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의 흔적 지우고 희망 세우는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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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에 대응하는 일은 피해가 발생한 뒤 복구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일환인 '기후회복력을 위한 Build Hope(희망 쌓기)!' 캠페인은 재난 예방부터 긴급구호, 피해복구와 생활기반 회복까지 아우른다.
응급 복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주민들이 다시 일상을 되찾도록 힘을 보탠 것이다.
해외에서도 지난 8월 10일 발생한 콜롬비아 지진을 포함해 미국 허리케인·토네이도, 네팔 지진, 통가 해저화산 폭발, 필리핀 화재와 태풍, 페루 엘니뇨 피해 등 재난 현장에서 구호품을 전달하고 복구 활동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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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17일 사흘간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휩쓴 경남 거제와 통영에서도 복구활동이 이어졌다. 비가 그친 직후 18~20일 연인원 930명이 침수 주택과 농가, 상가, 도로에 쌓인 토사와 폐기물을 치우며 주민들의 일상 회복을 도왔다.
거제·통영 곳곳서 피해 상황에 맞춘 복구
거제에는 8월 17일 하루에만 654.3㎜의 비가 쏟아졌다. 1972년 거제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일강수량이다. 8월 15~17일 누적 강수량은 거제 907㎜, 통영 745㎜였는데, 이는 평년 여름철 전체 강수량과 맞먹는 수치다. 폭우로 산사태와 토사 유출, 하천 범람, 주택 침수가 잇따랐다. 경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으며, 645세대 119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하나님의 교회는 수해 발생 직후 읍·면·동장 등과 협의해 피해가 크고 복구 인력이 부족한 곳부터 지원에 나섰다. 거제와 통영 지역 신자들을 중심으로 시작한 복구 활동에 진주·창원·거창·사천·고성·남해·함양 등 인근 지역 신자들의 참여가 더해졌다.
복구활동은 거제시 둔덕면·남부면·장평동을 시작으로 연초면·일운면·덕포동·옥포동, 통영시 산양읍·광도면 등으로 확대됐다. 해안가 저지대와 하천 인근, 산기슭 등 지역별로 피해 양상이 달랐던 만큼 현장 상황에 따라 필요한 작업도 제각각이었다.
19일 거제시 연초면의 한 비닐하우스 농장도 상황이 심각했다.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전기도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농장주 가족과 직원들이 입구 쪽 창고에서 오염된 물건을 바깥으로 옮기고 있었다. 하나님의 교회 봉사자들은 주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복구작업에 착수했다. 하우스 내부에 두껍게 쌓인 진흙을 삽으로 퍼내 수레에 실어 날랐다. 진흙을 걷어낼수록 막혀 있던 통로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봉사자들은 농장주 가족이 생활공간으로 쓰던 컨테이너에서 물에 젖은 가구와 가재도구 등을 꺼내고 바닥에 남은 진흙과 오물을 걸레와 스펀지로 닦아냈다.
농장주 김용구(69) 씨는 “잠시 외출한 사이 농장 뒤편 둑이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물이 들이쳤다”며 “농장은 크게 망가졌지만 가족들이 무사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까마득했는데 많은 분이 일손을 보태줘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거제시 일운면에서 복구에 참여한 이상애(50) 씨는 “마을 어르신들이 추억이 담긴 물건과 자녀들에게 나눠주려고 정성껏 마련해 두신 먹거리, 살림살이를 잃고 허망해하시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복구가 진행되면서 굳어 있던 주민들이 조금씩 웃음을 되찾는 것을 봤다. 한 어르신은 고맙다며 제 얼굴의 땀을 직접 닦아주셨다. 우리의 작은 손길이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통영시 산양읍에도 온정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마을 저수지에서 바다로 연결되는 하천의 제방 일부가 무너지면서 인근 주택들이 침수된 상황이었다. 마을 골목에는 물에 젖고 파손돼 더는 쓰기 어려운 냉장고와 선풍기, 옷장 등 가재도구가 가득 쌓여 있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조영진(54) 씨는 “생전 처음 겪는 일에 너무 막막했다. 혼자라면 며칠이 걸렸을 복구작업을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반나절 만에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주민 윤복임(82) 씨도 “엉망으로 된 집을 아무런 대가 없이 깨끗하게 정리해줬다.