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는 없앴지만… 정비·충전 인력 더 필요

실리콘밸리/강다은 특파원 2026. 9. 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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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은의 실리콘밸리 씬]
美 최대 로보택시 차고지 가보니
1일(현지 시각) 오후 6시쯤 미국 샌프란시스코 톨랜드 거리의 웨이모 차고지 인근 주차장에 최근 새로 도입된 모델 '오하이' 50여대가 주차돼있다. /강다은 특파원
1일(현지 시각) 오후 6시쯤 미국 샌프란시스코 톨랜드 거리의 웨이모 차고지에서 로보(무인) 택시가 '출근'하고 있다. /강다은 특파원

지난 1일(현지 시각) 오후 6시쯤 미국 샌프란시스코 톨랜드 거리에 있는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의 차고지. 닫힌 철망 문이 1~2분마다 쉴 새 없이 열렸고,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흰색 차량들이 그때마다 들어오고 나갔다.

이곳은 웨이모의 로보(무인) 택시가 충전과 청소, 정비를 거쳐 다시 도로로 나가는 곳이다. 로보 택시가 출퇴근하는 집인 셈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에 따르면 현재 이곳엔 충전용 주차 공간만 159곳이 있다. 차고지 철망 안쪽엔 재규어 I-페이스와 차세대 로보 택시 ‘오하이(Ojai)’가 빼곡했다.

로보 택시 운전석에는 사람이 없지만, 수백~수천 대의 로보 택시를 실제로 굴리려면 더 많은 사람과 시설, 전력이 필요하다. 운전자를 없애는 기술인데도 역설적으로 더 큰 인적·물리적 인프라를 요구하는 셈이다. 로보 택시가 더 대중화될수록 기술이 아닌 인프라 부족이 서비스 확대에 병목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AI 데이터센터처럼 이런 인프라가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운전자 없앴더니, 정비인력·거대 차고지 필요해져

톨랜드 거리 차고지는 현재 미국에서 운영하는 로보 택시 시설 중에서도 최대 규모다. 본래는 트럭 터미널로 쓰였다. 웨이모는 2020년 이곳을 자율주행 전기차 수리·정비와 충전 시설로 개조했다. 웨이모는 현재 이곳 외에도 베이에만 차고지를 여러 곳 두고 차량 관리를 하고 있다. 이 지역 로보 택시가 1000대가량으로 늘어나자 관련 인프라도 확장되고 있다.

‘무인’ 택시 차고지는 아이러니하게도 상당한 인력을 필요로 한다. 차고지에서는 차량이 들어올 때마다 충전기를 연결하고, 청소하고, 각종 센서와 차량 상태를 점검해야 해서다. 이날 차량 운전석에서 각종 점검을 하던 한 직원은 “청소부터 엔지니어링, 정비까지 다양한 인력이 이곳에서 일한다”고 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곳에만 60~100명이 일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차량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엔지니어들도 대거 필요하다.

차고지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웨이모는 최근 덴버와 샌디에이고, 탬파에서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완전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서비스 도시를 14곳으로 늘렸다.

아마존의 자율 주행 자회사 ‘죽스’도 라스베이거스에서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엔 샌디에이고와 휴스턴 등으로 시험 운행 지역을 넓히고 있다. 테슬라도 로보 택시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인프라 확보는 서비스 확대 여부를 좌우하게 된다. 로보 택시 수요가 많은 대도시에선 넓은 부지와 충전 시설,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기술 개발보다 더 까다로운 문제일 수 있어서다. 미 악시오스는 “웨이모, 테슬라, 우버 같은 기업들은 로보 택시 운행 계획을 발표하기 훨씬 전부터, 자율 주행차 정비 차고지와 충전 허브를 위한 최적의 부지를 선점하기 위해 물밑에서 경쟁해왔다”면서 “도시에 차량을 투입하는 것은 쉽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지역 사회와의 ‘갈등’도

차고지가 늘면서 지역사회와 갈등도 생겨나고 있다. 24시간 무인 차량이 드나들다 보니 소음과 빛, 교통 문제가 빚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인근 주거 지역에선 웨이모 야간 충전 운영 시간을 둘러싸고 소송까지 벌어졌다. 법원은 지난 7월 “웨이모 시설에서 발생하는 야간 소음과 조명, 차량 통행이 주민들에게 끼치는 피해가 크다”며 “심야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라”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앞서 2024년 샌프란시스코에선 주차장에 새벽마다 무인 택시들이 경적을 울려 인근 주민들이 수면 방해를 호소하는 일도 있었다.

논란을 의식한 듯 현재 웨이모의 톨랜드 거리 차고지는 주거지와 멀리 떨어진 인적 드문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주변에 주택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기업 창고 또는 제조 시설 등만 눈에 띄었다.

1일(현지 시각) 오후 6시쯤 미국 샌프란시스코 톨랜드 거리의 웨이모 차고지에서 한 직원이 로보(무인) 택시 운전석에서 차량을 정비하고 있다. /강다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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