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는 삼성·하나는 한화…금융지주 '기업 베팅' 갈렸다

박소희 기자 2026. 9. 4.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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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금융지주가 대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빠르게 늘리는 가운데 그룹별 '베팅' 대상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KB금융은 삼성, 하나금융은 한화, 신한금융은 SK그룹에 가장 많은 자금을 공급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삼성·현대자동차·SK·한화·롯데·LG 등 6대 그룹에 대한 신용공여·익스포저 합계는 109조7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97조1390억원보다 12.9% 증가했다.

KB의 대기업 금융 포트폴리오가 삼성에 가장 큰 축을 두면서도 최근에는 한화 쪽으로 무게를 더하는 흐름이 나타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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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삼성 7조원·하나 한화 6.2조원…신한은 SK·롯데에 6조원대
반도체·AI·방산·조선 등 첨단 투자 확대에 대기업 신용공여도 재편
 하나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KB금융지주 사옥. [출처=각 사]

국내 주요 금융지주가 대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빠르게 늘리는 가운데 그룹별 '베팅' 대상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KB금융은 삼성, 하나금융은 한화, 신한금융은 SK그룹에 가장 많은 자금을 공급했다.

반도체·인공지능(AI)부터 방산·조선, 자동차까지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금융지주의 기업금융 포트폴리오에도 각자의 색깔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삼성·현대자동차·SK·한화·롯데·LG 등 6대 그룹에 대한 신용공여·익스포저 합계는 109조7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97조1390억원보다 12.9% 증가했다. 1년 사이 12조5765억원이 불어난 셈이다.

특히 한화·현대차·SK에 대한 증가분만 9조6288억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76.6%를 차지했다. 기업의 투자 확대에 맞춰 금융지주가 기업금융을 늘리는 가운데 자금이 집중되는 그룹도 달라진 셈이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이 가장 큰 신용공여를 제공한 곳은 삼성그룹이다. KB금융 반기보고서를 보면 지난 6월 말 삼성그룹에 대한 신용공여는 7조110억원으로 6대 그룹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어 SK 5조6650억원, 한화 5조1690억원, 현대차 3조8210억원, 롯데 3조5170억원, LG 2조830억원 순이었다.

삼성에 대한 신용공여는 지난해 말 6조7230억원에서 반년 만에 4.3%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SK는 5조8610억원에서 3.3% 줄었다. 한화는 4조6560억원에서 5조1690억원으로 11.0%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개별 기업에서도 삼성 비중이 두드러진다. KB금융의 상위 차주 가운데 삼성전자가 1조948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KB의 대기업 금융 포트폴리오가 삼성에 가장 큰 축을 두면서도 최근에는 한화 쪽으로 무게를 더하는 흐름이 나타난 셈이다.

◆하나는 '한화'…6조2218억원으로 압도적

하나금융의 선택은 한화였다. 하나금융의 한화그룹 신용공여액은 지난 6월 말 6조2218억원으로 그룹 내 주채무계열 가운데 가장 컸다. SK가 5조4159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삼성 4조5426억원, 현대차 4조4784억원, 롯데 3조9353억원, LG 2조9911억원 순이었다.

하나금융의 한화 신용공여는 올해 들어서도 빠르게 늘었다. 1분기 말 5조9856억원에서 석 달 만에 2362억원 증가해 6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4대 금융 전체가 한화그룹에 공급한 신용공여·익스포저가 20조8003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나금융 몫만 약 29.9%에 달한다. 개별 차주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선명하다. 하나금융의 상위 20대 차주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4926억원, 한화솔루션 1조280억원, ㈜한화 8939억원 등이 포함됐다. 세 회사만 합쳐도 3조4145억원이다.

한화그룹은 4대 금융의 대기업 자금 공급 확대를 이끈 핵심 축이기도 하다. 4대 금융의 한화 익스포저는 지난해 상반기 15조678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0조8003억원으로 32.7% 증가했다. 1년 새 늘어난 금액만 5조1223억원으로 6대 그룹 가운데 가장 컸다.

◆신한은 SK·롯데…삼성보다 많았다

신한금융의 6월 말 주채무계열 익스포저는 SK가 6조511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롯데가 6조4328억원으로 불과 782억원 차이로 뒤를 이었고 삼성 6조2050억원, 현대차 5조6704억원, 한화 5조2859억원, LG 3조9390억원 순이었다. KB에서 삼성, 하나에서 한화가 비교적 확실한 1위를 차지한 것과 달리 신한은 SK·롯데·삼성이 모두 6조원대로 구성돼있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신한의 SK 익스포저는 4조6617억원이었다. 불과 3개월 만에 1조8493억원, 39.7% 증가하며 삼성과 롯데를 제치고 최대 익스포저 그룹으로 올라섰다. 반면 삼성은 1분기 8조897억원에서 6월 말 6조2050억원으로 23.3% 감소했다. 1분기 말 현대차 5조2607억원, 한화 4조8466억원, LG 3조2401억원 등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신한의 대기업 포트폴리오 조정 폭이 상당했다.

다만 신한금융의 경우 KB·하나의 '금융지주회사법상 신용공여'와 달리 원화·외화대출뿐 아니라 유가증권과 지급보증 등을 포함한 '익스포저' 기준이다. 신한은 기준 익스포저를 재무상태표 기준 운용잔액에 원본보전율을 반영하고 미사용한도를 제외한 금액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화그룹에 금융지주 자금 20조8003억원…증가세 가팔라

기업그룹별로 보면 상반기 6대 그룹 가운데 4대 금융의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삼성으로 23조2204억원이었다. 이어 SK 21조9790억원, 한화 20조8003억원, 현대차 16조8070억원, 롯데 16조4183억원, LG 10조4904억원 순이다. 삼성은 반도체· AI 투자를 늘리고 있고 한화는 방산, 조선에 베팅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동화와 미래 모빌리티 투자에 집중한다.

그러나 증가 속도로 보면 한화가 압도적이다. 한화는 전년 동기보다 32.7% 늘었고 현대차도 14조4961억원에서 16조8070억원으로 15.9% 증가했다. SK 역시 19조7834억원에서 21조9790억원으로 11.1%, 삼성은 21조1152억원에서 23조2204억원으로 10.0% 늘었다. 롯데는 5.6% 증가한 반면 LG는 0.2% 감소했다.

최근 금융지주들은 '생산적 금융'을 통해 가계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을 줄이고 기업대출과 첨단산업·신성장 분야에 자본을 더 배분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의 기업금융 경쟁도 대출 잔액을 늘리는 데서 벗어나 은행·증권·캐피탈 등 계열사를 묶어 자금조달 전반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기업금융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특히 반도체와 AI, 방산, 조선, 미래차처럼 대규모 자금이 장기간 투입되는 산업은 은행 대출뿐 아니라 지급보증과 인수금융, 회사채·유가증권 투자 등 그룹 차원의 금융 지원 수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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