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세포라 600곳·얼타 1400곳...‘아모레퍼시픽’ 글로벌 질주
북미 세포라 600곳·얼타뷰티 1400곳 장악
스킨케어부터 헤어·티까지…체질 개선 안착

4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북미 매출은 2104억 원으로, 같은 기간 중화권 매출(1245억 원)의 약 1.7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북미와 유럽을 아우르는 서구권 비중 역시 사상 처음으로 해외 전체 매출의 과반(51%)을 돌파하며 아시아 중심 매출 구조를 벗어났다.
해외 매출 점유율이 변화한 데는 멀티 브랜드의 역량 강화에 있다. 과거 중국 호황기 시절에는 설화수 등 특정 브랜드와 면세 채널의 성패가 전체 실적을 좌우했다면, 현재는 자회사로 편입된 코스알엑스를 필두로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스트라 등 다변화한 브랜드가 서구권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동반 성장하는 체제로 자리잡았다.
특정 국가나 단일 브랜드의 흥망에 휘둘리지 않는 기초 체력을 확보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미국 내 약 600개에 달하는 세포라 전 매장에서 라네즈와 에스트라를 비롯해 이니스프리, 한율, 아이오페 등 주력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미국 전역 약 1400개 매장을 보유한 뷰티 유통 공룡 얼타뷰티에는 코스알엑스가 입점했다.
온라인 채널에서는 세계 최대 이커머스 아마존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스킨케어와 메이크업뿐만 아니라 미쟝센과 라보에이치를 앞세워 헤어 카테고리까지 저변을 넓혔으며, 오설록까지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종합 포트폴리오 전략을 가동 중이다.
제품 라인업의 질적 성장도 두드러진다. 메가 히트 상품인 '립 슬리핑 마스크'로 북미 인지도를 쌓은 라네즈는 최근 '워터뱅크 아쿠아 페이셜 세럼'과 '바운시 앤 펌(밸런드모드)' 등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기초 스킨케어 전반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멀티 브랜드 관리 역량이 K뷰티의 중장기 성장을 견인할 핵심 경쟁력이자 필수 역량으로 진단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K-뷰티의 글로벌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로레알과 같은 브랜드 포트폴리오 관리 역량이 요구되는데, 아모레퍼시픽은 그 해답을 내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로레알과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멀티브랜드 기업들이 통상 30배 안팎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받는 만큼, 아모레퍼시픽 역시 장기적으로 이 수준에 수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약 8조3820억 원 규모로, 12개월 선행 추정 PER은 26.39배(과거 실적 기준 34.6배) 수준이다. 포트폴리오 체질 개선이 안착할수록 글로벌 뷰티 대장주 수준의 프리미엄을 인정받으며 기업가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북미 뷰티 시장의 외형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점은 극복해야할 과제다. 뷰티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북미 매출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린 에이피알 등 신흥 강자들과의 격차를 좁히고, 아마존과 세포라, 울타뷰티 등 이미 입점한 유통 채널 내에서 품목 확대와 매장당 점유율을 늘려나가야 한다.
여기에 막강한 자본력과 가성비, 제조 속도를 앞세운 중국 화장품(C뷰티)의 북미 추격도 위협 요인이다. 중국 최대 뷰티 기업 프로야 화장품 등이 자국 내수 시장 장악을 발판 삼아 아마존과 틱톡숍 등을 통해 북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중저가 스킨케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중화권 리스크를 털어내고 서구권 중심의 멀티 엔진을 구축해나가고 있다"며 ""C뷰티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프리미엄 경쟁력을 굳히기 위해선 독자적 연구개발(R&D) 기술력과 현지 오프라인 거점을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