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속 빙하 재해 더 잦아진다…中티베트고원 빙하 60년새 24%↓"

김건교 2026. 9. 4. 12: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도기사

티베트고원 빙하 60년새 24% 감소…소형 빙하 7천개 완전 소멸
"빙하 내부 구조 더 불안정해질 것"…연쇄 피해 확대 우려

중국·네팔 접경에서 발생한 히말라야 산사태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나면서 중국 칭짱(티베트)고원 등에서 지구 온난화에 따른 빙하 재해가 앞으로 더 빈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세계 고산지대 빙하, 2010년 이후 붕괴 증가세"

3일(현지시간) 중국 매체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중국기상국 산하 중국국가기후센터 가오룽 부주임은 전날 정부 기자회견에서 칭짱고원의 빙하 재해 빈발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지구 온난화 속에 세계 산지 빙하의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빙하의 온도가 오르고 유속이 빨라지며 역동성이 발생하는 빈도도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2010년 이후 세계적으로 고산지대 빙하 붕괴가 증가세라고 말했습니다.

'역동성'이란 빙하가 단순히 녹는 것을 넘어 이동하거나 갈라지고 붕괴하는 등 움직임 자체가 활발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빙하가 안정된 상태로 머물지 못하고 계속 변화하다 보니 예측하기 힘든 재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함께 커지는 셈입니다.

◆ 칭짱고원 빙하 60년새 24% 감소…소형 빙하 7천개 사라져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칭짱고원 주변 지역에 주로 분포한 중국의 산지 빙하는 최근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오 부주임은 "칭짱고원 기후가 따뜻하고 습해지면서 빙하의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지난 60년간 칭짱고원의 빙하 면적이 전체적으로 약 24% 줄었고 소규모 빙하 약 7천 개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빙하가 녹으며 생긴 호수의 숫자와 면적이 늘고 빙하가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향후 칭짱고원 빙하 내부의 구조적 안정성이 더 낮아질 전망이며 빙하 재해가 더 빈발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재해의 연쇄적인 증폭 효과로 인해 피해 규모와 영향받는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5천200m서 토석류 발생…6분만에 22km 휩쓸어

이런 우려는 지난달 26일 네팔 영토 내 해발 약 5천200m 지점에서 빙하와 암석이 무너져 토석류가 형성된 재해에서 비롯됐습니다. 토석류란 물과 흙, 바위, 얼음 등이 뒤섞여 빠른 속도로 흘러내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토석류는 6분에서 7분 만에 약 22km를 휩쓸고 내려와 해발 1천800m의 중국 지룽 통상구까지 덮쳤습니다.

네팔과 중국 양국 영토에서는 6천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빙하 자체보다 기반암 붕괴가 먼저"…원인 두고 이견도

다만 재해 원인을 두고는 빙하의 불안정성보다 기반암 붕괴에 무게를 두는 견해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반암은 산비탈을 떠받치는 단단한 암석층을 뜻합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대 지구과학자 야코프 슈타이너는 중국 매체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위성과 현장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번 재해가 빙하 자체의 불안정성 때문이라기보다는 기반암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빙하는 휩쓸려가는 물체를 더하면서 토석류의 규모와 확산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빙하 붕괴 전 단기적으로 눈과 얼음의 융해보다 장기적인 환경 변화와 경사면 불안정성이 더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의 빙하 융해는 '마지막 방아쇠' 역할을 했을 수 있지만 경사면은 결국 언젠가 붕괴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 "빙하 일부 동반한 암반 붕괴"…해외 지질학자들도 잇단 분석

캐나다 캘거리대 댄 슈거 지질학 교수도 사진 분석 결과 "단순히 빙하만 무너진 것이 아니라 산비탈 암반의 훨씬 더 큰 부분이 함께 무너진 것으로 보였다"며 "빙하 일부를 동반한 대규모 암반 붕괴가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프랑스 그르노블알프스대 지질학자 크리스틴 쿡도 기반암 붕괴가 먼저 발생했다면서 빙하의 불안정성이 최초 붕괴의 주요인일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온난화와 지질작용 등이 장기적으로 경사면의 안정성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재해는 빙하호 붕괴 홍수(GLOF)가 아니라 바위와 얼음이 뒤섞인 토석류라고 평가했습니다. GLOF는 빙하가 녹아 생긴 호수의 둑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홍수를 말하며, 이번 사고는 이와는 다른 유형이라는 설명입니다.

◆ "위험 노출 정도까지 함께 봐야"…조기경보 필요성 제기

글로벌타임스는 이러한 재해에 대비한 새로운 조기경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견해도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재해 위험을 평가할 때 초기 붕괴 규모 측정에만 머물지 말고, 하류 지역 인프라와 인구가 위험에 노출된 정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연구를 소개했습니다.

단순히 빙하나 암반이 얼마나 무너지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아래 마을과 시설이 얼마나 위험에 놓여 있는지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김건교 취재 기자 | kkkim@tjb.co.kr

Copyright © T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