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절 제1주] 다할 수 없는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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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성자 주일예배청어람ARMC가 구성한 필진이 교회력에 따라 본문을 선정하고, 묵상을 나누며, 기도 제목을 공유합니다.
에스겔 33장 7-11절 7 너 사람아, 내가 너를 이스라엘 족속의 파수꾼으로 세웠다.
그렇다면 본문 말씀대로 치리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 있는 교회에 알린다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그러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만, 만약 그 말을 듣고 해결해야 할 교회마저도 같은 죄를 짓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땅(지구)의 거대한 문제를 열심히 풀어, 하늘에서도 풀리도록 크게 나팔을 불어야 할 교회(겔 33:3-6)가 의무를 거부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에스겔 예언자는 세상을 향해 외쳐야 할 파수꾼이 그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파수꾼 자신에게 그 책임을 묻겠다고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본문 뒤에 나오는 15절에서는 "전당물을 돌려주고, 강탈한 것을 갚고, 생명의 규정들"(새한글성경)을 따르면 살 수 있다고 말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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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ARMC가 구성한 필진이 교회력에 따라 본문을 선정하고, 묵상을 나누며, 기도 제목을 공유합니다. 연재는 해당 주일 이틀 전인 매주 금요일 발행합니다.
2025년 대림절부터는 매주 주일뿐 아니라 성탄절과 성금요일 등 주요 절기 예배문도 함께 발행합니다.
창조절 첫째 주일 / 강단색: 녹색
오늘의 기도 |

찬양 |
시편 119편 33-40절
33 주님, 주님의 율례들이 제시하는 길을 내게 가르쳐 주십시오. 내가 언제까지든지 그것을 지키겠습니다. 34 나를 깨우쳐 주십시오. 내가 주님의 법을 살펴보면서, 온 마음을 기울여서 지키겠습니다. 35 내가, 주님의 계명들이 가리키는 길을 걷게 하여 주십시오. 내가 기쁨을 누릴 길은 이 길뿐입니다. 36 내 마음이 주님의 증거에만 몰두하게 하시고, 내 마음이 탐욕으로 치닫지 않게 해주십시오. 37 내 눈이 헛된 것을 보지 않게 해주시고, 주님의 길을 활기차게 걷게 해주십시오. 38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과 맺으신 약속, 주님의 종에게 꼭 지켜 주십시오. 39 주님의 규례는 선합니다. 내가 무서워하는 비난에서 나를 건져 주십시오. 40 내가 주님의 법도를 사모합니다. 주님의 의로 내게 새 힘을 주십시오.
본문 |
에스겔 33장 7-11절
7 너 사람아, 내가 너를 이스라엘 족속의 파수꾼으로 세웠다. 그러므로 너는 내가 하는 말을 듣고, 나를 대신하여 그들에게 경고하여라. 8 내가 악인에게 말하기를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하였는데도, 네가 그 악인에게 말하여 그가 악한 길을 버리고 떠나도록 경고하지 않으면, 그 악인은 자신의 죄가 있어서 죽을 것이지만, 그 사람이 죽은 책임은 내가 너에게 묻겠다. 9 네가 악인에게, 그의 길에서 떠나서 거기에서 돌이키도록 경고하였는데도, 그가 자신의 길에서 돌이키지 않으면, 그는 자신의 죄 때문에 죽지만, 너는 목숨을 보존할 것이다."
10 "그러므로 너 사람아, 너는 이스라엘 족속에게 전하여라. 그들이 말하기를 '우리의 온갖 허물과 우리의 모든 죄악이 우리를 짓눌러서, 우리가 그 속에서 기진하여 죽어 가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가 살 수 있겠는가?' 하였다. 11 너는 그들에게 전하여라. '나 주 하나님의 말이다. 내가 내 삶을 두고 맹세한다. 나는, 악인이 죽는 것을 기뻐하지 않고, 오히려 악인이 그의 길에서 돌이켜 떠나 사는 것을 기뻐한다. 너희는 돌이켜라. 너희는 그 악한 길에서 돌이켜 떠나거라. 이스라엘 족속아, 너희는 왜 죽으려고 하느냐?' 하여라.
