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1차 총파업…정부 '지방이전' 추진 속 여야 의원도 집결

이서영 2026. 9. 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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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 추산 3만명 광화문 집결…주 4.5일제·임금 6% 인상 요구
정부 지방이전 추진 속 여야 의원 참석…與는 노동시간 단축에 힘 실어
금융노조가 광화문에 모여 1차 총파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이서영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금융기관 지방이전 저지와 주 4.5일제 도입, 실질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1차 총파업에 돌입했다.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본격화한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나란히 집회 현장을 찾으면서 금융기관 이전을 둘러싼 복잡한 정치권 기류도 드러났다.

금융노조는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을 비롯한 금융노조 산하 은행과 금융공공기관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참가 인원은 주최 측 추산 약 3만명이다.

특히 이번 총파업은 정부가 전날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의 '잔류 최소화'를 원칙으로 2차 지방이전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한 직후 열렸다. 금융노조는 지역균형발전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금융기관을 일률적으로 옮기는 방식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 측은 “금융기관의 주소를 옮기는 것과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며 “지역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간판 이전이 아니라 실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라고 주장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도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금융기관이 서울에 남아야 하는 데는 정책적인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서울에 남아야 하는 이유는 정치 때문도, 가족과 떨어지기 싫어서도 아니라 경제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집회에는 이학영·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정치인도 참석했다. 정부·여당이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이 노조 집회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다만 발언의 초점은 달랐다. 김형동 의원은 “금융공기업·공공기관 지방이전은 반드시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이전 추진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용우 의원은 정부 국정과제에도 노동시간 단축이 담겨 있다며 금융노조의 주 4.5일제 요구에 힘을 실었다.

금융노조는 주 4.5일제와 함께 임금 6%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2.5%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다. 노조는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공무원 임금 인상률 3.9%보다 사측 제시안이 낮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현장에 나온 근무 3년 차 A 행원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요구들을 놓고 동료들과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어 기쁘다”며 “이번 집회가 노사가 소통하는 계기가 돼 보다 합리적인 근무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4월 이후 31차례 넘게 사측과 교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달 1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96.05%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