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석이 50초 만에 동났다…‘무명 16년’ 장한별의 역전극

구정근 기자(koo.junggeun@mk.co.kr) 2026. 9. 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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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종영한 MBN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에서 최종 3위에 오른 가수 장한별. 순위는 3위였지만 팬카페 회원 수는 출연자 중 1위이고, 첫 팬미팅은 1500석이 1분 만에 매진됐다.

"정통 트로트는 많이 들었지만 직접 불러볼 기회는 없었다. 대신 제가 좋아하는 그 시대의 발라드, 록 발라드, 성인 가요 쪽으로 방향을 잡자고 생각했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임영웅이라는 가수를 정말 높게 봤다. 진정성 있게 잘하시는구나 싶었고,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존경스럽다는 생각으로 도전하게 됐다."

"신곡 발매와 앨범 준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려고 여러 번 녹음을 거치고 있다. 오로지 제 노래를 많이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를 계획 중이다. 콘서트가 끝난 다음에도 일정이 많이 잡혀 있어서 팬분들을 만날 기회가 훨씬 많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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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무명전설’ 스타 장한별 일문일답
호주 치대 포기하고 한국행 택해
아이돌 데뷔 이후 긴 무명 생활
말레이시아서 정상에 올랐지만
한국에서 노래하고 싶어 돌아와
“마지막이라던 무대가 인생 바꿔”
MBN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을 통해 스타로 떠오른 가수 장한별. 김호영 기자
지난 5월 종영한 MBN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에서 최종 3위에 오른 가수 장한별. 순위는 3위였지만 팬카페 회원 수는 출연자 중 1위이고, 첫 팬미팅은 1500석이 1분 만에 매진됐다. 호주 치대를 그만두고 건너와 16년을 버틴 끝에 ‘무명전설’을 쓴 그를 최근 만났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요즘 인기를 실감하시나.

“식당에 가면 사장님들이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 예전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이 없어져서 누가 알아보나 살필 기회는 없다. 콘서트나 행사 때 은하수 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그때마다 조금씩 이름을 알리는 가수가 됐구나 싶다.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모자 안 쓰고 지하철을 한번 타보고 싶다.”

—치대를 그만두고 한국에 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공부하는 걸 좋아했다. 꿈 중 하나는 수의사였는데 아버지가 의과 쪽을 권하셨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한국에 가서 가수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치과대학에 입학하면 그래도 기회는 주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입학했다. 2학년을 마치고 간신히 허락을 받았는데 1년 안에 기회를 얻지 못하면 돌아와서 공부하라는 조건이었다.”

—아이돌 밴드로 데뷔했다.

“어렸을 때 팝도 가요도 좋아했지만 아이돌 가수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처음 들어간 소속사도 발라드 가수로 데뷔시키려다 잘 안 됐다. 기회를 주는 데가 아이돌 소속사밖에 없었는데, 록 음악은 좋아했으니 밴드는 괜찮겠다 싶어 기분 좋게 들어갔다.”

—팀을 떠난 뒤가 더 힘들었다고.

“밴드 때는 음악 방송도 예능도 많이 나갔고 기회가 많았다. 혼자 해도 평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반대였다. 3~4년간 수입이 없어 월세도 제대로 못 냈다. 가이드 녹음을 하면 한 곡에 5만원을 받았는데, 하루에 한 곡 하면 일주일은 버틸 수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매일매일이 힘들었다. 밴드 때는 지인의 지인을 만나도 메인보컬이라고 소개하면 어깨를 펼 수 있었는데, 솔로가 된 뒤로는 누군지 모르겠다, 노래 한번 해봐라,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자존감이 계속 내려갔다. 제가 가이드를 부른 노래는 거의 다 발매됐는데, 왜 정작 내 목소리로 낸 음악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까 하는 고뇌에 빠졌다.”

—말레이시아에는 어떻게 가게 됐나.

“레드애플 팬이었던 분이 현지 방송국 제작진이 됐는데, 제가 쉬고 있으니 초대하면 좋겠다고 연락을 주셨다. 가본 적도 없는 나라였고 이메일로만 소통해서 이게 진짜인지 사기꾼은 아닌지 의심했다. 밑져야 본전이다, 여행 한다고 생각하고 가보자 했는데 정말 큰 방송국이었다.”

MBN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을 통해 스타로 떠오른 가수 장한별. 김호영 기자
—첫 경연부터 반응이 왔다.

“제 생각에는 잘 못했다. 심사위원 순위도 4~5위였는데 온라인 실시간 투표에서 첫 주부터 월등히 1위였다. 그때부터 정말 잘해야겠다, 실망을 드리면 안 되겠다 싶었다. 말레이어를 모르는 상태로 나갔는데 그 결과를 눈으로 보니 이 나라 언어를 할 수 있을 때까지 공부해보자 싶어 밤을 새웠다.”

—우승했을 때 기분은.

“결승 무대 두 개를 무사히 마쳤고 기대는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제 이름이 불리니까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 부모님은 한 분도 안 오셨다. 곧 떨어지겠구나 생각하셨던 것 같다.”

—현지 인기가 어느 정도였나.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제 특집이 편성돼 계속 나갔고, 제 이름을 건 프로그램 MC도 맡았다. 시청률도 잘 나와서 오래 했다. 영화도 하고 첫 주연 드라마도 하고 광고도 찍었다. 그때는 인기가 많다는 걸 피부로 느꼈다.”

—그런데 다시 한국으로 왔다.

