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다 머리카락 빠질라"… 위고비 ·오젬픽 성분 '세마글루타이드' 탈모 위험 높여

권태원 기자 2026. 9. 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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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젬픽, 위고비 등 GLP-1 계열 약물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탈모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미국 뉴욕대 그로스먼 의대와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연구팀은 각각 다른 방법으로 GLP-1 계열 약물과 탈모의 관계를 분석했는데, 두 연구 모두 이 약물을 쓰면 탈모 위험이 커진다는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이 호르몬은 몸속 각 장기에 있는 'GLP-1 수용체'와 결합해 작동하는데, 두 연구팀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이 약물이 탈모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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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대·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 유전정보·전자의무기록 각각 분석
GLP-1 계열 치료제, 남성형 탈모 7%↑
당뇨병 환자 전체 탈모 위험 37~68%↑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성분 '세마글루타이드'가 탈모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ㅣ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오젬픽, 위고비 등 GLP-1 계열 약물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탈모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미국 뉴욕대 그로스먼 의대와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연구팀은 각각 다른 방법으로 GLP-1 계열 약물과 탈모의 관계를 분석했는데, 두 연구 모두 이 약물을 쓰면 탈모 위험이 커진다는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서로 다른 방식의 연구가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는 점에서 결과의 신뢰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위고비와 오젬픽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 유사체'로 불린다. GLP-1은 식사 후 장에서 나오는 호르몬으로,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혈당을 낮춘다. 이 호르몬은 몸속 각 장기에 있는 'GLP-1 수용체'와 결합해 작동하는데, 두 연구팀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이 약물이 탈모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먼저 뉴욕대 연구팀은 약을 직접 투여하는 대신 유전정보를 활용했다. GLP-1 수용체를 만드는 'GLP1R' 유전자가 태어날 때부터 더 활발하게 작동하는 사람들을 찾아냈는데, 이들은 몸속 수용체가 많아 같은 양의 호르몬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연구팀은 총 23만여 명의 유전정보를 담은 대규모 데이터베이스에서 남성형 탈모가 나타난 남성들의 데이터를 추려 비교했다. 그 결과 GLP1R 유전자가 활발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남성형 탈모가 생길 확률이 7% 더 높았다.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실제 환자들의 진료 기록을 분석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펜 메디슨 병원에서 GLP-1 약물, 또는 비교 대상인 다른 두 종류의 당뇨병약(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을 새로 처방받은 2형 당뇨병 환자들을 추적한 것이다. 분석 결과, GLP-1 약물을 쓴 환자는 SGLT-2 억제제를 쓴 환자보다 탈모 위험이 37%, DPP-4 억제제를 쓴 환자보다는 68% 더 높았다. 특히 이 위험은 흉터가 남지 않는 '비흉터성 탈모'에서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탈모는 대부분 약을 시작한 뒤 첫 1년 안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이처럼 두 연구의 접근 방식은 달랐지만,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뉴욕대 연구는 유전자를 통해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멘델 무작위화' 방법을 사용했고, 대상은 유전성 남성형 탈모를 겪는 남성이었다. 펜실베이니아대 연구는 실제 처방 기록을 바탕으로 한 '표적 시험 모방' 방법을 사용했고, 대상은 당뇨병 환자였으며 급격한 체중 감소와 영양 부족으로 생기는 비흉터성 탈모가 주로 관찰됐다. 연구 방법과 대상이 다른 데도 두 연구가 모두 탈모 위험 증가라는 같은 결론을 낸 점은, 이 연관성이 우연이 아닐 가능성을 높인다.

뉴욕대 연구를 이끈 린 페투코바 교수는 "이번 연구는 GLP-1 약물 사용과 안드로겐성 탈모로 인한 남성형 탈모 위험 증가 사이에 유전적 연관성이 있음을 처음으로 보여준다"며 "오랫동안 두 현상의 연관성이 의심돼 왔지만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도 논문에서 "GLP-1 약물로 인한 절대적인 탈모 위험 자체는 낮지만, 이러한 부작용 가능성을 아는 것이 환자 중심의 치료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두 연구팀은 공통적으로, 관찰 연구라는 한계 때문에 아직 명확한 인과관계나 구체적인 생물학적 원리가 밝혀진 것은 아니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법이 전혀 다른 두 연구가 같은 결론을 내놓으면서 GLP-1 비만치료제와 탈모 사이의 연관성은 이전보다 훨씬 탄탄한 근거를 갖게 됐다. 다만 탈모 위험이 늘더라도 그 절대적인 확률은 낮은 편이고, 특히 체중 감소로 생기는 비흉터성 탈모는 대체로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약을 시작한 뒤 첫 1년 동안 탈모 증상을 살피고, 충분한 영양 섭취 등 관리를 병행하면서 필요하면 미녹시딜 같은 예방 치료제 병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번 뉴욕대 연구 결과(A causal effect of increased GLP1R expression on Male Pattern Hair Loss is suggested by Two-Sample Mendelian Randomization: 두 표본 멘델 무작위화 분석으로 확인한 GLP1R 발현 증가가 남성형 탈모에 미치는 인과적 영향)는 2026년 9월 국제학술지 '피부과학연구저널(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펜실베니아대 연구 결과(Risk of hair loss associated with 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s in adults with type 2 diabetes: target trial emulation: 제2형 당뇨병 성인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와 관련된 탈모 위험: 표적 시험 모방)는 2026년 9월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The BMJ)'에 게재됐다.

권태원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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