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가 들려주는 재테크 이야기]장기적 관점의 달러자산 분할 매수·리밸런싱 강조

서정혜 기자 2026. 9. 4.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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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환율의 방향보다 중요한 자산배분 원칙
▲ 박은희 BNK경남은행 야음동금융센터 선임PB
"달러, 지금 사도 될까요?"

환율이 크게 움직일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듣는 질문이다. 최근에는 이 질문이 더욱 잦아졌다. 최근 3개월 사이 원·달러 환율이 6월5일 장중 최고 1561.50원에서 9월3일(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 1359.3원 수준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다. 고점 대비 200원 넘게 하락하면서 이제 관심은 '달러를 살 것인가'보다 '언제 사야 할 것인가'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의 마음은 늘 쉽지 않다. 환율이 오르면 더 오를 것 같아 서두르게 되고, 막상 내려오면 더 떨어질 것 같아 망설이게 된다. 결국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가격 자체보다 가격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일 때가 많다.

그래서 달러 투자에서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환율이 얼마나 더 내려갈까요?'가 아니라 '내 자산에 왜 달러가 필요한가?'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소득과 자산은 대부분 원화에 집중돼 있다. 예금은 물론 부동산과 국내 주식까지 원화 자산의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다. 이런 포트폴리오에서 달러 자산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환차익을 얻기 위한 투자를 넘어 통화와 투자 지역을 분산해 전체 자산의 위험을 낮추는 의미가 있다.

달러 투자는 환율을 예측해 한 번에 매수하기보다 목표 비중을 정하고 분할 매수와 리밸런싱을 활용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환율이 충분히 낮아졌을 때 조금씩 비중을 늘리고, 반대로 환율이 크게 올라 달러 자산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면 일부를 줄여 원래의 자산배분 비중으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달러 예금뿐만 아니라 미국 주식과 ETF 미국 국채 등으로 나눠 투자하면 통화 분산과 자산군 분산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상품 하나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의 투자 목적과 위험 감내 수준에 맞게 적절히 조합하는 것이다.

해외투자에서는 환헤지와 환오픈 여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환오픈은 해외자산의 수익률과 함께 환율 변동의 영향까지 그대로 받는 방식이다. 달러가 강해지면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화가 강해질 경우에는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환헤지는 환율 변동의 영향을 일정 부분 줄여 투자자산 자체의 성과에 보다 집중하는 방식이다. 다만 환헤지에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항상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장기적인 달러 자산 보유와 통화 분산을 목적으로 해외주식이나 ETF에 투자한다면 환오픈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반면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중시하는 해외 채권 투자에서는 환헤지를 활용해 환율 변동성을 줄이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환헤지 여부 역시 시장 전망보다는 투자 목적과 투자 기간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랫동안 금리와 환율의 여러 사이클을 경험하며 고객 자산의 변화를 지켜본 결과,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시장을 맞히는 능력보다 투자 목적과 자산 상황에 맞는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을 급하게 움직이기보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분할 매수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고객일수록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도 상대적이고 안정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달러 투자도 다르지 않다. 달러를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날을 기다리기보다 먼저 내 자산이 원화에 얼마나 치우쳐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좋은 자산관리는 환율의 방향을 정확히 맞히는 것이 아니라, 예상과 다른 시장이 찾아와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자신만의 자산배분 원칙을 세우는 것에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