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빅스텝’ 전망까지…2년 전 ‘앤캐리 청산’ 증시 폭락 또?

조계완 기자 2026. 9. 4.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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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이달(9월)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 '빅스텝'(50bp=0.50%포인트) 단행 가능성까지 제기하면서 1조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 우려가 글로벌 자산시장에 다시 부상하는 모습이다.

송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2024년 8월과 같은 대규모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충격이 재현될 가능성은 비교적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엔캐리 자금 흐름이 글로벌 자산 가격 조정과 외국인 자금 유출입을 통해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일본은행은 2024년 경험을 바탕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터라 금리 인상 시기와 폭을 신중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본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감안하면 엔화가 단기간에 강세로 반전될 개연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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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이달(9월)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 ‘빅스텝’(50bp=0.50%포인트) 단행 가능성까지 제기하면서 1조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 우려가 글로벌 자산시장에 다시 부상하는 모습이다.

일본은행은 오는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연다. 현재 연 1.00%(1995년 이후 최고치)인 정책금리(무담보 익일물 콜금리)를 지난 6월에 이어 또한번 올릴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본의 일부 현지 매체들은 이번에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일 오후 코스피와 일본·중국·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은 순식간에 일제히 단기 급락했다가 약 30분 만에 곧장 되돌리며 반등하는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증권 분석가들은 이날 증시 요동이 엔화 강세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일시적으로 부각되면서 자극받은 현상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이상헌 아이엠(iM)증권 연구원은 “이날 정오부터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157엔 중반까지 내려왔다.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수준은 아니지만, 시장이 장중 엔화 강세 때문에 이런 우려를 선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린 뒤 달러 등 고금리인 다른 나라의 해외 위험자산(주식·채권 등)에 투자한 돈을 뜻한다. 엔캐리 방식의 투자자금 조달은 일본 시장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미국 등 다른 나라와의 금리차가 크고, 엔화는 약세를 지속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낮은 조건일 때 매력적이다. 이와 반대로 일본 금리가 올라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축소되고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엔 엔캐리로 조달해 투자한 글로벌 자산을 매도하고 엔화를 다시 사들여 빚을 갚는 ‘청산’이 대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에 걸쳐 매도세가 한꺼번에 촉발될 수 있는 셈이다.

전세계에 투자돼 있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규모를 추정, 반영하는 대표지표는 ‘비상업적(투기적 목적) 엔화 선물 순매도(숏) 포지션’으로 알려져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이 숏 포지션 규모는 작년 5월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해 지난 7월28일 기준 16만3천 ‘순매도 계약’을 기록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이 급속하게 청산됐던 2024년 7월 당시 규모(18만4천 순매도 계약)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커져 있다. 표준 엔화 선물 1계약 단위는 1250만엔이므로, 현재 시장에 쌓인 엔화 순매도 포지션이 2조엔을 넘는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글로벌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누적 규모가 1조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한다.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은 선물시장에서 엔화를 매수한 수량보다 매도한 수량이 더 많은 상태로, 장래 엔화 가치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현재 엔화 가격에 엔화 선물을 미리 매도하고 나중에 엔화 가치가 떨어졌을 때 싸게 사서 되갚아 차익을 남기는 전략이다. 이처럼 시장 참여자들이 엔화 가치 약세를 전망하고 있었는데,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엔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설 경우 포지션 정리를 위한 현금 확보를 위해 각국 시장에 투자해놓은 주식·채권 등 위험자산을 대거 매도해야 하는 유인이 커진다.

앞서 2024년 7월31일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선 직후 엔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의 대규모 청산이 촉발되면서 며칠 뒤인 8월5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8.8%, 11.3% 급락하고 두 시장 모두 서킷 브레이커가 동시 발동됐었다. 당시 이날 일본 도쿄시장 주가지수도 12% 하락했고, 달러-엔 환율은 단 5영업일 동안 5.2%나 하락하면서 달러당 145엔까지 급락(엔화가치 급등)했다. 송민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이 재차 대규모로 누적된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6월에 이어 추가 통화긴축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저금리 조달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감이 높아졌다”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충격이 재현될 가능성을 두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지난 7월 말 이례적으로 단행된 미-일 외환시장 공조 개입(엔화 가치 방어) 이후 시장에서 엔화 약세 기대가 축소되고 있는 것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송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2024년 8월과 같은 대규모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충격이 재현될 가능성은 비교적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엔캐리 자금 흐름이 글로벌 자산 가격 조정과 외국인 자금 유출입을 통해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일본은행은 2024년 경험을 바탕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터라 금리 인상 시기와 폭을 신중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본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감안하면 엔화가 단기간에 강세로 반전될 개연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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