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회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주재로 '분양전환 선택형 공공임대,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유경 TV조선 기자, 박병호 LH 판매기획처 주택마케팅팀 팀장, 이준석 화성동탄2 C14 입주예정자협의회 회장, 유선종 건국대 교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 최원혁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과 내 집 마련 마련을 위해 도입된 선택형 공공임대주택이 정작 집값이 오를수록 입주자의 내 집 마련의 부담을 키우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약 당시에는 자산 조건을 엄격하게 제한하면서도 6년 뒤 분양전환가격에는 사실상 상한이 없어 시세가 오르면 입주자의 부담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회수 금액이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4일 국회에서 열린 '분양전환 선택형 공공임대,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 이같은 선택형 공공임대의 가격 산정 구조를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선택형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는 입주 예정자가 생길 수 있다"며 "입주할 때는 소득이 낮아야 하는데, 나중에는 동탄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아파트와 비교해 분양가를 정한다면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선택형 공공임대가 공공성이 강한 임대주택인지, 향후 분양을 전제로 한 분양주택인지에 따라 가격 산정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런 원칙과 기준이 명확하게 정립되기 전에 제도가 먼저 만들어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선택형 공공임대는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출시한 뉴:홈의 한 공급 유형이다. 입주자가 6년 동안 임대로 거주한 뒤 분양 여부를 결정하도록 설계됐다. 분양전환가격은 입주 당시 감정평가액과 6년 뒤 분양전환 시점 감정평가액의 산술평균으로 정해진다. 분양시 감정가는 주변시세의 90%로 산정한다.
입주 단계에서는 소득과 자산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동탄2 C14블록 입주예정자협의회에 따르면 청약 당시 청년 특별공급에는 월평균 소득 140% 이하 기준이 적용됐고, 다른 유형 역시 100~130% 이하 등 소득 제한이 있었다. 자산도 유형별 상한이 적용됐다.
화성동탄2지구의 C14부지를 예로 들면, 본 청약 모집공고문의 입주 당시 감정평가액은 84㎡ 기준 9억600만원이며 올해 8월 기준 동탄역 인근 동일 크기의 시세는 16억원이다. 다시 말해 올해 8월 분양으로 전환한다고 가정하면 약 11억7000만원이 필요한 셈이다. 문제는 2028년 입주 후, 분양전환 시점은 2035년으로 지금보다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선택형'이라는 제도 이름과 달리 실제로는 분양을 포기하고 퇴거할 수밖에 없는 입주자가 많아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준석 화성동탄2 C14 입주예정자협의회 회장은 "청약할 때는 저소득·저자산이어야 하고 분양받을 때는 최대 10억원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구조"라며 "선택형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대부분 입주자는 사실상 강제 퇴거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집값 상승에 따라 LH의 회수 금액이 커지는 구조도 논란이 됐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사업계획승인서상 총사업비를 기준으로 C14 사업에서 LH가 최소 약 2400억원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했다. 주변 시세가 더 오르면 차익이 3000~4000억원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소득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청년과 서민에게 공급하는 제도인데 6년, 10년이 지나 발생한 개발이익을 공공이 회수하는 구조라면 제도 설계 자체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C14블록의 택지비 산정 방식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C14블록은 공공분양에서 6년 분양전환 공공임대로 사업이 바뀌었지만, 토지는 주상복합용지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조성원가가 아닌 감정평가액이 택지비 산정에 적용됐다.
입주예정자 측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사업이 바뀐 만큼 공공임대주택 건설용지 기준인 조성원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택지비를 감정평가가 아닌 조성원가로 산정돼야 한다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11년 5년 공공임대후 분양 사례와 관련해 "대학주택공사(현 LH)가 스스로 개발한 택지 위에 직접 공공건설임대주택을 건설한 경우, 그 공공건설임대주택의 분양전환가격에 반영되는 택지비는 임대주택건설용지의 조성원가를 일정비율로 할인한 택지공급가격이라고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반면 LH는 C14블록에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는 만큼 현행 지침상 감정평가액 적용이 맞다는 입장이다.
박병호 LH 판매기획처 주택마케팅1팀장은 "사전청약 당시에도 같은 방식으로 산정한 가격이 8억7000만원이었고 애초부터 감정을 받았다"며 "본청약 때는 사전청약과 시차가 있어 약 5% 오른 9억원 정도가 산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조성원가였다면 반 이하의 금액이 나왔을 것"이라며 "애초부터 이 땅은 주상복합용지로 판단해 감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에서는 분양전환가격에 상한을 두거나 분양을 포기한 입주자의 청약 기회를 복원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 만든 공공임대가 집값 상승기에는 오히려 입주자의 분양 부담을 키우는 구조가 된 만큼, 제도 취지에 맞는 가격 산정 기준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원혁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6년 임대에서 분양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 청약통장의 효력과 특별공급 자격을 복원하고 재당첨제한을 적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6년 뒤 분양 여부를 선택하라고 설계한 제도에서, 당첨 시점에 이미 다른 모든 선택지를 소멸시키는 것은 제도 자체와 모순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