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키운 현대차증권, 조직 재편 승부수…IB·디지털로 성장축 넓힌다
내년 상반기 STO 상품 발행…AI 플랫폼 HAI 2.0 오픈 예정

현대차증권이 올해 상반기 리테일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금융상품 부문이 크게 성장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기업금융과 디지털 신사업으로 수익 기반을 넓힌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투자은행(IB) 부문은 조직 재편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토큰증권(STO)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속도를 내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593억원으로 전년 동기(400억원) 대비 48.3%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1억원에서 514억원으로 4.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증가는 자산운용 부문 영업활동과 관련해 발생한 손해배상금 245억원이 영업외수익으로 반영된 영향이 컸다.
사업 부문별로는 리테일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증시 호조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와 VIP 고객 자산관리 강화 등에 힘입어 위탁·금융상품 부문 순영업수익은 1640억원으로 전년 동기(729억원) 대비 124.9% 증가했다. 월평균 위탁 약정 규모도 지난해 6조5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9조90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반면 IB와 자산운용 부문은 부진했다. IB 부문 순영업수익은 291억원에서 192억원으로 33.9% 감소했다.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해 상반기 261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이다. 자산운용 부문 순영업수익도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 확대 등으로 1039억원에서 224억원으로 78.4% 줄었다.
◆기업금융 따로 떼어 키운다…IB 경쟁력 강화
현대차증권은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 1일 기존 IB본부를 구조화금융본부와 기업금융본부로 분리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기업금융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기존 IB본부는 구조화금융본부로 이름을 바꾸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대체투자 사업에 집중한다. 우량 거래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는 한편 기업금융 기능은 별도의 기업금융본부로 분리해 전문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신설 기업금융본부 산하에는 기업금융1실과 기업금융2실을 뒀다. 기업금융1실은 채권자본시장(DCM)1·2팀을 중심으로 채권 중개·인수와 거래 발굴을 담당하고, 기업금융2실은 커버리지1·2팀을 통해 기업 대상 영업을 맡는다.
현대차증권은 구조화금융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하면서 DCM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역량을 키우고, 향후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기업금융 확대 움직임은 운용 규모에서도 나타난다. 신기술투자조합 등을 중심으로 펀드·조합을 늘리면서 2024년 말 8개, 결성액 148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6개, 4555억원으로 확대됐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기존 및 신규 조직의 영업 네트워크를 통해 시너지 창출을 유도해 영업 효율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기업금융 부문 내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IB뿐 아니라 다른 사업 부문의 조직 정비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파생사업실을 신설해 파생상품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한 데 이어 지난달 리서치 조직도 재편했다. 장문수 선임 연구원을 신임 리서치센터장으로 선임하고 업무 효율성과 조직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신사업 트렌드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AI·STO로 수익원 다변화…디지털 사업 확대
사업 조직을 잇달아 재정비한 현대차증권은 하반기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수익성 회복과 수익원 다변화에 주력한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차세대 시스템과 인공지능(AI), 토큰증권(STO) 등 신사업을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현대차증권은 하반기 차세대 시스템과 AI 플랫폼 'HAI 2.0'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성과 디지털 역량을 높이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시스템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TO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내년 2월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최근 코스콤과 '토큰증권 플랫폼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토큰증권 플랫폼과 분산원장 관련 기술 협력, 공동 플랫폼 활용 방안 검토,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을 추진한다.
현대차증권은 발행 플랫폼 구축과 유통 플랫폼 KDX 연계를 통해 관련 인프라를 마련하고 내년 상반기 토큰증권 상품 발행을 추진한다. 이후 비정형증권뿐 아니라 주식과 채권 등 정형증권의 토큰화까지 사업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추가 수익모델도 모색한다.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사업을 검토하고 커스터디와 디지털자산 지갑 등 연관 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혀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차세대 시스템과 AI 플랫폼 HAI 2.0 오픈이 예정된 만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며 "수익성 개선과 사업 안정화를 통해 밸류업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