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겉은 관광 1번지, 속은 울퉁불퉁…전주 한옥마을 도로의 두 얼굴

문준혁 기자 2026. 9. 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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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좁고,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이는 구간도 많아서 걸어 다니는 관광객 입장에선 아쉽죠."

지난달 27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전라감영으로 향하던 관광객 김모 씨(23)는 발밑을 살피며 이렇게 말했다.

시는 올해 한옥마을에 관광객 혼잡과 주차, 안전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관광지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러나 한옥마을을 조금만 벗어나 관광객이 실제로 걷고 이동하는 연계 도로에서는 노후화와 관리 공백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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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차도 구분 없고 불법주정차 빼곡…관광객 차량 사이 ‘아슬아슬 보행’
길바닥 갈라지고 패이고 ‘전주얼굴’ 먹칠…“예산 한정, 보도정비 내년 검토”
지난달 27일,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으로 향하는 골목에서 보행자용 시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노상 주차장으로 전락했다. / 문준혁 인턴기자

“인도가 좁고,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이는 구간도 많아서 걸어 다니는 관광객 입장에선 아쉽죠.”

지난달 27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전라감영으로 향하던 관광객 김모 씨(23)는 발밑을 살피며 이렇게 말했다. 관광지의 보행자 시설 관리가 미흡한 것 같다는 지적이었다.

평일인데도 이 일대 골목에는 관광객과 시민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그러나 정작 보행자를 위한 보도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들은 보도 위에 세워진 차량을 피해 석재로 포장된 차도로 캐리어를 끌고 내려섰다. 매끄러운 보도 대신 울퉁불퉁한 석재 포장길을 지나는 동안 캐리어 바퀴는 쉴 새 없이 덜컹거렸다.

문제는 차도와 보도의 높이 차가 거의 없는 데다, 둘을 갈라놓을 펜스나 볼라드 같은 보행자 보호시설마저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이 탓에 보도 일부는 아예 노상주차장처럼 차량에 점령당해 있었다.

기자가 약 10분간 지켜보는 사이, 보행자들은 보도에 주차된 차량과 차도를 오가는 차량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걸어야 했다. 곳곳에 ‘불법 주정차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일부 상점 앞에는 차량 진입을 막는 볼라드가 서 있었지만, 그 밖의 구간은 차량이 빈틈없이 들어차 있었다.

지난달 27일, 전주시 충경로 사거리에서 풍남문 사거리까지 팔달로의 보도를 직접 걸어본 결과, 정비 되지 못한 보도를 여러차례 볼 수 있었다. / 문준혁 인턴기자

골목을 벗어나 한옥마을과 객사, 전라감영, 풍남문 일대를 가로지르는 팔달로로 나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충경로 사거리에서 풍남문 사거리까지 팔달로를 직접 걸어봤다. 골목과 맞닿은 횡단보도는 도색이 갈라지거나 움푹 패여 있었고, 보도 역시 부분 보수 흔적과 노후화로 어수선했다. 보도블록의 높낮이가 제각각인 곳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길을 지나던 시민 A 씨는 “관광 오는 사람은 늘고 거리에 외국인도 많아졌는데, 눈에 보이는 인도가 이렇게 엉망이면 전주에 대한 인식이 어떻겠느냐”고 꼬집었다.

한옥마을은 전주시가 연간 1000만 명 이상이 찾는 대표 관광지로 내세우는 공간이다. 시는 올해 한옥마을에 관광객 혼잡과 주차, 안전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관광지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러나 한옥마을을 조금만 벗어나 관광객이 실제로 걷고 이동하는 연계 도로에서는 노후화와 관리 공백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완산구는 팔달로 일대 보도 정비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올해 안에 재포장이나 보행자 안전펜스 설치를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완산구 도로정비과 관계자는 “구 안에서도 평소 민원이 많거나 현장 확인 결과 노후화가 심한 곳을 중심으로 정비하고 있다”며 “활용 가능한 예산이 한정돼 있어 관광지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구간을 우선 정비하기보다, 검토를 거쳐 우선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정비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팔달로에도 정비나 재포장이 필요한 부분이 있음을 알고 있고, 이는 내년도 예산을 확보해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완산구는 보도와 차도가 제대로 구분되지 않은 구간의 보행자 안전시설 설치와 분리 문제에 대해서도 내년도 본예산 반영을 목표로 전주시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주시 팔달로 보도 위 골목을 가로지리는 횡단보도들은 갈라지고 희미해진 채 시민과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 문준혁 인턴기자

문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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