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해외 거래소 스테이블코인 거래, 외환 시장에도 영향 미쳐”

유혜린 기자 2026. 9. 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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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제도 정비, 원화 국제화와 연계 과제"
스테이블코인 (PG). 사진=연합뉴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특정 국가의 법정통화와 스테이블코인 간 거래가 지원될 경우,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외환시장 간 연계성'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글해외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거래가 지원되는 유로화와 튀르키예 리라화 등 12개 통화를 대상으로 2019년부터 2025년까지의 자료를 분석했다.

특정 통화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거래하는 것은 해당 통화로 달러 표시 자산을 사고파는 것과 유사한 성격을 띤다. 이 과정에 외환시장에도 접근할 수 있는 글로벌 중개기관이 참여하면, 가상자산 시장의 수급 변화가 현물환 거래와 환율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바이낸스가 법정통화 거래를 지원하면 유동성공급자(LP), 전문 시장조성자, 헤지펀드 등 글로벌 중개기관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된다고 봤다. 국내 거래소와 달리 해외 거래소에는 거래 유동성을 공급하고 가격 차이를 조정하는 글로벌 기관들이 활동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법정통화-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지원 시 달러스테이블코인-외환시장 간 연계 구조도. 사진=한국은행

분석 결과, 법정통화 거래 지원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가격과 현물환율 간 가격 차이인 '프리미엄'을 유의미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중개기관이 양 시장의 가격 차이를 활용하는 거래에 나서면서 가격 괴리가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테이블코인 수요 충격과 환율의 연계성도 거래 지원 통화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바이낸스에서 거래되는 법정통화는 스테이블코인 순매수 압력이 커질 때 프리미엄이 오르는 동시에 대미 달러 환율이 상승하며 자국 통화가 약세를 보였다.

반면 원화처럼 바이낸스에서 거래가 지원되지 않는 통화는 같은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은 상승했지만,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외국인과 법인의 참여가 제한돼 있고, 글로벌 중개기관도 활동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이 원·달러 환율로 전이되는 경로는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한은은 평가했다.  

조상흠 한은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향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법인·외국인의 참여 확대되는 등 시장구조가 변하면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외환시장 간 연계가 강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이어 "원화 국제화와 외환시장 구조 개선은 시장 참여자 기반과 외환시장 유동성을 확대함으로써 양 시장 간 연계에 따른 충격을 완충할 것"이라며 "이를 가상자산 제도 정비와 상호 연계된 과제로 볼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