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결집 노린 밀레이, 트럼프 발맞춰 포클랜드 문제 재점화

김승욱 2026. 9. 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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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 속에 남미의 영국령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제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여론 결집에 나섰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포클랜드 제도를 둘러싼 아르헨티나와 영국 간 오랜 영토 분쟁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으면서 밀레이 대통령의 발언까지 국제적으로 주목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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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연설서 "우리 영유권 주장에 유리한 변화의 바람 불어"
트럼프는 관련 질문에 확답 않고 英에 불만 표출
작년 10월 백악관에서 만난 트럼프(왼쪽)와 밀레이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 속에 남미의 영국령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제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여론 결집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이 섬들은 우리의 것인데 빼앗겼다"며 "앞으로 아르헨티나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말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누가 불편해하든 상관하지 않고 아르헨티나의 이익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포클랜드 제도 인근 해역에서 석유 개발 사업을 벌이는 영국, 이스라엘 기업들을 제재하겠다고도 했다. 해당 해역의 석유 자원은 아르헨티나의 천연자원이라는 차원에서다.

포클랜드 제도에 가까운 아르헨티나 영토인 티에라델푸에고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포클랜드 영유권 문제는 경제·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아르헨티나 지도자들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활용하는 대표적인 의제라고 WSJ은 전했다.

'남미의 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은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3년째를 맞은 현재까지 경제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경제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그가 내년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를 놓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밀레이는 올해 들어 포클랜드 문제를 점점 더 자주 언급해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포클랜드 제도를 둘러싼 아르헨티나와 영국 간 오랜 영토 분쟁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으면서 밀레이 대통령의 발언까지 국제적으로 주목받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포클랜드 제도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나는 항상 모든 입장을 재검토한다. 그것은 수많은 사안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날 방송된 영국 GB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포클랜드가 공격받을 경우 영국 편에 설 것이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들(영국)은 석유의 상당한 비율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공급받고 있는데도, 나를 돕기 위해 나서지 않았다"고 쏘아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클랜드 제도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밀레이는 이런 트럼프의 발언을 염두에 둔 듯 이날 연설에서 미국과의 관계 강화 없이는 포클랜드 제도 탈환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수단을 활용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세계에는 우리의 영유권 주장에 유리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도 했다.

포클랜드 제도는 남아메리카 남부 해안에서 동쪽으로 약 500㎞ 떨어진 남대서양에 있는 군도로, 영국은 1833년부터 포클랜드 제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실효적 지배를 이어오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말비나스 제도를 되찾겠다며 1982년 침공 작전을 벌였지만 전쟁은 두 달여 만에 아르헨티나의 항복으로 끝났다. 아르헨티나군 649명, 영국군 255명이 전사했고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

정치적 분열이 심한 아르헨티나에서 포클랜드 제도만큼 정치적 성향을 초월해 국민을 결집하는 주제도 드물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은 올해 월드컵 준결승에서 잉글랜드를 꺾은 뒤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 땅'(Las Malvinas son Argentinas)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승리를 축하해 세계적으로 눈길을 끌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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