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굴기 뒤엔 ‘나노 부품’…장비 국산화율 韓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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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도체 자립 전략이 자체 제조 장비 생산에서 나아가 장비 내부에서 웨이퍼를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로 제어하는 초정밀 부품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갖췄지만 핵심 장비와 부품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이 반도체 제조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자립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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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장비 국산화율 26%→38% 확대 전망
韓 반도체 장비 자립율 20% 수준 넘어서
학계 “나노급 정밀부품 생태계 육성 시급”



중국의 반도체 자립 전략이 자체 제조 장비 생산에서 나아가 장비 내부에서 웨이퍼를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로 제어하는 초정밀 부품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갖췄지만 핵심 장비와 부품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이 반도체 제조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자립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전자전용설비공업협회(CEPEA)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사흘간 중국 우시에서 현지 최대 반도체 장비 산업 전시회인 ‘CSEAC 2026’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중국 반도체 노광기 전문 업체 SMEE(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비롯해 식각·증착·세정 장비를 공급하는 나우라, AMEC, 피오텍, 킹세미 등 현지 주요 장비 업체들이 대거 참가했다.
현장을 찾은 한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 CSEAC에서는 장비 업체 못지않게 수많은 부품 업체들도 대거 참가했다”며 “장비와 부품 업체가 함께 성장하면서 서로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웨이퍼를 나노미터 단위로 이동시키는 초정밀 부품들이 주목받았다. 장비 작업부를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갠트리’, 구동 거리를 정밀 측정하는 센서인 ‘엔코더’, 미세 진동을 제어하는 ‘제진 장치’, 자기부상 방식으로 마찰을 줄이는 ‘마그레브’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부품은 반도체 공정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공정 정밀도가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수준에서 나노미터 단위로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웨이퍼를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제어하는 기술만으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수십 나노 수준의 오차까지 관리해야 한다. 사람의 눈에는 움직임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반도체 장비에서는 수율을 좌우하는 결정적 차이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기초 부품 내재화가 장비 경쟁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초기에는 해외 장비를 모방하는 수준에 머물더라도 초정밀 부품 기술까지 확보할 경우 장비 성능을 최첨단 수준으로 끌어올릴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승환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나노미터급 정밀 제어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 생태계를 갖춰가고 있다”며 “장비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함께 육성하면서 이제는 산업 간 시너지를 내는 단계로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제조부터 장비, 부품까지 아우르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웨이퍼 팹 장비(WFE) 시장에서 현지 장비 업체의 점유율(매출 기준)이 2025년 26%에서 2028년 38%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2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중국의 장비 국산화율은 한국의 약 2배 수준까지 빠르게 높아진 셈이다.
중국의 추격에 대응하려면 국내 반도체 장비 전략 역시 ‘마이크로미터에서 나노미터 단위’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 교수는 “일본은 과거 마이크로미터 시대에 반도체와 장비를 함께 개발하며 세계적인 장비 산업을 구축했다”며 “한국도 나노 시대에 맞는 정밀기계 생태계를 조성해 메모리 제조 경쟁력을 넘어 장비와 핵심 부품까지 함께 육성해야 반도체 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국내에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석진 기자 s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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