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상권 1층도 ‘임대 문의’ 예사…자영업 위기에 속타는 꼬마빌딩

김경미 기자 2026. 9. 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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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신촌역 2번 출구에서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로 이어지는 사거리. 연세로와 명물거리가 교차하는 신촌 상권의 노른자위지만 유플렉스 옆 건물 1층 통유리마다 '임대 문의' '통전세' 등의 현수막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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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가공실률 5년만에 최대
신촌 등 무권리금에도 통째 비어
금리까지 올라 대출이자 내기 급급
관광객 몰린 명동·성수는 회복세
상권별 양극화 당분간 이어질 듯
서울 시내 한 상가에 임대 문구가 붙어 있다. 뉴스1

지하철 2호선 신촌역 2번 출구에서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로 이어지는 사거리. 연세로와 명물거리가 교차하는 신촌 상권의 노른자위지만 유플렉스 옆 건물 1층 통유리마다 ‘임대 문의’ ‘통전세’ 등의 현수막이 붙었다. 연세로와 맞닿은 7층 건물은 네 개 층만 겨우 채웠고 이면 골목에는 3층 건물 한 동이 통째로 비었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코로나 이전만 해도 사거리 1층이나 명물거리 진입로 가게는 수천만 원의 권리금을 불렀는데 이제는 무권리금이라도 세입자를 구하기 쉽지 않다”며 “골목 안쪽은 임대료를 낮춰가며 겨우 공실을 메우지만 대로변은 건물 가치 하락 우려 때문에 그러지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자영업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한때 은퇴자들의 노후 대책으로 인기를 끌었던 ‘꼬마빌딩’ 투자도 위기를 맞고 있다. 건물 공실률이 계속 높아지는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서 대출이자를 내기에도 급급한 건물주가 늘고 있다.

4일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일반 상가 공실률은 9.4%로 2021년 4분기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신촌·이대와 잠실·송파 등 유동 인구와 배후 주거지에 기대던 상권의 공실 상황은 코로나 팬데믹 정점기 수준으로 악화됐다. 2021년 4분기 일반 상가 공실률이 14.7%까지 올랐던 신촌·이대는 2023년 2분기 7.1%까지 떨어지며 회복되는 듯했지만 이후 다시 악화돼 올 2분기 12.1%로 치솟았다. 잠실·송파는 코로나 당시에도 최고 공실률이 13.2%에 그치는 등 탄탄한 배후 수요를 자랑했지만 올해 1·2분기 연속 16.6%까지 급등했다. 강남 신사역 상권 역시 가로수길 약화 등이 이어지며 올 2분기 공실률이 18%를 기록하며 팬데믹 최고치인 15.2%를 넘어섰다.

다만 지역별 온도 차는 뚜렷하다.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외국인 소비가 몰리는 일부 지역은 코로나 불황을 빠르게 털어냈다. 대표적인 곳이 명동이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4분기 공실률이 50.1%까지 치솟았던 명동은 올해 1분기 5.1%, 2분기 6.3%까지 하락하며 사실상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뚝섬(성수) 상권 역시 팝업스토어 성지이자 외국인 쇼핑 명소로 자리매김하며 올 2분기 공실률 2.2%로 빈 곳을 찾기 힘들다.

공실률 상승은 꼬마빌딩 투자자들의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신촌·이대와 잠실·송파 상권의 2분기 소득(임대)수익률은 각각 0.67%, 0.44%로 단순 연 환산하면 2.7%, 1.8%에 그친다. 최근 은행 예금금리가 연 3~4%를 오가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 이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빌딩 중개 전문 업체 대표는 “명동과 성수 꼬마빌딩은 최근 1~2년 사이 매매가가 급등한 경우가 많아 수익용 부동산으로 접근하기는 쉽지 않지만 높은 매매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 관심이 여전히 높다”며 “반면 공실이 해소되지 않는 상권은 수년째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울며 겨자 먹기로 매년 손실을 보는 건물주 또한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극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상권 부활을 외국인 관광객이 이끌면서 외국인이 관광·브랜드 소비를 위해 찾는 명동·성수·도산대로 등 목적형 상권은 임대료와 매매가가 급등하는 반면 생활밀착형 상권은 내수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다만 신촌·이대, 신사 등에서는 ‘렌트프리’ 등을 통한 실질적 임대료 하락도 나타나 임대수익률 측면에서는 유리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신촌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자영업 침체로 당장 상가 임대료를 올리기 어려워 매각이 급한 건물주들이 수익률 4% 선을 맞추기 위해 매매가를 대폭 조정하는 경우도 종종 나온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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