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로 1280명 사망·5624명 실종… 시신 대신 인형 만들어 장례 치러

김혜민 기자 2026. 9. 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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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네팔 카트만두 파슈파티 화장장에서 대홍수로 실종된 비시 판데이의 장례가 치러지고 있다. 판데이의 가족은 시신 대신 쿠샤 풀로 만든 인형을 화장해 장례 의식을 치렀다. /EPA 연합뉴스

네팔과 중국의 국경 지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지 열흘째인 4일, 6900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시신을 찾지 못한 일부 실종자 가족은 시신 대신 인형을 화장하며 장례를 치르고 있다.

4일 네팔 재난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발생한 홍수로 1280명이 숨지고 5624명이 실종됐다.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돼 유족에게 인계된 시신은 95구에 불과하다.

일부 실종자 가족은 시신 대신 짚으로 만든 인형을 화장해 장례 의식을 치르고 있다. 로젤 슈레스타(12)는 지난 1일 실종된 아버지 크리슈나 슈레스타(37)의 장례 의식을 치르기 위해 짚과 보릿대로 만든 인형에 불을 붙였다. 크리슈나의 동생은 “찾을 수 있는 곳은 모두 찾아다니고 전국의 영안실도 뒤졌지만 끝내 시신을 찾지 못했다”며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그의 영혼이라도 해방하기 위해 장례 의식을 치르기로 했다”고 AFP에 말했다.

3일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대학 교육병원 벽에 홍수로 실종된 이들의 사진과 신상 정보가 담긴 전단이 빼곡히 붙어 있다. /EPA 연합뉴스

홍수로 어머니, 아버지, 삼촌, 숙모, 사촌동생이 모두 실종된 니라잔 포우델도 지난 2일 힌두교 의식에 쓰이는 신성한 풀인 ‘쿠샤’로 인형 5개를 만들어 장례를 치렀다. 그는 “시신을 찾을 가능성마저 희박해지면서 인형으로라도 장례를 치르고 애도를 시작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고 현지 매체에 전했다.

네팔에서는 보통 시신을 화장한 뒤 ‘키리야푸트리 바완’이라 불리는 제례 공간에서 13일 동안 애도·제례 의식을 치르는데, 실종자 가족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장례를 치를 공간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카트만두의 한 사원에서 키리야푸트리 바완을 관리하는 리시 프라사드 네팔은 “홍수 피해자들로부터 애도 의식을 치를 장소가 없냐는 전화가 계속 오지만 제공해줄 공간이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3일 네팔 라수와 지역의 주택들이 대홍수로 파손된 채 진흙에 뒤덮여 있다. /AFP 연합뉴스

한편 네팔 정부는 이재민을 위한 새로운 정착촌을 조성하기 위해 ‘종합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했다. 고팔 프라사드 시그델 인프라개발부 차관은 “홍수 위험 지역 밖에 정착촌을 조성할 예정”이라며 “이재민에게 주택 건설 보조금을 직접 지급할지, 정부가 주택을 지어 제공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NDRRMA)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지방자치단체 15개가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라수와와 누와콧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NDRRMA는 이재민 약 160만명이 발생했으며 주택 8317채가 파괴됐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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