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단독] "힘껏 아프고, 힘껏 행복하세요"… 혈우병 유튜버가 세계를 여행하는 이유

TJB 대전방송 2026. 9. 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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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JB NEWS [이 사람, 단독] 유튜버 ‘유리몸이군’ 이견우 씨 인터뷰
응고 수치 1% 이하… “여행은 제게 계속되는 도전입니다”
해외에서는 머리를 살짝 부딪히는 일도 공포가 됩니다. 피가 잘 멈추지 않는 중증 혈우병 A를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땅히 주사를 맞을 곳을 찾지 못해 기차 화장실 칸으로 들어가야 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견우(35) 씨는 다시 짐을 쌉니다.

유튜브 채널 ‘유리몸이군’을 운영하는 그는 주사약을 챙겨 세계 곳곳을 여행합니다.

겁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그에게 여행은 불안을 안고도 계속해보는 도전입니다.

“힘껏 아프고, 힘껏 힘내고, 힘껏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TJB NEWS 유튜브 [이 사람, 단독]은 혈우병을 안고 세계를 여행하는 유튜버 이견우 씨를 만나, 그가 길 위에서 찾은 용기와 행복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 "피가 안 멈추는 병,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혈우병은 흔히 ‘피가 안 멈추는 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그것만으로는 절반의 설명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람 몸에는 응고인자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없어서 응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병입니다.”

이 씨는 중증 혈우병 A 환자입니다. 혈액 응고에 필요한 8번 인자가 부족한 질환입니다. 일반인의 응고 수치가 50% 이상이라면, 이 씨의 응고 수치는 1% 이하입니다.

출혈이 생기면 쉽게 지혈되지 않고, 자연적인 출혈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위험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피보다 내부 출혈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타박상일 수 있는 충격도 이 씨에게는 걷지 못하는 상황이나 더 위험한 출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그래도 세계를 보고 싶었습니다"

이 씨가 여행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여행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그는 다른 나라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깊이 끌렸습니다.

특히 베트남에서 배 위에 사는 사람들을 우연히 본 순간이 오래 남았습니다.

“같은 지구, 같은 시간대에 이렇게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그때부터 세계 곳곳의 삶을 직접 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또 다른 계기도 있었습니다. 그는 원래 음악을 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공연과 수익이 모두 멈추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유튜브와 여행이 그의 새로운 길이 됐습니다.

◆ 여행은 늘 조심스럽습니다

혈우병을 앓는 이 씨에게 여행은 일반 여행자보다 훨씬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응고인자 주사약을 챙겨야 하고, 무리한 이동도 피해야 합니다. 여행지를 고를 때도 병원 접근성만 볼 수는 없습니다.

해외에서 혈우병 약을 처방받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병원보다 고립되지 않을 곳인지, 위험하지 않은 지역인지 더 생각합니다.”

섬에 들어가거나, 날씨 때문에 갇힐 수 있는 깊은 시골 마을은 최대한 피하려고 합니다.

여행 기간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보통 2주 정도 여행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주사약을 처방받고, 일을 정리한 뒤 다음 여행을 준비합니다.

◆ 기차 화장실 칸에서 맞은 주사

여행 중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카자흐스탄에서 있었습니다. 기차를 기다리다 대리석에 머리를 살짝 부딪힌 일이었습니다.

심하게 부딪힌 것은 아니었지만, 해외라는 상황이 불안을 키웠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별문제가 아닐 수도 있는데, 해외에서는 조금만 부딪혀도 겁이 납니다.”

응고인자 주사를 맞아야 했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주사를 맞기에는 오해를 살까 걱정됐고, 화장실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결국 그는 기차에 오른 뒤 화장실 칸에서 주사를 맞았습니다.

“세게 박은 건 아니었는데, 해외라는 특성 때문에 더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여행은 낭만만으로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여행은 매번 몸 상태를 살피고, 위험을 계산하고, 불안을 견디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 "혼자 여행하는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여행을 거듭하며 겁은 조금 줄었습니다.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용기도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구독자들의 댓글이 큰 힘이 됐습니다.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같이 여행하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같은 혈우병을 앓는 10대 학생들의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한 학생은 영상을 보고 힘을 얻었다며, 자신도 무언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남겼습니다.

이 씨는 그 댓글을 읽고 오히려 자신이 더 큰 힘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여행을 보고 누군가가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는 말이 저한테 더 힘이 됐습니다.”

◆ "힘껏 아프고, 힘껏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씨는 희귀질환이나 지병 때문에 여행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습니다.

자신보다 더 큰 아픔을 겪는 사람도 많고, 같은 질환이라도 각자의 상황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쉽게 조언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바람을 전했습니다.

“아프고 힘들 수 있지만, 적어도 행복하실 수 있도록 필요한 것부터 하나씩 도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힘껏 아프시고, 힘껏 힘내시고, 힘껏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씨의 인터뷰 영상은 TJB NEWS 유튜브 [이 사람, 단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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