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국조·특검행?…증권사, 불똥튈까 '긴장'

김진양 2026. 9. 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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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나경원 "김용범 등 공수처 고발"
'김용범 책임론' 공세 속 미래에셋 '저격'
레버리지 ETF 수수료 이익, 한투·NH·키움·미래 순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배경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습니다. 국민의힘은 김용범 전 정책실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에 레버리지 ETF 졸속 추진 등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요. 이를 바라보는 증권사들의 속내는 복잡합니다. 국정감사 시즌을 앞두고 보여주기식 질타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최대한 노출을 줄이려는 전략입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억원 금융위원장에 대한 ETF 사기죄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범 전 실장, 이찬진 원장, 이억원 위원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다"고 밝혔습니다. 

나 의원은 이들 세 사람을 'ETF 국민사기 3인방'이라고 지칭했는데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상 사기죄를 비롯한 직권남용, 직무유기, 이해충돌 등 중대 범죄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김용범 전 실장의 사퇴를 '꼬리 자르기'라고 규정하면서 "사표 한 장 던졌다고 국민 계좌에서 증발한 54조원의 청구서가 사라지지 않는다. 궁극적 해답은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이날 '특정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에 의한 시장 왜곡과 개인투자자 손실에 대한 책임 소재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당론으로 제출했습니다. 6월 이후 급격한 주가 변동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 논란을 이른바 '게이트'로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추진하려는 계획입니다. 중대한 위법이나 불법 행위가 발견될 경우 특검 추진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개미 투자자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증권사는 급격히 늘어난 수수료를 챙겼다"며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입니다. 

서일준 국민의힘 정무위 간사 및 원내부대표단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특정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에 의한 시장 왜곡과 개인투자자 손실에 대한 책임 소재 규명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미애 의원, 서일준 의원, 김승수 의원. (사진=뉴시스)

이를 바라보는 증권가는 좌불안석입니다. 올해의 국정감사에서 레버리지 ETF가 도마에 오를 것이라고는 일찍이 예견됐지만 최근들어 금융당국과 함께 증권사를 질책하는 수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연일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은 당혹스럽다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김용범 전 실장과 이찬진 금감원장 아들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재직하고 있는데다, 김 전 실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밀실 회동설 등이 결합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이날 김 전 실장 등을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밝힌 나경원 의원은 "김용범 실장은 미래에셋 등과의 끈끈한 친분 관계와 비공개 회동설이 나오고 있다"며 "거대 자본들로부터 초기 도입 청탁을 받고 움직였다면 중대한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대통령실 경제 컨트롤타워가 아들이 다니는 회사에도 막대한 특혜를 몰아준 이해충돌의 진상도 규명해야 한다"며 "올해 역대급 성과가 이들의 성과급으로 지급될지, 유무형의 인사특혜 등이 있을지, 소통한 바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나 의원의 주장은 사실보다는 억측에 좀 더 가깝습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개 종목이 상장한 지난 5월27일부터 예탁금 상향 규제가 적용된 7월31일까지 증권사들의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총 930억9866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219억9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NH투자증권(124억3000만원), 키움증권(123억4000만원), 미래에셋증권(80억1000만원), 삼성증권(74억5000만원) 순이었습니다. 미래에셋의 경우만 놓고 보자면, 레버리지 ETF 수수료 80억원은 전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6256억원의 1.3% 수준입니다. 

레버리지 ETF 운용 수익(5월27일~8월3일)을 기준으로 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5억원에 그쳐 삼성자산운용의 32억원에 크게 뒤쳐집니다. 

박현주 회장과의 밀실 회동설에 대해서 미래에셋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해당 사실을 보도한 매체를 이미 고발했고, "수사를 통해서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란은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쉬이 마음을 놓기 어렵습니다. 국정조사는 여당인 민주당 협조 없이는 진행하기 어렵지만, 다음달 예정된 국정감사는 사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통상 기업 총수들을 불러놓고 면박주기식 질의를 거듭했던 과거의 사례를 놓고 봤을 때 이번 국감에서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감 증인·참고인 출석 여부는 추석 명절을 전후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소환과 관련한) 뚜렷한 움직임이 보이지는 않지만 최근 동향 등을 봤을 때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상품 출시 당시 마케팅은 커녕 되레 권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했다"며 "레버리지 ETF 사태의 책임을 온전히 떠안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금융사들은 정부에서 하라면 그대로 따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공은 자신들이 다 가져가고 과만 나무라는 것은 억울한 부분이 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