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지귀연 '409만원 술자리' 청탁금지법 기소…뇌물죄는 제외(종합)

최윤선 2026. 9. 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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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 접대 의혹'으로 수사받아온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409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는 4일 지귀연 부장판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지난해 5월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지 부장판사에 대한 뇌물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 부장검사는 "지난 7월 수사심의위를 열어 관련 범죄만으로도 기소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았고, 이후 법리 검토를 이어 오다가 지 부장판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만 재판에 넘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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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 술자리 2차례 확인…두 번째 접대는 '1인당 100만원 미만' 판단
뇌물 혐의는 '재판 편의 청탁 단정 어려워' 불기소…수사 착수 473일만
지판사 측 "무리한 법률적용…동일인으로부터 100만원 초과 제공 해당 안돼"
지귀연 부장판사,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1심 무기징역 선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과천=연합뉴스) 박재현 최윤선 기자 = '룸살롱 접대 의혹'으로 수사받아온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409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해당 접대와 판사 직무 사이 대가성은 입증되지 않아 뇌물죄는 적용되지 않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는 4일 지귀연 부장판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지 부장판사는 2023년 8월께 변호사 두 명으로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 예약제 주점에서 409만원 상당 술값을 결제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 부장판사는 이 중 본인이 15만5천원가량을 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393만5천원을 3명으로 나눠도 100만원이 넘는다는 게 공수처 수사 결과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동일인으로부터 한 차례에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과 관계없이 처벌하도록 한다.

공수처는 변호사 두 명이 술값을 나눠 냈기 때문에 동일인에게 금품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지 부장판사를 함께 접대한다는 의사를 공유하고 비용만 나눠서 낸 것으로 판단했다.

민주당, "지귀연 판사 유흥업소 접대 의혹" 사진 공개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귀연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은 지난해 5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 부장판사가 서울 강남 주점에서 직무 관련자들로부터 술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공수처는 지난해 5월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지 부장판사에 대한 뇌물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 지 부장판사는 주점에서 4∼5시간가량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이대환 부장검사는 "택시 호출 기록을 확인한 결과 택시 승차 시간은 주점에 들어간 뒤 4∼5시간 뒤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 부장판사는 지난해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에서 "주점에서 사진을 찍긴 했지만 술은 거의 먹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는데 이러한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 부장판사는 공수처 조사 과정에서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주점에서 장시간 술을 먹은 것 같지 않다. 술에 취해 잠이 들었던 것 같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향응 제공자들이 변호사인 점을 고려해 재판 편의 제공 청탁 등 대가성이 있었는지 수사했으나, 접대 당시 지 부장판사가 속한 재판부에 이들이 수임한 사건이 없었던 점 등을 토대로 뇌물죄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 부장판사가 2013년 수원지법 민사합의부에서 근무할 당시 일행 변호사가 수임한 1심 패소 사건의 항소심에서 승소 판결을 선고한 사례도 확인했지만, 접대 시점과 10년가량 차이가 나는 점 등에 미뤄 과거 직무에 대한 대가로도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아울러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가 주점에서 일행들과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토대로 수사한 결과 이들이 같은 장소에서 모인 2차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공수처는 2024년 9월 지 부장판사를 포함한 5명이 같은 주점에서 약 416만원 상당 술값을 지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1인당 향응액이 83만원으로 100만원 미만이고 직무 관련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2차 사례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수처가 청탁금지법만으로 고위공직자를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공수처 수사대상에는 청탁금지법이 포함되지 않아 해당 혐의만으로는 수사를 개시할 수 없다. 다만 직접 관련성이 있는 죄는 관련 범죄로서 수사가 가능하다.

이 부장검사는 "지난 7월 수사심의위를 열어 관련 범죄만으로도 기소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았고, 이후 법리 검토를 이어 오다가 지 부장판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만 재판에 넘겼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건 배당 473일 만이다.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에게 향응을 제공한 변호사 두 명에 대해서는 처분을 검토 중이다. 고위공직자가 아닌 청탁금지법상 공여자의 경우 공수처에 수사권이 없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앞으로도 계속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 사건을 엄정히 수사함으로써 공직기강 확립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 부장판사 측은 "공수처의 무리한 사실인정과 법률 적용에 당혹감을 금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지 부장판사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 부장판사는 후배들과의 모임에 잠시 참석했다가 바로 이석해 나왔다"며 "설령 공수처 주장대로 (지 부장판사가) 끝까지 모임에 남아있었다고 해도 동일인으로부터 제공받은 금품 등 액수가 1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모임의 비용은 두 후배가 서로 다른 시간대에 각각 자신의 자금으로 각자 계산한 것"이라며 "두 사람을 하나의 동일인으로 취급하는 것은 법률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난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법조인이 고액의 술 접대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나모 전 검사는 현직 검사 시절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한 변호사로부터 룸살롱에서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파기환송심에서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았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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