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성평등부 세종 간다, 내년부터 정부 대이동
공공기관 350여곳 지방 순차 이전
109개 기관은 통폐합해 감축 결정

정부가 내년 법무부, 성평등가족부 등을 시작으로 서울이나 경기 과천 소재 정부 부처와 수사기관의 세종특별자치시 이전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3일 밝혔다.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곳의 지방 이전도 내년부터 시작된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 ‘행정·공공기관 이전 계획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방안’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은 2027년 상반기부터 이전 규모 및 파급 효과가 큰 기관부터 우선적으로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내년 상반기 이전 대상 기관으로 법무부, 성평등가족부를 예시하며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분리되는) 검찰청, 경찰청 등 별도 청사가 필요한 기관은 청사 신축 이후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윤 장관은 “외교부와 통일부의 경우 2030년 대통령실 이전, 2033년 입법부 분원 개원 등 시기에 맞춰 이전이 검토될 것”이라고 했다. 성평등가족부와 함께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금융위원회 등도 이전 검토 대상이다.

정부는 이날 525개 공공기관 중 수도권에 본사를 둔 350여 곳의 지방 이전 계획도 밝혔다. 산업은행 등 정부 지정 공공기관뿐 아니라 금융감독원 등 정부가 공공기관 지정을 보류해 놓은 기관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한 총리는 “잔류 최소화 원칙하에 2027년부터 이전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이전 기관 임직원들의 불편이 없도록 이전 및 주거 지원 비용도 두텁게 지원하고, 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연말까지 세종이나 수도권 외 지역으로 이전할 구체적인 대상 기관을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발전 5사를 한국발전으로, 석유공사·가스공사를 에너지자원공사로 통합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공기관 109곳을 줄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택지개발·주택건설 회사와 주거복지를 각각 전담하는 두 곳으로 쪼개기로 했다.
◇공소청·중수청·경찰청은 청사 신축 후 세종으로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등을 둘러싼 이번 이전 계획은 기획재정부(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의 전신)와 국무조정실 등 정부 부처와 150여 공공기관이 수도권 외 지역 혁신도시로 이전한 2010년대 1차 정부 부처·공공기관 이전과 규모나 강도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법무·외교·통일 등 중앙 부처와 함께 공소청·경찰청 등 수사기관이 이전 대상에 포함돼 행정부 소속 대부분의 기관이 수도권을 떠나기 때문이다. 이전 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공공기관 중에는 산업은행, 금융감독원 등 시장 영향력이 큰 기관도 상당수 있다.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국회 세종 분원도 각각 2030년, 2033년 마련된다.

정부의 이전 의지도 강하다. 수도권에서 정부서울·과천청사에 입주해 있거나 별도 청사를 쓰는 중앙행정기관은 외교·통일·법무·국방·성평등가족부와 대검찰청·방위사업청·경찰청, 방송미디어통신·금융·개인정보보호·원자력안전위원회, 감사원 등이다. 대통령·총리 직속 각종 자문위원회 다수도 서울에 있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이 기관들을 예외 없이 세종 이전 검토 대상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행복도시법에 따른 이전 대상에서 빠져 있는 기관들도 이전 대상으로 확정되면 법을 고쳐 이전하기로 했다. 또 청사가 신축될 때까지 미루지 않고, 민간 건물을 임시 청사로 쓰게 하는 방식으로 이전을 서두르고, 중장기적으로는 청사도 더 지을 예정이다.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서도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반드시 남아 있어야 할 기관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이전 대상에 포함하겠다”며 “1차 이전 당시 적용했던 잔류 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어 “1차 이전 때와 같이 청사 신축을 기다리지 않고 민간건물 임차 등을 활용해 내년부터 선도 이전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지원 수준을 대폭 높이되 더 멀리, 더 빨리 이전하는 기관을 두텁게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한 총리는 “서울시 등 수도권에는 경제·문화·국제교류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비전과 발전 방향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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