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임대료·플랫폼 수수료까지 치솟아…삼중고에 폐업 내몰려

강동헌 기자 2026. 9. 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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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에서 4년째 네일숍을 운영하는 박 모 씨는 요즘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만 하더라도 보복소비 기조를 타고 예약이 꾸준히 들어왔지만 최근에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다. 박 씨는 "손님들도 사정이 넉넉하지 않으니 이웃 가게와 가격을 비교한다"며 "할인 행사를 하지 않으면 예약을 잡기가 어렵고 예약 플랫폼 수수료와 재료비까지 떼고 나면 남는 게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광진구 건대 앞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최 모 씨는 "예전처럼 2차·3차까지 술을 마시는 손님이 많이 줄었고 한 테이블에서 주문하는 술이나 안주도 줄었다"며 "임대료와 인건비·식재료비는 계속 올라 장사를 할수록 적자"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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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골목상권…서울 동네점포 4만개 증발
비용 증가 속 손님은 싼것만 찾아
상권 붐벼도 매출로는 안 이어져
경제변화 따른 구조적 추세 분석
현금성 지원 통한 재창업 한계
“폐업 땐 재취업·직업교육 강화를”

서울 강북구에서 4년째 네일숍을 운영하는 박 모 씨는 요즘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만 하더라도 보복소비 기조를 타고 예약이 꾸준히 들어왔지만 최근에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다. 박 씨는 “손님들도 사정이 넉넉하지 않으니 이웃 가게와 가격을 비교한다”며 “할인 행사를 하지 않으면 예약을 잡기가 어렵고 예약 플랫폼 수수료와 재료비까지 떼고 나면 남는 게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자영업 점포가 전 지역에 걸쳐 줄어들고 있다. 내수 부진으로 매출이 위축되는 가운데 임대료와 인건비·원재료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자영업 점포의 감소가 일시적 추세가 아닌 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구조적 흐름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생계형 창업이 계속 늘어날 경우 자영업자 대출 등 경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중장년층 재취업 교육 강화 등 추가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시 상권 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서울 내 자영업 점포의 감소세는 이른바 ‘동네 장사’형 업종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2023년 4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일반 의류는 5만 866개에서 4만 5374개로 5492개(10.80%), 호프·간이주점은 1만 8412개에서 1만 5255개로 3157개(17.15%) 줄었다. 치킨 전문점(6541개→5742개, -12.22%), PC방(1421개→1140개, -19.77%), 수산물 판매(6075개→5063개, -16.66%)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았던 업종일수록 점포 간 경쟁까지 겹치면서 비용 증가와 내수 부진의 충격에 취약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네일숍은 5371개에서 4247개로 1124개(20.93%), 휴대폰 판매점은 7316개에서 6141개로 1175개(16.06%) 줄었다.

정책의 영향으로 인한 감소 업종도 나타났다. 부동산중개업 점포는 같은 기간 4만 3784개에서 3만 6005개로 17.77% 줄며 조사 업종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한 공인중개사는 “고금리와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부동산 거래 부진이 장기화했기 때문”이라며 “업소 간 경쟁이 심해진 데다 중개 수수료 수입까지 줄어들어 웬만한 동네에서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여가 문화가 유흥과 오락 중심에서 건강관리 등으로 옮겨간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피부관리실은 7673개에서 1만 720개로 무려 3047개(39.71%) 증가하며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점포 수가 크게 늘었다. 스포츠클럽은 4501개에서 5330개로 829개(18.42%) 증가했고 애완동물 관련 업종 또한 542개(24.94%) 늘었다. 반대로 호프와 간이주점은 2년 반 동안 3157개 줄어들었다.

광진구 건대 앞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최 모 씨는 “예전처럼 2차·3차까지 술을 마시는 손님이 많이 줄었고 한 테이블에서 주문하는 술이나 안주도 줄었다”며 “임대료와 인건비·식재료비는 계속 올라 장사를 할수록 적자”라고 토로했다. 그는 “건대 앞 메인 상권은 여전히 붐비지만 상권 자체가 축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영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로 0.25%포인트 올렸다.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하면서 기준금리는 1년 9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금리 상승은 대출을 낀 영세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키워 현금 흐름을 악화시키는 한편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을 줄여 비용 부담과 매출 감소의 ‘이중고’가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필수 지출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올 2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식비 지출은 89만 1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 늘었는데, 소득 하위 20~40%(6.9%)와 하위 20%(6.1%) 가구의 증가 폭이 상위 20% 가구(1.8%)보다 컸다. 식비·이자·주거비 부담이 커질수록 외식이나 의류 등 선택적 소비가 줄어 동네 상권의 매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영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데다 코로나19 당시 자영업자가 크게 늘어난 만큼 최근 점포 감소에는 과잉 공급이 조정되는 측면도 있다”며 “무분별한 현금성 창업 지원으로 다시 자영업 시장으로 유입시키기보다 폐업한 자영업자가 다른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재취업과 직업교육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자가 인건비 부담으로 고용을 줄이면서 임시·일용직 등 취약한 일자리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며 “20대 미취업 청년과 직장 생활을 하다 퇴직한 30~40대는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연령과 기존 경력에 맞춘 재취업·전직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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