이다.

A시리즈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대규모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판매량과 점유율을 떠받치는 핵심 제품군이다.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저가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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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역발상…보급형 갤럭시A 생산물량 확대
메모리값 급등에도 부담 감수
초저가폰 A17·A18 집중생산
글로벌시장 점유율 확대 포석
프리미엄폰은 라인업 다양화
보급폰 시장선 물량공세 전략
갤럭시 A17. [삼성전자]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 스마트폰 제조사가 가장 먼저 고민하게 되는 제품은 중저가폰이다. 판매가격이 낮아 부품 가격 상승분을 흡수할 여력이 작은 데다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가 경쟁 제품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수익성 방어를 위해 중저가폰 물량을 줄이기보다 갤럭시 A시리즈를 앞세워 판매량을 유지하는 쪽을 택했다. 특히 A시리즈 중에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A17·A18에 전체 A시리즈 생산 계획의 절반 이상을 배정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를 감수하면서까지 중저가 제품 판매량을 지키려는 것은 시장 점유율 때문이다. 중저가 시장에서 삼성과 맞붙는 중국 업체들도 같은 원가 상승에 노출된 만큼 누가 판매량을 유지하며 버티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칩플레이션에 보급폰 수익성 ‘뚝’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제품 한 대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부품 원가가 그만큼 높아진다.

특히 타격이 큰 쪽은 중저가 스마트폰이다. 100만원을 훌쩍 넘는 프리미엄 제품은 부품 가격이 오르더라도 이를 흡수하거나 가격을 조정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

반면 수십만 원대 제품은 같은 폭으로 부품 가격이 올라도 수익성에 미치는 충격이 더 크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올해 2분기 메모리 가격 상승의 충격이 보급형 스마트폰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중저가 시장의 경우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가 많고 비슷한 사양의 중국 제품과 경쟁해야 한다.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가격을 유지하면 제조사가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를 직접 생산하지만 스마트폰 사업 역시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삼성전자는 A시리즈 중에서도 낮은 가격대 제품에 물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8~11월 A17·A18 스마트폰 생산 계획은 약 1800만대로 전체 A시리즈 물량의 절반을 넘는다.

당장의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판매량을 줄였다가 시장점유율을 잃는 것이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A시리즈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대규모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판매량과 점유율을 떠받치는 핵심 제품군이다.

中 업체에 더 큰 원가 압박
삼성전자가 중저가 시장에서 물러서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경쟁사 역시 같은 ‘칩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어서다.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저가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왔다. 중저가 제품 의존도가 높은 만큼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도 크다. 가격을 올리면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고 가격을 유지하면 수익성이 악화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 점유율 23%로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이 21%로 뒤를 이었고 샤오미가 11%, 오포와 비보가 각각 8%를 기록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7% 줄어든 가운데 삼성전자 출하량은 9% 증가했다. 반면 샤오미와 비보는 각각 26%, 21% 감소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샤오미가 보급형·중급형 제품 비중이 높아 메모리 가격 상승에 특히 취약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시장 변화가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원가 상승으로 중국 업체들의 판매가 위축되는 사이 A시리즈 공급을 유지하면 중저가 시장에서 추가 수요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와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은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다. 이들 시장에서 판매량이 줄면 중국 업체들이 빈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A시리즈의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 경쟁력 유지가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칩플레이션은 삼성전자 MX사업부에 분명한 악재지만, 경쟁사보다 원가 상승 국면을 오래 버틸 수 있다면 오히려 시장 재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Z로 수익성, A로 점유율 ‘투트랙’
삼성전자는 프리미엄과 중저가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갤럭시 S시리즈는 고가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대표 플래그십이고, Z시리즈는 폴더블폰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 A시리즈는 대량 판매를 통해 전체 출하량을 떠받치고, M시리즈는 인도 등 가격 민감도가 가장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일부 판매된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로 수익성을 보완하면서 A시리즈 물량을 유지해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게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최근 하반기 핵심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제시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A시리즈 판매가 늘더라도 높은 부품 원가가 이어지면 MX사업부의 수익성 회복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국 경쟁사들이 가격을 올리거나 생산량을 줄인다면 삼성전자는 현재 감수하는 원가 부담을 점유율 상승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을 추격하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와 경쟁하면서 수익성과 점유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느냐가 삼성 스마트폰 사업의 하반기 성적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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