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카페 안가고 집에서 넷플릭스만…20대 소비시장 이탈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공준호 기자(kong.junho@mk.co.kr) 2026. 9. 4. 17: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시내 한 대학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2학기가 시작됐지만 걱정이 많다.

과거 젊은 층은 대학과 사회에 첫발을 들이면서 활발하게 인간관계를 맺었지만 현재의 20대는 만남 자체를 줄여 이에 수반되는 소비가 함께 축소되는 양상이다.

소비 충격은 20대 시장에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20대 초반에서 시작된 소비 기반 축소가 시간이 지나면서 30·40대 시장으로 차례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달라진 20대 소비 방정식
"탄산도 안마시고 물만 홀짝"
대학가 자영업매출 지속 하락
한끼 해결 편의점도 덜 찾아
20대 비중 5년새 6%P '뚝'
쉬었음 청년 숫자 171만명
소비 위축 장기화 가능성 커

서울 시내 한 대학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2학기가 시작됐지만 걱정이 많다. 개강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가 매년 눈에 띄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 단체 방문객이 와도 주류 매출이 예전 같지 않다. A씨는 "예전에는 대다수 학생이 술을 마시거나 아니면 최소한 탄산음료라도 마셨는데 요즘은 그냥 물만 마시는 학생이 종종 눈에 띈다"며 "술을 많이 먹지 않다 보니 식사 시간도 크게 줄어 가게 문을 예전보다 빨리 닫고 있다"고 전했다.

20대가 지갑을 닫으면서 젊은 고객을 주축으로 했던 업종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과거 젊은 층은 대학과 사회에 첫발을 들이면서 활발하게 인간관계를 맺었지만 현재의 20대는 만남 자체를 줄여 이에 수반되는 소비가 함께 축소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20대 손님이 주력이던 주점과 카페, 디저트업 등에서는 이미 매출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다.

◆술집·카페 매출 '뚝'

KB국민카드 '연령별 소비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점에서 이뤄진 카드 결제 중 20대 비중은 25%였다. 2021년 34%에서 매년 떨어지더니 이제 전체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주요 고객층이 빠지다 보니 업종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주점 매출은 4% 축소돼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인구 자체가 줄면서 20대 사용량이 떨어지는 게 체감된다"며 "물가가 오르고 생활비 내기도 팍팍해지면서 지출을 줄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커피·디저트 업종도 상황은 비슷하다. 커피·디저트업 매출에서 20대 비중은 2021년 27%에서 올해 상반기 1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영화·공연에서 20대 비중도 5%포인트 내려갔다. 친구를 만나는 일 자체를 줄이니 커피를 안 마시게 되고, 데이트할 때도 넷플릭스를 보는 커플이 많아지면서 영화관으로 가는 발걸음도 덜 하게 되는 것이다. 20대 후반 B씨는 "코로나19 시기 영화관을 찾지 않다 보니 집에서 영화 보는 게 자연스러워졌다"며 "집에서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데 굳이 사람 많은 장소에 들어가는 게 꺼려진다"고 말했다.

◆편의점 방문도 줄이는 20대

여행과 뷰티에서 20대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여행·항공·숙박업에서 20대 비중은 지난 5년간 1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이는 고가의 해외여행, 명품백 등을 소비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하는 '플렉스' 등 과시적 소비가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권정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원은 "이제는 자신이 합리적 소비자임을 보여주는 게 자랑거리가 됐다"면서 "같은 성능에 더 합리적인 대체재를 쓸 수 있음을 확인하며 자기효능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가성비' 소비마저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20대가 저렴하게 한끼를 때우는 장소로 여겨지던 편의점이 대표적이다. 편의점 업종에서 20대 비중은 2021년 29%에서 올해 상반기 23%로 내려갔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편의점 파라솔 하나 잡아두고 오랜 시간 수다를 떠는 20대가 많았는데 이제는 친구들끼리 방문하는 경우가 대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소비 충격은 20대 시장에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통계청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가구주가 29세 이하인 가구는 2025년 173만가구에서 2030년 145만가구, 2040년 128만가구로 감소한다. 30대 가구는 2030년 331만가구까지 늘어나다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40년에는 242만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대 초반에서 시작된 소비 기반 축소가 시간이 지나면서 30·40대 시장으로 차례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취업난에 소비 위축 장기화

전문가들은 소비 위축 확산을 막기 위해선 취업난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5~29세 고용률은 43.5%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낮았다. 5월에는 43.8%로 전년 동월보다 2.4%포인트 떨어졌고, 실업률은 6.6%에서 7.2%로 상승했다. 취업하지 못했거나 구직과 실업, '쉬었음' 상태에 놓인 20·30대 인구는 171만명에 달했다. 전체 고용률이 비교적 양호한 가운데 청년층만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취업난은 특히 소비 감소 폭이 컸던 20대 초반과 맞물린다. 20~24세 고용률은 2022년 46.0%에서 지난해 43.6%, 올해 2분기 41.3%로 하락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25~29세 고용률도 2024년 72.5%에서 올해 2분기 71.5%로 낮아졌다. 취업 시기가 늦어지면 근로소득의 발생과 경제적 독립도 함께 미뤄지고 외식·모임·여가 등 선택소비부터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올해 상반기 20~24세의 오프라인 카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이용 회원 수는 10.8% 줄었다. 25~29세의 감소율은 각각 5.5%, 3.0%였다.

[박창영 기자 / 공준호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