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끼 먹고 월 346만원 투자…日 뒤늦은 '파이어 열풍'

서혜진 2026. 9. 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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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젊은층 사이에서 자산을 불려 조기에 직장을 떠나는 '파이어(FIRE·경제적 자립과 조기 은퇴)' 열풍이 불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4일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장세가 펼쳐진 2020~2021년 파이어족이 주목받았다면 일본은 신(新)NISA와 증시 활황을 계기로 뒤늦게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일본 정부가 2024년 투자 한도와 비과세 혜택을 확대한 신NISA를 도입하면서 젊은층의 시장 참여도 빠르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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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NISA 타고 2030 투자시장 몰려
누적 매수액 614조원…2년 새 두 배
50세 전 은퇴 원하는 젊은 남성 급증
과도한 절약에 'NISA 빈곤' 신조어도
일본 도쿄의 직장인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젊은층 사이에서 자산을 불려 조기에 직장을 떠나는 '파이어(FIRE·경제적 자립과 조기 은퇴)' 열풍이 불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4일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장세가 펼쳐진 2020~2021년 파이어족이 주목받았다면 일본은 신(新)NISA와 증시 활황을 계기로 뒤늦게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에서 조기 은퇴에 성공한 젊은층이 등장하는 한편, 식사를 하루 한 끼로 줄이면서까지 투자금을 마련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생활비를 지나치게 아껴 NISA에 투자하는 이른바 'NISA 빈곤'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신NISA 타고 2030 투자시장으로

일본의 투자 열풍은 신NISA가 도입된 2024년 이후 본격화했다. 장기 디플레이션과 버블 붕괴 이후의 증시 부진으로 굳어진 현금 선호가 물가와 주가 상승을 계기로 약해지기 시작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가계 금융자산에서 현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대 내내 50%를 웃돌다가 2025년 처음 50% 아래로 내려갔다.

일본 정부가 2024년 투자 한도와 비과세 혜택을 확대한 신NISA를 도입하면서 젊은층의 시장 참여도 빠르게 늘었다. 신NISA는 주식과 펀드 등에 투자해 얻은 이익에 기한 없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제도다.

지난해 말 기준 NISA 누적 매수액은 71조엔(약 614조1500억원)으로 2023년의 두 배로 불어났다.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20대의 26%, 30대의 38%가 NISA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매수액도 2023년보다 20대는 3배 이상, 30대는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조기 은퇴를 원하는 젊은층도 늘었다. 일본 퍼솔종합연구소가 2025년 실시한 조사에서 은퇴 희망 연령을 50세 이하라고 답한 비율은 20대 남성이 29.4%, 30대 남성이 26.1%였다. 두 연령대 모두 2017년 조사 때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실제로 투자로 자산을 마련해 직장을 떠난 사례도 나왔다. 지바현에 사는 36세 남성은 아내와 함께 7년간 주식 등에 투자해 자산이 5000만엔(약 4억3250만원)을 넘어서자 2021년 말 6년간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뒀다.

부부는 초등학교 2학년인 딸을 키우며 평일에도 탁구를 치거나 카페를 다닌다. 이 남성은 "회사에 다닐 때와 비교하면 시간적 여유가 완전히 다르다"며 "딸이 성장하는 모습을 매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투자 손실에 대비해 영상 제작 등으로 매달 수십만엔의 수입도 올리고 있다.

■하루 한 끼 버티는 'NISA 빈곤'

반대로 조기 은퇴를 위해 현재의 생활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사람들이 있다.

도쿄 네리마구에 사는 32세 직장인은 매달 약 40만엔(약 346만원)을 NISA 등에 투자한다. 월 생활비는 5만엔(약 43만원) 이하로 묶고 식사도 하루 한 끼로 줄였다. 휴일에는 배달 아르바이트까지 하지만 수입 대부분을 투자에 넣는다.

이 남성은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저축하더라도 자산 가치가 줄어든다"며 "지금은 참고 집중적으로 투자한 뒤 자산을 모으면 여행과 여가생활에 돈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NISA 빈곤은 지난 3월 일본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도 다뤄졌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에 뛰어든 젊은 투자자 상당수가 상승장만 경험했다는 점을 우려한다. 시장이 급변하면 자산이 줄어들 수 있고 조기에 퇴직할 경우 퇴직금과 연금 수령액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일본은행 출신인 가와타 고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은 대부분 성공 경험밖에 해보지 못했다"며 "투자에는 어디까지나 위험이 따른다. 지나치게 몰두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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