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TV원가부담 커지자 ‘플랫폼’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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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사업의 수익원을 기존 하드웨어 판매 중심에서 광고·콘텐츠·서비스 등 플랫폼 영역으로 비중을 높이는 데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운영체제 기반 인공지능(AI) TV와 '삼성 TV 플러스'를 결합해 이용자 접점과 광고 사업을 키우고 있으며, LG전자는 웹OS를 타사 TV와 디스플레이로 확장하며 플랫폼 사업의 기반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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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판매 이후에도 수익 확보하는 전략으로…광고·콘텐츠 사업 강화
FAST 시장 향후 5년간 두배 성장 전망…TV 정체 속 성장동력 지목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사업의 수익원을 기존 하드웨어 판매 중심에서 광고·콘텐츠·서비스 등 플랫폼 영역으로 비중을 높이는 데 속도를 낸다. 메모리 등 부품 가격 인상으로 원가부담이 커지면서 자체 운영체제(OS)와 콘텐츠 생태계를 기반으로 TV 판매 이후에도 매출을 확보하는 사업 구조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판매한 TV를 지속적인 서비스 수익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운영체제 기반 인공지능(AI) TV와 '삼성 TV 플러스'를 결합해 이용자 접점과 광고 사업을 키우고 있으며, LG전자는 웹OS를 타사 TV와 디스플레이로 확장하며 플랫폼 사업의 기반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지난 5월 이원진 사장으로 VD(TV)사업부장 교체를 단행한 이후 플랫폼 사업 확대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 사장은 지난 2024년부터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을 역임하며 삼성전자 TV, 모바일 서비스 사업의 핵심 기반을 구축하고 글로벌 사업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단 평가를 받는다. 신임 VD사업부장으로서는 시장 정체기에 접어든 TV 사업에서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사업 구조를 플랫폼·서비스 영역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TV 세트 시장의 정체와 달리 커넥티드 TV(CTV) 광고·서비스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며, AI TV 기반 서비스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확보한 이용자 인프라를 토대로 시청 시간을 늘리고 광고 수익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단 설명이다.
회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무료 스트리밍 TV 서비스(FAST)인 삼성 TV 플러스의 올해 1월 발표 기준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가 1억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스트리밍 시간도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FAST 시장 규모는 지난해 58억달러 수준에서 향후 5년간 두 배가량 성장해 2030년 약 1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 기반 AdTec(애드테크) 플랫폼인 '삼성 Ads(애즈)'는 아마존 등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을 확대 중이다. 현재 글로벌 광고주 1600곳 이상이 입점해 있으며 국내 인터넷 TV 시청률 5위를 유지 중이다.
다우드 잭슨(Daoud Jackson) 옴디아 수석 연구원은 이날 서울 서초구에서 개최한 옴디아 코리아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지난해 기준 북미 CTV 광고 시장 매출은 하드웨어 매출 대비 80억달러가량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것이고, 다만 TV 제조사들이 확보하는 광고 매출 비중은 아직 전체 시장에서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플랫폼 사업은 수익성이 높은 비즈니스다. 분명 디바이스라는 기반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론 존재할 수 없었겠지만, 광고 사업은 막대한 마진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TV 광고는 매년 15% 수준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체 광고 시장 규모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도 실제 이러한 방향으로의 전환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CTV 광고는 노출 수는 적을지라도 보다 효과적인 타겟팅이 가능해짐에 따라 수익은 지속 창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웹OS 생태계 확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외부 제조사용 플랫폼인 '웹OS 허브'가 대표적으로, 회사는 지난해 6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생태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LG TV의 판매 실적과 별개로 다른 제조사의 제품을 통해서도 플랫폼 이용 기반을 넓힌단 계획이다. 현재 웹OS를 탑재한 전세계 디바이스 수는 2억~2억 6000만대 이상으로 늘었으며,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1억명을 돌파했다.
LG전자는 최신 웹OS 허브 3.0 버전에선 AI 기능과 LG채널, 게임 서비스를 결합하며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LG채널은 LG전자의 FAST 서비스로, 해당 서비스와 함께 VOD 콘텐츠와 광고 사업 수익이 전체 수익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는 이를 결합한 웹OS 3.0 허브로 향후 AI·데이터 기반의 생태계 확장을 추진한단 방침이다.
LG전자의 데이터 분석·광고 플랫폼 부문 미국 자회사인 LG애드솔루션은 올해 4월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인 티즈(Teads)와 유럽·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스마트 TV 홈 화면 광고 제휴를 확대하기도 했다. 콘텐츠 재생 중 광고뿐 아니라 이용자가 앱과 프로그램을 고르는 홈 화면도 광고 상품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데보라 양(Deborah Yang) 옴디아 수석 연구원은 "TV 플랫폼 소유주들 다수가 TV 브랜드 제조사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소유주이며, LG전자는 웹OS 소유주다. 기기가 없다면 소비자들로부터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며, "광고를 더 많이 노출하기 위해선 시청자를 가능한 한 오랫동안 TV 앞에 머물게 해야 하는데, 화면 크기가 클수록 시청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시청자들이 TV 앞에 3~4시간 머무르는 동안 광고를 더 많이 노출하고 쇼핑을 유도할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TV 제조사들이 플랫폼을 활용한 광고 사업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2분기 기준 아마존의 광고 사업 매출은 198억달러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 불과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26.2% 성장해 아마존웹서비스(AWS) 다음으로 높은 성장폭을 기록했다"며, "같은 기간 TV·모니터 등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VD사업부 매출은 51억달러로 두 사업부문 매출 격차는 4배에 달한다. 이는 광고 플랫폼 사업의 거대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플랫폼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배경으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와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 등 주요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이 꼽힌다. 부품 가격 상승분을 완제품 가격에 반영하려 해도 유통업체의 반발 등에 부딪혀 늘어난 비용 부담을 TV 제조사가 상당 부분 떠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데보라 수석은 "미국 시장에서는 메모리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아마존과 연계된 TV 유통업체들을 설득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미국 시장에서 TV 사업을 영위하려면 반드시 플랫폼이라는 또 다른 솔루션이 필요하다"며, "TV 제조사들은 AI와 플랫폼에 더 집중하고 있으며, 그들이 원하는 건 비용 절감을 통해 최대한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이른바 가성비가 뛰어난 TV를 만드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여전히 다수의 프리미엄 제품을 제공하면서도 가격 접근성을 높이고 있으며 이러한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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