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덕성 아무리 호소해도 안돼”…서울 대표축제 앞두고 ‘알박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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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계불꽃축제를 앞두고 여의도 한강공원 '명당자리'가 때아닌 거래 상품으로 등장했다.
3일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4일부터 여의도에서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의 명당자리를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수십 개 올라왔다.
수년째 불꽃축제 자리를 맡아왔다는 한 판매자에게 가격을 묻자 "4인 자리에 25만원"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일각에서는 불꽃축제처럼 대규모 행사가 예정된 경우 한강공원 이용관리 조례 등을 개정해 행사 하루 전부터 자리 선점을 금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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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플랫폼 등서 자리판매 기승
돗자리 60만원…레스토랑 600만원
공공시설 특성에 상행위 처벌 못 해
![자리 선점을 단속 중인 미래한강본부 직원들.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4/mk/20260904070002482bvoe.jpg)
3일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4일부터 여의도에서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의 명당자리를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수십 개 올라왔다. 가격은 10만원대부터 30만원대까지 다양했다.
수년째 불꽃축제 자리를 맡아왔다는 한 판매자에게 가격을 묻자 “4인 자리에 25만원”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돗자리 3~4개를 예약하면 얼마냐고 묻자 판매자는 60만원을 제시했다.
행사를 한 달가량 앞둔 시점부터는 자신이 거주하는 집을 빌려주거나 인근 호텔 객실을 수백만원에 양도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이달 들어서는 아예 ‘명당자리 대행’ 게시글까지 등장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자리 선점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한강공원 내 대표적인 명당으로 꼽히는 원효대교 아래 계단형 공간은 3일 오전부터 돗자리로 가득 찼다. 일부 돗자리에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자리선점 금지’라는 미래한강본부 측 경고문까지 붙었지만 자리 선점 행렬은 이어졌다.
미래한강본부는 4일 오전 9시30분 사람이 없는 돗자리를 수거해 여의도안내센터에 보관할 예정이다.
자리만큼이나 ‘주차 자리’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행사 당일 이용할 수 있는 인근 빌딩 주차권을 판매한다는 글도 잇따라 올라왔다. 판매자들은 행사장과 주차장이 가깝다는 점을 내세우며 1일 주차권을 2만~3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하는 ‘불꽃축제 주차 사전 예약 페이지’에서는 일찌감치 여의도 인근 주차장이 대부분 마감됐다. 행사장에서 다소 떨어진 노량진역·여의도역·용산역·공덕역 주변 주차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주차 공간을 구하지 못한 관람객들이 인근 아파트 주차장을 찾을 것에 대비해 일부 여의도 일대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행사 기간 방문 차량의 입차를 전면 금지했다. 입주민들에게도 지인 차량 주차 등록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강공원에 붙은 플레카드
[서울시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4/mk/20260904070003745dlhs.jpg)
한강공원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인 데다 티켓처럼 판매자와 구매자를 특정하기도 쉽지 않다. 자리를 맡아놓는 행위 자체를 상행위로 규정해 처벌할 명확한 법적 근거도 부족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원에서 누군가 밤새 앉아 있다고 규제할 수 없는 것처럼 설치물도 아닌 돗자리를 규제할 법적 근거도, 제재할 수도 없다”며 “티켓은 암표 거래를 포착할 수 있지만 자리 선점으로 상행위하는 현장을 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규제가 쉽지 않다 보니 서울시는 경고성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구두 계도를 하는 한편 중고거래 플랫폼에 관련 게시글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사적 영업 공간인 호텔이나 카페와 달리 한강공원은 공공재라 문제가 되지만, 강제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워 도덕성에 호소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주최 측인 한화 관계자도 “중고거래 사이트를 자체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플랫폼 측에 신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불꽃축제처럼 대규모 행사가 예정된 경우 한강공원 이용관리 조례 등을 개정해 행사 하루 전부터 자리 선점을 금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논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불꽃축제 특수를 노린 상술은 한강공원 밖에서도 이어진다.
불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강공원 인근 카페와 레스토랑들은 전야제와 본행사가 열리는 4~5일에 맞춰 운영 방식을 바꾸거나 별도 상품을 내놓고 있다.
마포역 인근의 한강 전망 카페는 행사 당일인 5일 오후 4시까지만 정상 운영한다. 이후 손님을 모두 퇴장시킨 뒤 오후 5시부터 선착순으로 다시 입장객을 받을 예정이다.
한강공원 인근 한 레스토랑은 불꽃축제가 잘 보이는 VIP 좌석을 2석에 6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공짜로 볼 수 있는 불꽃을 보기 위해선 ‘명당’을 돈 주고 사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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