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APEC 앞두고 연달아 중국에 의원단 파견…실질적 관계 개선은 미지수

박은하 기자 2026. 9. 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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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중우호의원연맹 이달 중 대표단 파견
중국 “‘하나의 중국’ 원칙 지키면 대화”
APEC 기대감과 성과 없을 것이란 전망도
로이터연합 이미지

일본이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일 관계 경색 국면을 풀기 위한 의원 외교에 주력하고 있다.실질적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초당파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일중우호의원연맹(연맹)은 이달 중 젊거나 중견급 위상의 의원 위주의 방문단을 구성해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민당 소속 모리야마 히로시 전 연맹 간사장은 국회에서 자신은 방문에 참여하지 않으며, 중국 측과 구체적 방문 일정과 면담 대상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일본의 움직임에 호응하는 답변을 내놓았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레브리핑에서 연맹의 방문 관련 질의에 “일본의 일부 식견 있는 인사들은 현재 중·일 관계를 깊이 우려하고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며 “중·일 간 4대 정치 문건을 준수하고 대중우호를 관철하고 중일관계를 소중히 한다면 우리는 그들과 교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일 간 4대 정치 문건은 1927년 중·일 수교 과정에서 맺은 일련의 협약 문건으로, 중국만을 합법 정부로 인정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연맹의 이번 방문이 성사되면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 시 자위대 개입’ 시사 발언 이후 냉각된 중·일 관계에서 의원외교가 다시 가동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73년 설립된 연맹은 일본 정계의 대중 의원 외교를 맡아왔다. 정부 간 갈등이 커질 때면 일본은 연맹이 중심이 된 의원 외교를 통해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해 왔다.

이번 방문에 앞서 중도개혁연합의 이사 신이치 중의원, 하시모토 가쿠 자민당 중의원, 고니시 히로유키 입헌민주당 참의원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의 초청으로 지난달 24~27일 베이징을 방문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오사카의 경제인들이 주축이 된 재계 인사 방문단이 오는 10월 상하이 수입박람회 방문도 타진하고 있다.

일본 측 움직임의 배경에는 중국의 보복 조치인 희토류 수출 규제로 인한 위기감이 있다. 니혼게이자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월 중국의 대일 희토류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고 보도했다. 3월은 88%, 4월은 82% 줄어들었으며, 전기차 모터 생산 등에 필수적인 디스프로슘과 테르븀 등은 올해 들어 수출량이 전무했다.

2012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둘러싸고 중국과 희토류 분쟁을 겪었던 일본은 10년 넘게 희토류 대안 공급망을 확보하고 비축 전략을 시행해 왔다. 일본 기업들이 중국의 대일본 희토류 수출 규제 이후 6개월가량 버틸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이 역시 한계에 달했다고 전해진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현재 일본의 비축 물량은 최대 1년 수준이며, 중국의 수출 규제가 지속되면 내년에 재고 임계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주재 일본 기업의 일본인 직원 2명이 현재 희토류 밀수 혐의로 중국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달 야스쿠니 신사에 직접 참배하지 않고 손뼉을 맞부딪치는 ‘원거리 참배’에 국한한 것도 재개를 중심으로 한 대중국 관계 개선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전해진다.

일본 측은 선전 APEC 정상회의를 중·일관계 개선의 호기로 보고 있다. 중국은 이번 APE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기조와 대비되는 새로운 자유무역 질서를 내놓는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국가 안보를 내세운 조치라도 일본과의 계속된 무역 분쟁은 중국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이번 방중이 실질적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지난 7월 중도개혁연합이 주축이 된 의원단 방문도 성과 없이 끝났다. 당시 면담이 예정돼 있던 류하이싱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만찬회도 열리지 않았다. 대신 루캉 대외연락부 부부장이 의원들과 만나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해 일본 지도자의 대만 관련 인식과 발언이 변하지 않으면 대일정책도 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내부에서는 일본과의 교류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7~8월 중국 여러 대학들이 소속 학자들의 일본 대학과의 학술교류나 일본에서 열리는 학술대회 참석을 불허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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