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도 카트 끌고 골라담는 시대…창고형 약국 1년새 70곳 늘어

장서우 2026. 9. 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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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수백 평에 달하는 창고형 매장에서 카트를 끌며 제품을 골라 담는다. 지난해 6월 경기 성남시에 들어선 메가팩토리약국을 시작으로 생겨난 창고형 약국이다.

창고형 약국은 말 그대로 창고 같은 널찍한 공간에 많게는 3000개가 넘는 종류의 약을 들여다 놓고 일반 약국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곳이다.

창고형 약국 한 곳을 세우는 데 많게는 약 5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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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평대 매장서 3천종 약 판매
최대 50% 싸…오남용 우려도
지난 3일 인천 검단신도시 엑스약국에서 방문객이 약을 골라 담고 있다. /엑스약국 제공

소비자가 수백 평에 달하는 창고형 매장에서 카트를 끌며 제품을 골라 담는다. 코스트코가 아니다. 지난해 6월 경기 성남시에 들어선 메가팩토리약국을 시작으로 생겨난 창고형 약국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1년3개월간 전국에 약 70개의 초대형 약국이 생긴 것으로 추산된다. 접근성이 낮은 교외 위주로 생겨나다가 최근 들어선 도심과 대형마트 내부까지 진출했다.

창고형 약국은 말 그대로 창고 같은 널찍한 공간에 많게는 3000개가 넘는 종류의 약을 들여다 놓고 일반 약국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곳이다. 단가를 끌어내린 비결은 대량 구매다. 제약사와의 협상력을 높여 약값을 10%에서 최대 50%까지 낮춘다. 지난 5월 인천 검단신도시 중심가에 700㎡(약 200평) 규모 엑스약국을 낸 약사 곽모씨는 “약을 싸게 팔던 종로와 남대문의 ‘성지 약국’이 대형 프랜차이즈화한 셈”이라며 “내년까지 이런 형태의 약국이 수십 곳 더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호탄을 쏘아 올린 메가팩토리약국은 개점 후 수개월 만에 누적 매출이 100억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창고형 약국 한 곳을 세우는 데 많게는 약 5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창고형 약국이 100곳을 넘어서는 건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설문에서 응답자의 83.3%는 창고형 약국에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합리적인 가격대와 넓은 선택지가 주요 이유로 꼽힌다. 출점 경쟁이 심해지자 집객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서비스 차별화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사이에 들어서 접근성을 확보한 엑스약국이 영업 마감 시간을 다음날 오전 1시까지로 늘린 게 대표적이다.

대한약사회는 이런 트렌드를 우려하고 있다. 싼값에 사재기하는 과소비 행태가 일상화하면 결국 의약품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타이레놀 100상자를 저가에 대량 구매했더라도 소비기한 내에 모두 복용하지 못한 채 버리면 결과적으로는 시중가보다 비싼 값에 산 꼴이 된다는 것이 약사회 측 주장이다. 최근 약국 상호에 ‘창고형’ ‘공장형’ 등 표현을 금지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등 규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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