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늪’ 빠진 실손보험… 도수치료·영양주사 ‘얌체족’에 칼 뺀다

주형연 2026. 9. 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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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 비급여 과잉진료라는 늪에 빠졌다.

일부 동네 의원들은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먼저 확인한 뒤 치료 목적과 무관하게 미용이나 피로 해소 목적의 비급여 패키지를 권유하는 등 과잉 진료를 부추기고 있다.

비급여 영양주사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효능·효과에 부합하는 질병 치료 목적일 때만 실손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심사기준을 깐깐하게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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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실손손해율 110% 돌파 임박
금융당국·보험업계 공동 대응 구축
"선량한 가입자 보험료 폭탄 막아야"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 비급여 과잉진료라는 늪에 빠졌다. 일부 병·의원의 무분별한 과잉진료와 혜택을 남용하는 얌체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까지 겹치면서 손해율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어서다. 이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도수치료와 영양주사 등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을 중심으로 보험금 지급 기준을 대폭 강화하며 실손보험의 '비급여 누수' 차단에 나선다.

3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평균 110%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잠정 추산된다. 위험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가입자들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더 많아 보험사가 만성 적자를 내고 있다는 뜻이다.

만성 적자의 이면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 판매된 1~2세대 실손보험은 가입자의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적어 "병원에 가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과잉 의료이용의 뇌관이 됐다. 과거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되면서 일부 의료기관이 줄어든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할 수 있는 비급여 항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풍선효과까지 겹쳤다.

손해율 악화의 주범은 단연 '비급여 항목'이다. 그중에서도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비급여 영양주사(마늘주사·신데렐라주사 등)가 실손보험 누수의 3대 블랙홀로 지목된다.

일부 동네 의원들은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먼저 확인한 뒤 치료 목적과 무관하게 미용이나 피로 해소 목적의 비급여 패키지를 권유하는 등 과잉 진료를 부추기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소수의 병·의원과 의료쇼핑을 즐기는 일부 가입자의 짬짜미가 병원을 거의 가지 않는 대다수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폭탄)으로 직결되는 불합리한 구조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비급여 누수가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도 공동대응에 나섰다.

우선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과 협의해 '비급여 보험금 누수 방지 가이드라인'을 대폭 강화해 현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도수치료의 경우 일정 횟수 이상 치료를 받을 시 반드시 의학적인 상태 호전이 있다는 객관적 증빙(초음파·엑스레이 등)을 제출해야만 추가 보험금이 지급된다.

비급여 영양주사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효능·효과에 부합하는 질병 치료 목적일 때만 실손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심사기준을 깐깐하게 바꾼다. 브로커를 낀 조직적 보험사기 정황이 짙은 병원에 대해서는 당국과 업계가 합동 기획조사를 벌여 수사기관에 적극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보험금 지급 심사를 깐깐하게 하는 수요 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의료개혁과 맞물려 비급여 시장 자체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공급통제'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진료비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병원마다 천차만별인데다 표준화된 진료지침조차 없는 실정"이라며 "실손보험 정상화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통제를 넘어 보건당국 차원의 비급여 항목 표준화와 가격 가이드라인 등 근본적인 구조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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