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이어 전기차 심장까지”… 현대모비스, 유럽 생산망 풀액셀

이현미 2026. 9. 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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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이 초기 보급 단계를 지나 대중화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를 얼마나 빨리 내놓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내연기관차와 견줄 만한 가격에 충분한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 속도, 높은 전력 효율을 갖추는 것이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조건이 됐다.

이 사장은 "노바키 PE시스템 공장을 유럽 내 전동화 핵심 거점으로 안착시키겠다"며 "현대모비스 PE시스템을 장착한 글로벌 완성차 전략모델들이 유럽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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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전동화 新공장 가동
현지 첫 PE 시스템 생산 거점
2500억 투자… 年 28만개 양산
체코·스페인 잇는 전동화 라인
글로벌 완성차 수주 확대 조준
운송 비용·재고 부담 해소 기대

전기차 시장이 초기 보급 단계를 지나 대중화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를 얼마나 빨리 내놓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내연기관차와 견줄 만한 가격에 충분한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 속도, 높은 전력 효율을 갖추는 것이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조건이 됐다.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오른쪽)가 2일(현지시간) 현대모비스 노바키 신공장 가동 기념행사에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은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현대모비스 제공
다만 전기차 수요가 아직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데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면서 한국 업체들의 가격·수주 경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업계에는 비용과 납기를 줄일 수 있는 현지 생산능력과 여러 차종에 적용할 수 있는 독자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생존 과제로 떠올랐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의 심장’으로 불리는 PE(Power Electric·전기 구동)시스템의 유럽 첫 생산기지로 슬로바키아를 택하며 생산 현지화와 글로벌 고객 다변화를 동시에 시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트렌친주 노바키에서 PE시스템 신공장 가동 기념행사를 열고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과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데니사 사코바 경제부 장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PE시스템은 전기 모터와 전류를 변환하는 인버터, 모터의 회전 속도와 힘을 조절하는 감속기를 통합한 구동장치다. 내연기관차의 엔진과 변속기에 해당해 전기차의 출력과 주행 효율을 좌우한다.

현대모비스 제공
노바키 공장은 현대모비스가 유럽에 세운 첫 PE시스템 생산기지다. 약 10만6000㎡ 부지에 연면적 8500㎡ 규모로 조성됐으며 모터 핵심 부품인 스테이터와 인버터 등의 생산라인을 갖췄다. 약 2500억원이 투입됐으며 연간 최대 28만개의 PE시스템을 생산할 수 있다. 이번 가동으로 현대모비스는 유럽에서 배터리부터 구동장치까지 공급할 생산망을 갖추게 됐다. 체코와 스페인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관리시스템 등을 결합한 배터리시스템(BSA)을 양산하고 있다. 여기에 슬로바키아까지 유럽 내 전동화 생산거점을 3곳으로 늘렸다. 현대모비스의 스페인 공장이 폴크스바겐에 BSA를 공급하는 기지라면 노바키 공장은 PE시스템 분야에서 완성차 고객을 확보할 교두보로 활용할 전망이다. 슬로바키아에는 기아와 폴크스바겐, 스텔란티스, 재규어랜드로버 등 완성차 생산기지가 밀집해 있다. 고객사 가까이에서 생산하면 운송비와 재고 부담을 줄이고 설계 변경이나 품질 요구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 내 순수전기차 신규 등록은 122만890대로 늘었고,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15.6%에서 20.7%로 높아졌다. 동시에 중국산 자동차는 EU 판매의 7%까지 비중을 넓혔다. 전동화 수요에 대응하면서 원가 경쟁력까지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규석(오른쪽) 현대모비스 사장이 2일(현지시간) 노바키 신공장 가동 기념행사에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에게 PE시스템 생산라인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는 생산 현지화와 함께 PE시스템의 독자 상품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250㎾급 고성능 제품에 이어 지난 5월 160㎾급 범용 제품을 자체 개발했고, 소형차용 120㎾급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사 설계 제품을 주문받아 생산하는 데서 나아가 자체 설계한 표준 제품을 여러 완성차에 제안하겠다는 것이다. 설계부터 생산까지 맡아 부가가치와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2033년까지 핵심부품 매출에서 현대차·기아가 아닌 글로벌 완성차 고객 비중을 4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비계열 고객사 핵심부품 수주액은 91억7000만달러로 연간 목표를 23% 웃돌았다. 이 사장은 “노바키 PE시스템 공장을 유럽 내 전동화 핵심 거점으로 안착시키겠다”며 “현대모비스 PE시스템을 장착한 글로벌 완성차 전략모델들이 유럽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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