로마서 13장 8-14절
8 서로 사랑하는 것 외에는,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다 이룬 것입니다. 9 "간음하지 말아라. 살인하지 말아라. 도둑질하지 말아라. 탐내지 말아라" 하는 계명과, 그 밖에 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모든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하는 말씀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10 사랑은 이웃에게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11 여러분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 압니다.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벌써 되었습니다. 지금은 우리의 구원이 우리가 처음 믿을 때보다 더 가까워졌습니다. 12 밤이 깊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13 낮에 행동하듯이, 단정하게 행합시다. 호사한 연회와 술취함, 음행과 방탕, 싸움과 시기에 빠지지 맙시다. 14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을 입으십시오. 정욕을 채우려고 육신의 일을 꾀하지 마십시오.
마태복음 18장 15-20절
15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 둘이 있는 자리에서 그에게 충고하여라. 그가 너의 말을 들으면, 너는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 16 그러나 듣지 않거든, 한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거라. 그가 하는 모든 말을, 두세 증인의 입을 빌어서 확정지으려는 것이다. 17 그러나 그 형제가 그들의 말도 듣지 않거든, 교회에 말하여라. 교회의 말조차 듣지 않거든, 그를 이방 사람이나 세리와 같이 여겨라."
18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는 것은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땅에서 푸는 것은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19 내가 [진정으로] 거듭 너희에게 말한다. 땅에서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합심하여 무슨 일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에게 이루어 주실 것이다. 20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여 있는 자리, 거기에 내가 그들 가운데 있다."
다할 수 없는 의무 |
살면서 관계만큼 어렵게 다가오는 일이 있을까요? 특히 동양처럼 관계 중심적인 문화에서는 더 그런 듯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태복음 말씀처럼 공동체원 간에 그 잘못을 타이르거나 경고하는 일은 매우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한다면, 위와 아래의 구분이 명확한 동양의 조직 문화 안에서는 쉽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교회 안에서 목사나 장로나 권사가 자신과 신앙이 달라 보이는 지체들을 타이르거나 충고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오늘 본문을 일상에 적용하려면 세심한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본문이 개인 간의 일이 아니라 민족, 더 나아가 온 인류를 향한 말씀이라면 어떨까요?
에스겔 말씀에 나오는 경고(겔 33:8-9)를 기독교 공동체 내부로만 국한하기에는 현 인류가 처한 위기가 너무나 보편적이고 공동체적입니다. 지난주 네팔에서 일어난 대홍수는 이미 십여 년 전부터 예측된 일이었습니다. 기후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려 인근에 사는 생명들이 위험에 처했던 상황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2022년에 파키스탄에서는 기록적 폭우와 빙하 융해가 겹쳐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고, 2021년과 2023년에는 인도에서, 2025년에는 스위스 알프스에서 마을이 수몰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매년 여름은 극도로 뜨거워지고, 바싹 마른 땅은 스스로 불을 일으켜 지구를 삼키려 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에서 권하는 것처럼 단둘이 만나 그 잘못을 타일러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은 넘어선 듯합니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의 증언이 필요한 수준도 넘어섰습니다. 그렇다면 본문 말씀대로 치리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 있는 교회에 알린다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그러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만, 만약 그 말을 듣고 해결해야 할 교회마저도 같은 죄를 짓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땅(지구)의 거대한 문제를 열심히 풀어, 하늘에서도 풀리도록 크게 나팔을 불어야 할 교회(겔 33:3-6)가 의무를 거부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에스겔 예언자는 세상을 향해 외쳐야 할 파수꾼이 그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파수꾼 자신에게 그 책임을 묻겠다고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9월 첫째 주부터 세계 교회가 함께 기억하고 지키는 창조절이 시작되었습니다. 교회는 아래를 향해 타이르는 데는 익숙하지만 자기를 향한 경고는 듣지 못합니다. 교회는 경고의 메시지를 듣는 당사자이면서, 동시에 나팔을 부는 파수꾼이 되기 위해 먼저 회개해야 합니다. 창조주는 인간만 만드신 게 아니라 모든 피조 세계를 만드신 분으로서 이 세상의 원주인이십니다. 피조물 중 하나일 뿐인 우리는 그 사실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개교회가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 노회가 경고해야 하고, 노회가 잊고 있다면 총회가 경고해야 합니다. 지금은 한국교회 전체가 입을 모아 기후 악당 노릇을 하고 있는 정부와 기업을 향해 거대한 나팔을 불어야만 할 때입니다.
