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올해 여름철 평균기온 25.3도 역대 4위…강수량은 평년 73% 그쳐

장은희 기자 2026. 9. 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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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대구와 경북 지역은 말 그대로 '가마솥 더위'와 '메마른 가뭄'이 동시에 몰아친 잔인한 계절을 보냈다.

김회철 대구지방기상청장은 "올여름 대구와 경북은 폭염과 가뭄이라는 극한기후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며 기후 변동성과 지역적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졌다"라며 "기후위기가 국민의 일상과 안전을 직접 위협하는 시대가 된 만큼, 기상청은 '폭염중대경보'와 '열대야주의보' 등 방재기상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고 관계 기관과 협력해 피해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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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40.3도·구미 39.8도 ‘극값’ 경신…대구 68일·청도 67일 기상가뭄
한반도 해수면 온도 10년 새 최고…“기후변화가 일상과 안전 위협”
막바지 폭염이 기승을 부리며 폭염경보가 이어진 지난달 26일 오후 경주 양동마을을 방문한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양산으로 뜨거운 햇볕을 가리며 이동하고 있다. /경북매일DB

올여름 대구와 경북 지역은 말 그대로 ‘가마솥 더위’와 ‘메마른 가뭄’이 동시에 몰아친 잔인한 계절을 보냈다.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열대야가 길게 이어졌고, 낮에는 체온을 훌쩍 넘는 폭염이 경북 내륙을 뒤덮었다. 여기에 비마저 제대로 내리지 않으면서 대구와 경북 남부 내륙을 중심으로 심각한 물 부족 현상까지 겹쳐 지역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4일 대구지방기상청이 발표한 ‘2026년 여름철(6~8월) 대구경북 기후 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여름 대구경북의 평균기온은 25.3도로 평년(23.6도)보다 1.7도나 높아 전국 기상관측망을 확충한 1973년 이래 역대 네 번째로 뜨거웠다.

△경주 40.3도, 구미 39.8도…숨 막히는 폭염과 끝없는 밤더위
올여름 더위는 7월 중순부터 본격화돼 8월 내내 대구와 경북 전역을 집어삼켰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이중으로 덮는 이른바 ‘두꺼운 이불 효과’가 나타나면서 밤낮없는 무더위가 계속됐다.

특히 지난달 2일 경주시의 낮 최고기온은 40.3도까지 치솟았고, 8월 7일 구미시는 39.8도를 기록하며 지역별 관측 이래 최고 기온(1위) 기록을 덮어썼다. 대구 역시 8월 3일 39.6도까지 올라 폭염의 기세가 정점에 달했다. 폭염중대경보 발표 기준인 ‘일 최고기온 39도 이상’을 기록한 횟수만 대구·경북 내 관측지점 15곳 중 4곳(경주·구미·대구·의성)에서 총 6회에 달했다.

낮의 열기는 밤으로 이어졌다. 밤사이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일수는 12.8일로 평년(5.3일)의 2.4배에 달해 역대 4위를 기록했다. 도시 열섬 현상과 고온다습한 공기 유입이 맞물린 포항(38일)와 대구(31일)는 여름의 절반 가까운 날들을 열대야 속에서 지새워야 했다. 폭염일수 또한 구미 45일, 대구 40일, 의성 36일 등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이 장기간 지속됐다.

지난달 11일 대구 달성군 달창저수지가 바닥이 드러난 체 메말라가고 있다. /경북매일DB

△평년 73% 수준 그친 ‘빈껍데기 장마’…대구경북을 덮친 기상가뭄
뜨거운 열기 속에서 단비마저 대구경북을 외면했다. 올여름 대구경북 강수량은 461.9㎜로 평년(608.7㎜)의 73.4% 수준에 그쳤다. 2024년부터 3년 연속으로 여름철 비가 평년보다 적게 내리는 가뭄 경향이 이어진 것이다.

장마철 시작부터 비정상적이었다. 북쪽의 찬 공기(블로킹)가 기세를 부리면서 장마 시작이 6월 30일로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늦어졌다. 게다가 비구름을 만드는 정체전선이 주로 중부지방에만 머무르는 바람에, 대구와 경북 등 남부지방은 장마철 기간(177.1㎜)에도 평년 강수량의 약 60%밖에 비가 오지 않았다. 장마철 강수일수도 11.2일에 불과했다.

비가 오지 않자 바짝 메마른 땅은 가뭄으로 신음했다. 올여름 대구경북의 기상가뭄 발생일수는 30.6일을 기록했다. 특히 대구는 여름철 전체 기간 중 무려 68일간 기상가뭄이 이어졌고, 경북 청도 역시 67일 동안 가뭄에 시달렸다. 청도의 경우 8월 7일부터 15일까지 9일간 심각한 수준의 ‘심한 가뭄’을 겪으며 농가와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바다마저 팔팔 끓었다…주변 해수면 온도 10년 새 최고
육지의 폭염은 바다로 옮겨붙었다. 올여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4.3도로 최근 10년(2017~2026년) 중 가장 높았다. 해역별로는 남해가 25.4도로 최근 10년 중 1위를 기록했고, 동해 역시 24.2도로 두 번째로 높았다.

8월 하순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는 28.0도까지 치솟아 역대 8월 하순 중 가장 뜨거운 바다로 기록됐다. 이처럼 달아오른 바다는 한반도로 고온다습한 수증기를 계속해서 공급하며 야간 열대야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했다.

김회철 대구지방기상청장은 “올여름 대구와 경북은 폭염과 가뭄이라는 극한기후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며 기후 변동성과 지역적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졌다”라며 “기후위기가 국민의 일상과 안전을 직접 위협하는 시대가 된 만큼, 기상청은 ‘폭염중대경보’와 ‘열대야주의보’ 등 방재기상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고 관계 기관과 협력해 피해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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