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나자 주가 500% 급등”…미국서 ‘먹는 탈모약’ 나올까? [잇슈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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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키워드 '비만약 다음은 탈모약?'입니다.
승인되면 미국 최초의 비호르몬성 먹는 탈모약이 됩니다.
더 중요한 건, 미국에서 남성형 탈모 신약이 마지막으로 승인된 게 1990년대 후반이라는 점입니다.
미국 신약 뉴스와 국내 테마주는 사실상 별개인데, '탈모'라는 단어 하나로 같이 움직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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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 번째 키워드 '비만약 다음은 탈모약?'입니다.
요즘 미국 월가에서 탈모 치료제를 '아직 개척하지 않은 금광'이라고 부른다고요?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 주가가 500%나 올랐다면서요?
[답변]
한마디로, 비만약 다음 타자로 탈모약이 지목된 겁니다.
8월 29일 블룸버그와 포춘은 '비만약 주식은 잊어라, 탈모 치료제가 월가의 다음 금광'이라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위고비·마운자로 열풍으로 큰돈을 번 투자자들이 그다음 소비자 시장으로 탈모를 찍은 겁니다.
대표 사례가 '베라더믹스'라는 회사입니다.
피부과 의사들이 세운 바이오 스타트업으로, 올해 2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는데, 상장 이후 주가가 약 500% 급등했습니다.
이 회사가 개발하는 건 먹는 미녹시딜입니다.
4월 27일 남성형 탈모 임상 2/3상에서 519명을 대상으로 모든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발표하자 하루에 17% 뛰었고, 하루 두 번 복용한 환자의 86%가 개선을 보고했습니다.
승인되면 미국 최초의 비호르몬성 먹는 탈모약이 됩니다.
베라더믹스만이 아닙니다.
AI로 설계한 탈모 주사제를 개발하는 '앱사이'는 올해 주가가 2배 이상 올랐고, 6월에는 일라이 릴리 등으로부터 1억 달러를 유치했습니다.
비만약으로 유명한 일라이 릴리가 탈모에 돈을 넣었다는 게 월가에 주는 신호가 컸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하필 탈모인가요?
미국도 탈모 인구가 그렇게 많나요?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어떤지 궁금합니다.
[답변]
흥미로운 건 비율로 보면 미국과 거의 같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8천만 명, 인구 4명 중 1명이 탈모입니다.
우리나라는 대한탈모치료학회 추산으로 이미 2021년에 약 천만 명, 국민 5명 중 1명입니다.
인구 규모는 미국이 우리의 6배가 넘는데, 탈모 비율은 25% 대 20%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셈입니다.
탈모 앞에서는 미국 사람이나 한국 사람이나 똑같이 고민한다는 얘기입니다.
또 하나, 탈모가 더 이상 중년 남성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미국과 닮았습니다.
2024년 국내 탈모 환자 중 20·30대가 37.6%로 10명 중 4명이었고, 50대와 60대에서는 오히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았습니다.
미국 역시 여성 탈모 인구가 3천만 명으로 남성의 60% 수준입니다.
그래서 월가가 보는 탈모약은 '아저씨 약'이 아니라 남녀노소 8천만 명, 우리로 치면 1천만 명이 잠재 고객인 소비재에 가깝습니다.
다만 차이도 있습니다.
미국은 8천만 명이 약을 살 준비가 된 '소비자'로 계산되는데, 우리는 1천만 명 중 실제로 병원 문턱을 넘는 사람이 극히 일부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4년 탈모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4만 1,21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천만 명 중 2.4%만 병원에 간 겁니다.
이 통계는 건보가 적용되는 원형탈모 위주라 유전성·노화성 탈모는 아예 빠져 있고, 나머지 대부분은 샴푸나 영양제로 버티고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보면 그만큼 잠재 시장이 넓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앵커]
탈모약 회사 주가가 오른다고 하니, 투자자분들은 관심이 생길 것 같은데, 그럼, 지금 투자해도 되는 건가요?
주의할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답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금광은 맞을 수 있지만 아직 금이 나온 광산은 하나도 없습니다.
세 가지를 기억하셔야 합니다.
첫째, 승인된 신약이 없습니다.
월가가 주목하는 베라더믹스·앱사이·코스모 세 곳 모두 아직 판매 중인 제품이 없고, 가장 빠른 FDA 허가 신청도 2027년 이후입니다.
더 중요한 건, 미국에서 남성형 탈모 신약이 마지막으로 승인된 게 1990년대 후반이라는 점입니다.
30년 가까이 새 약이 없었다는 건 시장이 비어 있다는 뜻인 동시에, 그만큼 효과와 안전성을 함께 입증하기가 어려웠다는 뜻입니다.
바이오는 임상 하나가 실패하면 하루에 반토막이 나는 업종이라, 500% 오른 주식은 그만큼 떨어질 여지도 크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둘째, 국내 탈모주는 '실체'를 따져야 합니다.
9월 1일 급등한 종목들을 보면, 이미 약을 팔고 있는 회사부터 초기 연구 단계인 회사까지 수혜 논리가 제각각입니다.
예를 들어 26.7% 급등한 한 제약사는 "출시를 앞둔 의약품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회사 스스로 선을 그었습니다.
미국 신약 뉴스와 국내 테마주는 사실상 별개인데, '탈모'라는 단어 하나로 같이 움직인 겁니다.
셋째, 국내 건강보험 적용 기대는 이미 멈춰 있습니다.
정부는 6월에 청년층 중심으로 탈모약 급여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건보재정 우선순위 반발이 커지자 7월 4일로 예정됐던 토론회를 취소했고, 복지부도 장기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연내 제도화는 불투명합니다.
게다가 급여화가 되더라도 보험 약가가 지금 비급여 가격보다 낮게 책정되면 제약사 수익은 오히려 줄 수 있습니다.
처방은 늘어도 이익은 늘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정리하면, 탈모약은 미국에서 '8천만 명 시장에 30년 신약 공백'이라는 진짜 스토리가 있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지금 오르는 주가는 스토리를 사는 것이지 실적을 사는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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