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시숙소로 외진 펜션·모텔 뿐…5살 딸 워킹맘 '갈 곳' 없었다

양정진 기자 2026. 9. 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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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정폭력에 시달려 온 고인은 경찰로부터 두 차례 임시숙소를 안내받았습니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며 다섯 살 딸을 키우는 엄마가 선택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없었습니다. 단기 숙소는 취사시설이 없는 모텔이거나 외진 펜션뿐이었고, 장기쉼터를 가려면 일상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어서 양정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숨진 여성은 지난해부터 네 차례 남편의 가정폭력을 신고했습니다.

지난 5월 마지막 신고 직후 경찰은 임시 숙소를 안내했습니다.

하지만 거주지가 있는 수원 장안경찰서의 관내 숙소는 모텔 한 곳과 호텔 한 곳.

길어야 닷새 정도 머무는 단기 숙소였습니다.

여성은 이를 거절하고 남편이 모르는 경기 광주의 친척 집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피해 여성 남동생 : 들어가 봤자 며칠 내에 바로 나와야 되는 거니까. 그래서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해 가지고 거절을 한 게 아닌가…]

그러다 지난달 이혼 소장에 적힌 주소를 통해 거주지가 남편에게 노출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두려움을 느낀 여성은 경찰을 찾았고, 다시 임시숙소를 안내받았습니다.

하지만 관할인 광주경찰서의 숙소 역시 모텔 두 곳과 외진 곳에 있는 펜션 한 곳뿐이었습니다.

펜션은 주변에 식당조차 없고, 모텔은 취사시설도 없습니다.

다섯 살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서울로 출근해야 했던 여성은 이번에도 이용을 거부했습니다.

유족들은 "임시 숙소가 직장, 어린이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기존 생활을 포기하거나 크게 바꿔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고인이 원했던 것은 특별한 보호가 아니라 가해자의 위협 속에서도 평범한 일상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보다 안전하고 오래 머물 수 있는 장기 쉼터도 있었지만, 광주에는 시설이 없어 다른 지역으로 가야 했고 일부 시설은 외출에도 제한이 있었습니다.

[피해 여성 남동생 : 사회생활이나 아이 어린이집 등·하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생 거기에서 사는 것도 아니고, 사건이 끝나고 나오면 또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기니까.]

어린 딸을 둔 '워킹맘'은 결국 친척 집에 남았고 그곳에서 변을 당했습니다.

[영상취재 이우재 장후원 영상편집 김영석 영상디자인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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