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자금줄 뚫은 현대캐피탈…통화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방파제 구축

장현주 2026. 9. 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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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전문금융회사는 예·적금 수신 기능이 없다. 회사채 발행과 금융기관 차입으로 자금을 마련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캐피탈은 일찍부터 해외로 자금 조달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국내 자금시장이 경색되자 현대캐피탈은 해외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은행 대출 등 대체 조달원을 적극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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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통화 오가며 탄력 조달
금리 변동성 악조건도 정면 돌파
수신 기능 없는 여전사 한계 극복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예·적금 수신 기능이 없다. 회사채 발행과 금융기관 차입으로 자금을 마련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이유다.

하지만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 시장 변동성을 막기는 어렵다. 금리가 급등하고 신용 경색이 오면 기업 재무 상황과 상관없이 조달 여건이 악화된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채권시장 유동성이 막히며 여전업계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은 게 대표적이다.

결국 조달 경쟁력은 위기 속에서 드러난다. 시장이 흔들려도 다른 창구에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대응력이 핵심이다.

해외 시장서 해답 찾다 

현대캐피탈은 일찍부터 해외로 자금 조달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최근 5년간 미국 달러, 유로, 일본 엔, 스위스 프랑, 호주 달러, 중국 위안, 홍콩 달러, 싱가포르 달러 등 총 8개 통화를 활용하고 있다.

통화 비중도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절한다. 2021년 19%였던 스위스 프랑 비중을 올해 3%로 낮췄다. 반면 유로화 비중은 2024년부터 다시 늘려 올해 17%까지 확대했다. 여러 해외 시장을 상시 선택지로 확보해 둔 결과다.

올해 1월 발행한 유로화 공모채권이 대표적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달러와 유로화 시장의 금리, 통화스와프 비용을 매일 점검했다. 이후 발행 시점에 더 유리한 유로화 시장을 선택했다.

성과는 확실했다. 첫 유로화 공모채 발행에 목표액의 8배인 38억4000만유로의 주문이 몰렸다. 신규 투자자 비중도 93%에 달했다. 이를 계기로 유럽 내 채권 가격이 형성되면서 은행 차입과 사모채 발행 등 후속 조달로 이어졌다.

20년 축적된 네트워크

이 같은 전략은 국내 시장이 흔들릴 때 진가를 발휘했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국내 자금시장이 경색되자 현대캐피탈은 해외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은행 대출 등 대체 조달원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금리가 유리한 외화 차입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겼다. 선제적 유동성 관리로 자금 경색이 실제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아냈다.

위기 대응력은 강화되고 있다. 2024년 말 금융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약 1조원 규모의 해외 사모 ABS를 발행했다. 올해 들어서도 국내 금리 상승에 맞춰 외화 조달을 유연하게 활용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글로벌 조달 역사는 20년이 넘는다. 2002년 해외 ABS를 시작으로 2005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 사무라이본드, 여전사 최초 달러본드를 발행했다. 2016년에는 국내 민간기업 최초 외화 그린본드를 선보였다. 최근 5년간 현대캐피탈 공모채권에 4000만달러 이상 투자한 장기 우량 투자자만 16곳에 이른다.

최근에는 시장·통화·상품을 유연하게 조합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5억유로 규모 유로화 공모채를 발행하고 국내 금융권 최초로 위안화 표시 '김치본드'를 발행한 게 대표적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글로벌 조달 네트워크는 특정 시장에 흔들리지 않는 '선택할 수 있는 힘'"이라며 "안정적 경영을 지탱하는 탄탄한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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