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채만 한 바위가 쿵”⋯홍천 모곡리 추가 산사태 우려에 현장 통제

고은 기자 2026. 9. 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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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홍천군 서면 모곡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13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곳은 2021년에도 낙석이 발생해 옹벽이 설치됐던 곳으로, 현장 조사 결과 풍화된 암반 틈의 지하수가 밖으로 분출되면서 사면이 무너진 것으로 파악됐다.

홍천군은 주민 대피 현황을 파악한 뒤 긴급 구호 대책을 마련했다.

강원특별자치도와 홍천군은 산림청 재난안전총괄과에 의뢰한 긴급 자문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복구 방법, 주민 안전 대책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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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13명 대피, 인명피해 無·창고 1동 매몰
2021년 낙석 발생, 당시 설치된 옹벽 붕괴
암반 풍화로 인한 지하수 분출 원인 지목
도·홍천군 복구 및 주민 안전 대책 마련
◇4일 홍천군 서면 모곡리의 한 산에서 발생산 산사태. 해발 320m 높이의 산으로 토사 붕괴는 정상 아래 약 20m 지점에서 시작됐다. 사진=고은기자

강원 홍천군 서면 모곡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13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곳은 2021년에도 낙석이 발생해 옹벽이 설치됐던 곳으로, 현장 조사 결과 풍화된 암반 틈의 지하수가 밖으로 분출되면서 사면이 무너진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오전 7시49분께 소방당국에 “산에서 바위 떨어지는 소리가 계속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과 경찰, 홍천군 등 관계기관은 인력 22명과 장비 10대를 투입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현장을 통제했다. 산사태로 바위와 토사가 흘러내린 지점 인근에는 7가구 17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서울에 거주하는 4명을 제외한 주민 13명이 모두 대피했다.

다행히 토사가 민가를 덮치지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창고 1동이 매몰됐다. 바위가 쏟아진 자리에서 5m 떨어진 곳에 사는 김숙자(77)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매몰된 컨테이너 창고는 남편 정병기(76)씨가 매일같이 기도하던 공간으로 정씨는 사고 발생 불과 30분 전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김씨는 “집채만 한 돌이 굴러내리는데 소리가 너무 요란해 처음에는 헬리콥터나 비행기가 지나가는 줄 알았다”며 “대피하라는 안내를 듣고 휴대전화만 챙겨 급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바위가 쏟아진 자리에서 5m 떨어진 곳에 사는 김숙자(77)씨가 산사태가 발생한 당시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고은기자
◇4일 산사태 발생 당시 119에 최초 신고한 박정빈(23)씨가 사고 지점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사진=고은기자

주민들은 산사태가 발생하기 사흘 전부터 돌이 굴러떨어지는 등 이상 징후가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와 마을회관으로 대피한 박정빈(23)씨도 “사흘 전부터 돌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다”며 “고라니가 지나는 줄로만 알았는데 정말 산사태가 날 줄은 몰랐다”고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말했다.

산사태가 발생한 산은 해발 320m 높이로, 붕괴는 정상 아래 약 20m 지점에서 시작됐다. 이곳은 강원도가 관리하는 산사태 우려지역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2021년 낙석이 발생한 뒤 높이 약 3m, 길이 약 30m 규모의 옹벽이 설치됐던 곳이다. 이날 산사태로 옹벽이 무너지고 인근 밭 약 100평(330㎡)이 토사에 파묻혔다.

홍천군은 주민 대피 현황을 파악한 뒤 긴급 구호 대책을 마련했다. 모곡2리 마을회관을 1차 대피장소로 지정한 후 인근 숙박시설과 식당을 연계해 주민들에게 임시 거처와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군은 응급구호세트와 일시구호세트를 마을회관에 전달했다. 

현장 조사 결과 풍화된 암반 틈의 지하수 압력이 높아지면서 물이 밖으로 뿜어져 나왔고 이 과정에서 사면이 무너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산림재난안전기술공단과 국립산림과학원은 드론 촬영과 현장 지질 조사 등을 통해 발생 원인을 분석했다. 강원특별자치도와 홍천군은 산림청 재난안전총괄과에 의뢰한 긴급 자문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복구 방법, 주민 안전 대책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홍천군 관계자는 “최초응급구호 기간인 7일 동안 대피 주민들에게 숙박과 식사, 응급 구호물품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구호 기간 안에 가정으로 복귀하는 일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강원도와 협의해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2차 사고 우려로 긴급 대피한 주택가로 이어지는 마을 진입로가 통제돼 있다. 사진=고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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