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뒤집히나…HBM 시장 '새 국면'
HBM4 출하 확대 본격화...삼성전자 반등세 이어질지 주목
수율·고객 인증 관건...삼성전자 HBM 경쟁력 시험대 올라
[지데일리]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반격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점유율 하락세를 끊고 올해 2분기 시장 점유율을 33%까지 끌어올리면서 1위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17%포인트로 좁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HBM이 메모리 경쟁의 핵심 제품으로 자리 잡은 만큼, 삼성전자의 점유율 회복은 글로벌 메모리 산업의 판도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 3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21%와 비교하면 한 분기 만에 1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2분기 15%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점유율이 두 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23%로 상승한 뒤 4분기 22%, 올해 1분기 21%로 주춤했지만 2분기 들어 큰 폭의 반등을 나타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하락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2분기 64%였던 점유율은 3분기 56%, 4분기 57%, 올해 1분기 58%를 거쳐 2분기 50%까지 낮아졌다. 여전히 시장 절반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34%포인트에서 17%포인트로 축소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의 반등을 이끈 핵심 요인으로는 HBM4 출하 확대가 꼽힌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면서 고성능 GPU와 함께 HBM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메모리 업체들은 차세대 제품의 공급 능력과 고객 인증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 공급을 확대하면서 시장에서 입지를 다시 넓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구조 역시 변화를 앞두고 있다. 현재 HBM 시장 매출의 상당 부분은 HBM3E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하반기부터 HBM4 출하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면 업체별 점유율에도 추가적인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역시 HBM4 출하 확대를 계기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점유율 상승만으로 삼성전자의 경쟁력 회복을 확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HBM 시장에서는 생산량뿐 아니라 발열 관리, 전력 효율, 수율, 적층 기술, 고객사 인증 등 여러 요소가 동시에 평가된다. 특히 AI 가속기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고객사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양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SK하이닉스 역시 높은 점유율을 기반으로 차세대 HBM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추격이 곧바로 순위 역전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이크론 역시 HBM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어 경쟁 구도는 한층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2분기 점유율 상승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HBM4의 품질과 수율을 안정화하고 주요 고객과의 협력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하반기 HBM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삼성전자가 33%의 점유율을 일시적인 반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HBM4가 본격적인 경쟁 무대로 진입하면서 시장의 평가 기준도 공급 규모에서 기술 완성도와 양산 안정성으로 더욱 이동할 전망이다.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수록 HBM을 둘러싼 경쟁 역시 치열해질 수밖에 없어 삼성전자의 추격전이 메모리 업계의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