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허가 빨라도…이주대책이 재건축 성패 가른다 [대전 재건축 ‘빈자리’ 셈법]

함성곤 기자 2026. 9. 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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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가구의 이동이 예상되는 대전 노후계획도시 정비 역시 입주 예정 물량만 따질 게 아니라 실제 공급 시점과 주민들의 생활권까지 고려한 보다 촘촘한 이주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매년 계획한 물량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지만 이주 시점의 주택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며 "실제 입주물량을 토대로 국토부와 매년 협의해 공급 여력이 부족하면 정비물량도 그에 맞춰 조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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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행정 단축이 공급 단축 보장 못해”
반경 10㎞ 공급 충분해도 생활권별 수급은 변수
16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공작한양아파트 단지 안, 선도지구 선정을 알리는 현수막. 사진=함성곤 기자

수만 가구의 이동이 예상되는 대전 노후계획도시 정비 역시 입주 예정 물량만 따질 게 아니라 실제 공급 시점과 주민들의 생활권까지 고려한 보다 촘촘한 이주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을 통해 정비사업의 행정 절차를 단축한다고 실제 주택 공급까지 반드시 빨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이주수요가 한꺼번에 발생하면 인근 전셋값이 뛰고, 옮겨갈 주택을 구하기도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주민 이주가 늦어지면 정비사업 자체가 지연돼 오히려 신규 주택 공급 시기까지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내용을 작성한 박인숙 국회입법조사처 국토교통해양과 조사관은 "정비사업은 이주대책이 어느 정도 구체화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게 맞다"며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인가까지 받더라도 주민들이 이주하지 못하면 결국 그 단계에서 사업이 지연되거나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와 국토교통부도 이 같은 문제를 염두에 두고 정비물량 관리에 나선 상태다.

앞서 시는 둔산권 정비물량을 연간 약 4900가구, 송촌·중리·법동권은 약 1700가구로 나눠 추진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규 아파트와 재개발·재건축 등의 입주물량을 연도별로 따져 국토부와 협의한 뒤 시장이 받아낼 수 있는 범위에서 실제 정비물량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시 관계자는 "매년 계획한 물량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지만 이주 시점의 주택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며 "실제 입주물량을 토대로 국토부와 매년 협의해 공급 여력이 부족하면 정비물량도 그에 맞춰 조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역시 정비지역 반경 약 10㎞ 안의 신규 입주물량과 이주수요를 비교해 시장의 수용력을 따지고 있다. 현재는 대전 주변의 향후 입주물량이 비교적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변수는 계획표에 잡힌 물량이 실제 이주 시점에도 그대로 공급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

주택사업은 공사 지연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입주시기가 얼마든지 밀릴 수 있다. 국토부도 대전의 공급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면서도 실제 사업 진행 여부는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급되는 주택의 위치도 변수다. 반경 10㎞ 안에서 수급 총량이 맞더라도 학군과 직장, 교통·생활 인프라를 이유로 기존 생활권에 남으려는 수요가 몰리면 지역별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1000가구라도 입주시기와 면적, 가격, 전·월세 여부에 따라 실제 주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주택은 크게 달라진다.

결국 연도별 공급량을 맞추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어느 구역이 언제 이주하는지, 그 시점에 해당 생활권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주택이 얼마나 되는지까지 살피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 조사관은 "인근 전세주택을 활용하더라도 수요가 일시에 몰리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20~30년 살던 지역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대규모 정비사업의 이주 문제는 사업에 앞서 충분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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