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다”고 전했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수해 복구에는 장비뿐 아니라 사람의 손길이 절실하다”며 “지역 곳곳의 피해가 큰 상황에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이 현장을 찾아줘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거제시 연초면에서 주택 복구에 동참한 한은진 거제시의원도 “젊은 분들이 지역 일에 관심을 갖고 현장에 나와 주민들과 어우러지는 모습 자체가 긍정적인 가치를 전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재호 연초면장은 봉사자들을 보며 “이렇게 많이 오실 줄 몰랐다. 시름에 잠겨 있는 농민들이 희망을 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복구에는 과거 재난 현장을 경험한 봉사자들도 참여했다. 권동태(57) 씨는 2003년 태풍 매미 때부터 20년 넘게 재난 현장 봉사를 이어왔다. 그는 “거제와 통영의 피해 소식을 접하자마자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랫동안 봉사하면서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고,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 피해 주민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선희(49) 씨는 “해마다 여러 지역의 복구 현장을 찾으면서 재난 피해의 심각성을 체감한다”며 “이번에도 직접 봉사하고, 함께한 봉사자들이 이재민을 위해 땀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웃을 가족처럼 여기는 ‘어머니 사랑’이 이런 마음이구나 하고 느꼈다”고 말했다.
재난 전 예방하고, 이후에는 적극 대응
하나님의 교회는 ‘어머니 지구 회복(Mother Earth Recovery)’ 이니셔티브를 통해 환경보호와 재난 대응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이니셔티브는 기후재난과 환경 훼손으로 약해진 지구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해 ‘어머니 마음’으로 진행하는 공동 실천 활동이다. 그 일환인 ‘기후회복력을 위한 Build Hope(희망 쌓기)!’ 캠페인은 재난 예방부터 긴급구호, 피해복구와 생활기반 회복까지 아우른다. 이번 경남권 수해 복구도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여름 수해 현장에도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이 나섰다. 이들은 경남 산청과 충남 당진, 전남 광주 등에서 수해복구를 도왔다. 오염된 벽지와 장판 등 침수 흔적이 남아 곧바로 생활하기 어려운 일부 가정에는 도배와 장판 교체도 지원했다. 응급 복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주민들이 다시 일상을 되찾도록 힘을 보탠 것이다.
장마철에 대비한 빗물 배수구 정비도 4년째 지속적으로 전개해왔다. 배수구가 막히면 집중호우 때 도로나 주택가 침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사전에 배수 기능을 확보해 피해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올해 6~7월 국내외에서 93차례 진행했다. 6월 28일 부산 신평역 일대에서 정비 활동에 참여한 이성권 국회의원은 “배수로를 정비하는 활동은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의 교회 봉사에는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함께 담겨 있어 더욱 감동적”이라고 덧붙였다.

풍부한 수자원으로 알려진 아마존도 기후변화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주 우루카라시 지역 주민들은 물 부족과 수질 오염으로 식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나님의 교회는 지역주민들이 보다 깨끗한 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8월 말, 물 펌프 3대를 지원했다. 지속적인 식수 이용 기반을 마련한 것에 대해 아마조나스주와 우루카라시 관계자들도 감사를 표했다.
하나님의 교회는 기후재난뿐 아니라 각종 사회·자연재난 현장에서도 구호활동을 펼쳐왔다. 국내에서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를 비롯해 대구 지하철 화재, 세월호 침몰, 포항 지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등 대형 재난 때 구호물품과 무료 급식, 성금 기탁, 피해 복구 등 상황에 맞는 지원에 나섰다. 해외에서도 지난 8월 10일 발생한 콜롬비아 지진을 포함해 미국 허리케인·토네이도, 네팔 지진, 통가 해저화산 폭발, 필리핀 화재와 태풍, 페루 엘니뇨 피해 등 재난 현장에서 구호품을 전달하고 복구 활동을 전개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 곁을 지키는 것은 재난의 아픔을 딛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나누는 일이다. 하나님의 교회가 국내외에서 펼쳐온 재난대응 활동은 피해 주민들이 삶의 기반을 재건하도록 돕고,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함께 돌보는 지역사회의 연대를 키우고 있다.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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