“외국인 엔터테이너는 자리를 비우는 순간 인기가 확 사그라든다. 한국에 오래 와 있으면 다시 돌아가서 인기를 올리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거절했다. 그런데 부모님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한번 도전해보라고 하셨다. 다시 한국에서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간절해서, 모든 걸 버리더라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자 했다.”

—트로트는 낯선 장르였을 텐데.

“정통 트로트는 많이 들었지만 직접 불러볼 기회는 없었다. 대신 제가 좋아하는 그 시대의 발라드, 록 발라드, 성인 가요 쪽으로 방향을 잡자고 생각했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임영웅이라는 가수를 정말 높게 봤다. 진정성 있게 잘하시는구나 싶었고,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존경스럽다는 생각으로 도전하게 됐다.”

—데스매치에서 떨어졌다가 살아났다.

“정연호가 노래를 잘하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계산하지 말고 내 이야기를 하자, 떨어져서 말레이시아로 돌아가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방송에는 안 나갔지만 소감을 길게 말씀드렸다. 이 노래만큼은 한국에 마지막으로 남기는 무대라고 생각하고 준비했으니 후회 없다고. 추가 합격은 전혀 예상 못 했다. 조항조 선생님이 저를 뽑아주실 거라는 생각도 못 했다.”

MBN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을 통해 스타로 떠오른 가수 장한별. 김호영 기자
—결승 무대를 어머니가 보셨다.

“실제로 제 공연을 보시는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제가 음악을 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으셨다. 솔로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많이 보셨기 때문이다. 제가 너무 와달라고, 한 번만 봐달라고 해서 오셨다. 노래 부르는 동안 제 인생 처음으로 어떻게 불렀는지 기억이 안 난다. 울음 참느라 너무 힘들었고, 엄마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어서 감정이 북받쳤다. 노래가 끝나고 제가 우니까 엄마도 오열하시더라.”

—팬미팅 티켓이 1분 만에 매진됐다.

“오픈 전 며칠 동안 걱정이 많았다. 좌석이 비면 어떡하지, 지인들을 초대해야 하나 싶었다. 대표님이 절대 걱정하지 말라고 하셔서 당일에도 계속 연습만 했다. 오픈 6분 뒤에 들어가 보니 오류가 떠서 전화드렸더니 이미 끝났다고 하시더라. 명단을 받아보니 오후 3시 오픈에 3시 50초, 1분이 되기 전에 1500석이 다 나가 있었다.”

—팬들이 왜 그렇게 좋아한다고 보나.

“아직도 분석 중이다. 주변 분들에게도 물어보고 엄마한테도 물어본다. 노래 잘하고 잘생기고 매력 있는 분들이 너무 많은데, 왜 나를 그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실까 싶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음악을 대하는 자세를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무명 때와 지금, 스스로 달라진 점은.

“그때는 경솔했던 것 같고 지금은 많이 겸손해진 것 같다. 예전에는 왜 이렇게까지 안 될까 싶었는데, 지금은 너무 잘되고 있으니 이게 뭐지 싶다. 한순간에 거품이 될 수 있다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매일매일 초심 잃지 말자는 게 가장 큰 모토다.”

—이름을 검색해보는 편인가.

“자주 한다. 정말 자주 한다. 어디선가 누가 보고 있을지 모르니 조용하게 살려고 한다. 말실수한 게 없나 계속 검색해보게 되고, 댓글을 보면 자존감도 올라간다. 유튜브든 SNS든 포털이든 다 찾아본다.”

—수익은 좀 늘었나.

“전혀 아니다. 아직은 적자라고 알고 있다. 정산을 안 해봐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큰 수익을 얻지는 않았다. 앞으로 좋은 일들이 있지 않겠나.”

—자산 관리나 경제 정보는 어떻게 챙기나.

“경제 정보는 많이 챙겨보는 편이고 재테크에도 관심이 많다. 다만 재테크를 할 정도로 재산을 모으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매일경제 유튜브를 많이 보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중국 경제도 챙겨본다. 무역 일을 시작할 때부터 생긴 습관이다. 세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꼭 알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자산 관리는 아버지가 경제 쪽은 TV를 24시간 켜놓으실 정도라 맡기고 있다.”

가수 장한별이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매일경제 신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호영 기자
—옛날 곡들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바람아 불어라’는 그래도 조금 인기를 얻었던 곡이라 역주행했으면 좋겠다. ‘둘도 없는 바보’라는 록 발라드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노래다. 두 곡 다 들어봐 주시면 좋겠다.”

—뮤지컬 생각은 없나.

“너무 해보고 싶다. 다만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발음도 아직 안 좋고, 뮤지컬에 특화된 분들이 너무 많으시다. 완성형 뮤지컬 배우가 되지 않은 이상 그분들에게 민폐를 끼치기 싫다. 많이 연습해서 한 번은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앞으로 계획은.

“신곡 발매와 앨범 준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려고 여러 번 녹음을 거치고 있다. 오로지 제 노래를 많이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를 계획 중이다. 콘서트가 끝난 다음에도 일정이 많이 잡혀 있어서 팬분들을 만날 기회가 훨씬 많아질 것 같다.”

—은하수 팬들에게 한마디.

“매일매일이 기적 같다.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정도로 행복하고 다 여러분의 사랑과 응원 덕분이니 자랑스러워하셨으면 좋겠다. 저라는 사람이 한국에서 제 인생을 살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성실하고 진실된 모습으로 찾아뵐 계획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좋은 소식이 많이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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