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전차 ‘한국어 문서’에 불만”…폴란드와 갈등 폭발한 이유 [밀리터리+]

송현서 2026. 9. 3. 19: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K2 흑표 전차 28대를 차질 없이 납품한 가운데, 기술 이전을 둘러싸고 한국과 폴란드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2일(현지시간) "폴란드와 한국은 K2 전차의 국산화 세부 사항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며 "이로 인해 2028년 현지 생산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이 기술 공유에 소극적이며, 필요한 문서 중 일부는 현재 한국어로만 제공된다는 점이 지적된다"면서 "이에 따라 2028년 생산 개시 예정인 K2PL의 폴란드 현지화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폴란드 매체 “K2의 현지화 두고 현대로템과 갈등”
-“주요 부품 생산 거점 두고 이견”
-“주요 기술 문서 ‘한국어 버전’으로만 제공해 불만”

[서울신문 나우뉴스]

K2 전차 현대로템 제공. AI 생성 이미지

최근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K2 흑표 전차 28대를 차질 없이 납품한 가운데, 기술 이전을 둘러싸고 한국과 폴란드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2일(현지시간) “폴란드와 한국은 K2 전차의 국산화 세부 사항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며 “이로 인해 2028년 현지 생산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2차 실행계약 물량 총 180대 중 초도 물량 28대는 이미 인도가 완료됐으며, 현대로템은 나머지 후속 물량 중 64대를 생산하기 위한 기술 이전 협의 및 현지 공장 세팅을 준비 중이다.

폴란드 통신사 르제츠포스폴리타 역시 자체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갈등의 원인 중 하나는 엔진과 변속기 등 전차 파워팩의 정비 거점이다.

한국 측은 전차 차체 생산 거점인 부마르-와벵디 공장을 선호하지만, 폴란드 측은 폴란드 국영 방산시업인 군용 자동차공장(WZM)을 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제츠포스폴리타 보도에 따르면 WZM 측은 현대로템 관계자들의 자사 부지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주요 부품 생산을 위해서는 공장이 설비와 생산라인을 사전에 점검해야 하는데 WZM 측이 한국 측 관계자들의 공장 출입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이 배경에는 현대로템과 WZM·폴란드 방산업계 사이에 쌓인 갈등과 불신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현대로템과 WZM 등은 K2 전차의 폴란드 현지 버전인 K2PL 사업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나 이후 기존 협력 체계가 해체됐다. 이 과정에서 ‘주요 협력 조건에 관한 합의서’를 둘러싼 이견이 발생하면서 양측 사이에 상당한 불신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생산 공장 갈등은 곧 비용의 문제

현대로템과 WZM의 갈등은 곧 K2 전차 현지화와 관련한 비용 문제로도 이어졌다.

K2 전차를 현지에서 생산하거나 엔진을 정비하려면 기존 공장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정비에 필요한 장비와 시설을 새로 설치하거나 개조해야 한다.

2026년 8월 15일(현지시간) 폴란드군의 날 열병식에서 수도 바르샤바 거리를 질주하는 K2 전차의 모습. SNS 캡처

따라서 한국 측은 생산 공장을 K2 전차 현지화 사업에 맞게 바꾸는 데 정확히 얼마가 드는지 파악해야 투자 규모와 비용 분담 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WZM이 관련 비용 자료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한국 측에서는 현지화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정확하게 계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일부 현지 부품 협력사들은 K2PL 생산 비용이 예상보다 높아질 것을 우려해 사업 참여 재검토를 시사하기도 했다.

더불어 현지 MRO(유지보수·정비) 인력 양성 교육과 라이선스 비용 산정을 두고도 폴란드 일각에서 부담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기술 이전에 소극적”

폴란드 언론과 업계에서는 한국 측이 K2 전차 기술 이전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핵심 지식재산권(IP) 보호 규정이 모호한 데다 한국 측이 국가 핵심 방산 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해 일부 문서를 한국어로만 제공한다는 것이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폴란드 측은 사업 개발 비용이 너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한국은 이 문제에 대한 협상 과정에서 그다지 유연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K2 전차. 현대로템 제공

이어 “한국이 기술 공유에 소극적이며, 필요한 문서 중 일부는 현재 한국어로만 제공된다는 점이 지적된다”면서 “이에 따라 2028년 생산 개시 예정인 K2PL의 폴란드 현지화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해당 매체는 이번 사례가 군사 장비의 현지 생산에 따르는 어려움을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정부 차원에서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사업 세부 사항의 이행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해 사업 일정 전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군사·방산 전문가인 안드리 타라센코는 “‘한국어 문서’를 둘러싼 번역 인력 부족이나 주계약자 선정 갈등 등은 표면적인 핑계에 불과하다”며 “이번 사례는 해외 무기체계를 도입할 때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기술 종속 우려와 지분 확보를 둘러싼 전형적인 이해관계의 충돌”이라고 분석했다.

2차 실행계약의 핵심은 K2PL

한편 폴란드군의 요구 성능에 맞춰 제작될 ‘개량형 K2 전차’ K2PL은 2차 실행계약에 포함돼 있다. 9조원 규모의 K2 전차 2차 공급 물량 180대 중 116대는 현대로템이 생산해 공급하는 K2GF이고, 나머지 64대는 현지에서 K2PL로 생산한다.

K2PL의 생산은 2차 실행계약의 핵심으로 꼽힌다. K2GF와 K2PL은 모두 한국산 K2 전차를 기반으로 하지만 방호력에서는 다소 큰 차이를 보인다.

2026년 8월 25일 폴란드에 도착한 K2 전차 28대 중 하나. 폴란드 국방부장관 제공

K2GF는 기본 K2의 복합장갑 등을 기반으로 하면서 필요에 따라 능동방호체계를 적용할 수 있는 구성인 반면, K2PL은 여기에 강화된 장갑을 추가해 전차 자체의 방탄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된다.

K2GF가 비교적 기동성을 중시한 기존 K2 계열의 구성이라면, K2PL은 무게가 늘어나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방호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다.

더불어 K2PL에는 능동방호체계(APS)와 드론 재머(ADS),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도 탑재될 예정이다.

폴란드가 장기적으로 1000대에 달하는 K2 전차 전력을 구축하고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K2PL의 현지 생산 체제를 조기에 안정적으로 구축해 신속한 전력 배치가 가능케 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요구된다.

송현서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