에스겔 본문에서는 우리의 "나쁜 버릇"(겔 33:10, 공동번역)을 고치고 돌아오라고 지적합니다. 거창한 죄가 아니라 우리의 버릇을 고치지 않으면 죽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본문 뒤에 나오는 15절에서는 "전당물을 돌려주고, 강탈한 것을 갚고, 생명의 규정들"(새한글성경)을 따르면 살 수 있다고 말씀합니다. 인류가 피조 세계를 강탈하고 생명을 파괴한 일들을 생각한다면, 두려운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죽음을 기뻐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두세 사람이 모여 드린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나님께서, 자신이 만드신 피조물을 향한 교회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실 리 없습니다. 창조절을 맞아 온 교회는 여태껏 벗지 못한 반생태적인 옷을 벗어 버리고, 모든 피조물을 살리는 생명의 옷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이웃을 향한 사랑은 "아무리 해도 다할 수 없는 의무"(롬 13:8, 공동번역)라고 로마서 본문은 말씀합니다. 사랑은 이웃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합니다. 오늘 우리의 가장 중요한 이웃은 인간이기 이전에 신음하고 있는 피조 세계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제 이들과 우리 자신을 살리기 위해 교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나팔을 크게 불어야 할 때입니다.
적용 질문 |
○ 읽은 말씀에서 내 마음에 가장 선명하게 새겨진 한 구절은 무엇인가요? 왜 그렇게 느껴졌나요?
세속성자의 기도 |
창조절 첫째 주 - 녹아내리는 빙하와 무너지는 산을 위해
높은 산을 지으시고 오래된 얼음도 얼리신 하나님, 뜨거워진 지구 위에서 빠르게 녹아내리는 빙하와 무너지는 산들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모든 땅을 끝없이 이용할 자원으로만 여기고 개발을 멈추지 않아 지구를 뜨겁게 하고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얼음 땅을 녹여 버렸습니다. 우리의 욕망을 돌아보게 하시고, 더 많이 만들고 소비하는 삶이 누군가의 삶터를 무너뜨리고 있음을 깨닫게 하소서. 빙하가 사라지면서 강과 바다의 흐름이 달라지고, 갑작스러운 홍수와 산사태로 삶의 터전을 잃는 사람들과 그 땅의 모든 생명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말없이 신음하고 있는 빙하와 산들이 다시 숨을 고를 수 있도록 도우시고, 우리의 삶과 사회가 지구의 한계를 존중하며 더 느리고 가볍게 살아가는 길을 선택하게 하소서.
공공선을 위한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기도합시다
모든 사람의 삶을 돌보시는 하나님, 우리 사회의 정치와 공직을 맡은 이들이 공공선을 위해 헌신하는 태도를 갖추게 하소서. 자신이 가진 권한을 지키고 더 큰 힘을 얻는 데 마음을 빼앗기지 않게 하시고, 주어진 권한은 국민의 삶을 돌보기 위해 맡겨진 책임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법의 허점을 찾아 꼼수를 부리지 않게 하시고, 오히려 그 허점을 메꾸고 정의로운 법을 만들고 지키는 데 앞장서게 하소서. 서로 생각과 입장이 다르더라도 상대를 적으로 여기지 않고,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존중하며 함께 더 나은 길을 찾게 하소서. 우리 또한 어느 편의 승리만을 바라기보다 정의와 평화, 모두의 안전과 존엄을 먼저 생각하게 하시고, 정치가 갈등을 키우기보다는 함께 살아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게 하소서.
하나님을 갈망하게 하소서
지치고 외로운 이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 당신을 향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힘을 허락하소서. 무엇이 우리를 살리는지 알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허기진 몸으로 자극적인 음식을 찾고, 지친 마음으로 스크롤을 넘기며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하나님, 가끔은 당신의 사랑마저 부담스럽습니다. 하얗게 소진된 채 눈 감고 눈 뜨는 우리를 조금 더 기다려 주소서. 다시 힘을 내어 당신께 나아갈 수 있도록 무너진 습관들을 하나씩 회복시켜 주소서. 살아 계신 당신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천천히 익혀 가게 하소서.
청어람ARMC newsnjoy@newsnjo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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