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일 바다에 갇혔던 美항모 링컨함…‘녹슨 상처’가 말해주는 항모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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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의 전쟁에 투입됐던 미국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약 9개월간의 장기 작전을 마치고 항구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미 해군의 항모 전력에 누적된 피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 군사전문매체 TWZ는 링컨함의 외관을 두고 혹독한 전투와 장기간 해상작전이 남긴 '상처'라고 평가했다.
TWZ는 링컨함의 상태를 특정한 작전 환경에서 발생한 극단적인 사례로 평가하면서도, 미국 항모 전력에 가해지는 부담이 수년간 누적돼 이제는 구조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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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투입돼 9개월간 기항 못하고 작전
선체 곳곳 녹·이끼 뒤덮여 만신창이 모습
전문가들 “예상했던 대로 지옥 다녀온 듯”
관리 부담까지 누적, 항모 전력 한계 노출

이란과의 전쟁에 투입됐던 미국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약 9개월간의 장기 작전을 마치고 항구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미 해군의 항모 전력에 누적된 피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링컨함은 2일(현지시간) 휴식과 정비를 위해 태국 람차방항에 입항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샌디에이고의 모항을 떠난 뒤 무려 286일 동안 사실상 연속 작전을 수행한 뒤였다.
길이 355m에 달하는 링컨함의 선체 곳곳에는 붉은 녹이 흘러내린 흔적이 선명했다. 선체 측면은 물론 비행갑판 가장자리와 돌출 갑판인 스폰슨 주변에도 녹과 이끼가 눈에 띄게 붙어 있었다.
미 군사전문매체 TWZ는 링컨함의 외관을 두고 혹독한 전투와 장기간 해상작전이 남긴 ‘상처’라고 평가했다.
지구상 최강의 군함 가운데 하나이자 미국 해군력의 상징인 핵추진 항공모함이 마치 “지옥에 다녀온 것처럼 보인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링컨함의 외관이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니미츠급 항공모함에서 근무했던 칼 슈스터 전 미 해군 대령은 CNN에 60일 이상 연속으로 바다에서 작전을 수행한 군함이라면 흘수선을 따라 녹이 발생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문제는 녹 자체보다 그만큼 정비할 여유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녹을 제대로 제거하려면 흘수선까지 내려가 녹을 긁어낸 뒤 방청 페인트를 두 차례 바르고 다시 군함용 회색 페인트를 칠해야 한다. 전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작업인 만큼 장기 배치가 끝난 뒤 상당한 정비 기간이 필요하다. 링컨함의 녹 제거 작업에도 약 한 달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 해군에서 군함의 녹 문제는 미관상의 문제만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 의회에서도 반복적으로 지적해온 사안이다. 지난해 존 펠런 당시 해군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함의 녹 문제를 두고 자신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조속한 해결을 주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 큰 우려는 장기간 작전이 선체에만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링컨함은 장기 배치 과정에서 보급 안정성과 승조원의 사기, 정신건강 관리 등을 둘러싸고도 여러 차례 문제점이 제기됐다.
TWZ는 링컨함의 상태를 특정한 작전 환경에서 발생한 극단적인 사례로 평가하면서도, 미국 항모 전력에 가해지는 부담이 수년간 누적돼 이제는 구조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다른 항모들도 장기 배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제럴드 포드함은 지난 5월 326일간의 초장기 배치를 마쳤으며,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역시 최소 8개월간 연속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항모의 장기 배치가 반복되면 정기적인 선체 정비뿐 아니라 심층 정비와 성능 개량 일정까지 길어질 수 있다. 여기에 승조원들의 피로와 인력 운용 부담까지 겹치면서 미국이 세계 곳곳에서 항모를 동시에 운용하는 데 따른 ‘숨은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링컨함의 녹슨 선체는 오래된 군함의 외관만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니다. 미국이 장기화하는 분쟁과 잦아지는 해외 군사작전에 대응하기 위해 항모를 계속 바다에 묶어두면서, 정비와 인력·전력 운용에 가해지는 압박이 얼마나 커졌는지 보여주는 단적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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