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성분 세마글루티드, 노화도 늦춘다"... 쥐 실험서 수명12%↑

권태원 기자 2026. 9. 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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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세마글루티드가 노화 자체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다니카 첸(Danica Chen) 교수 연구팀은 사람 나이로 치면 노년기에 해당하는 늙은 암컷 쥐에게 세마글루티드를 투여한 결과 신체 기능이 좋아지고 수명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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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UC버클리 연구팀, 늙은 암컷 쥐 대상 실험
세마글루티드 투여 후, 수명 12% 증가
운동·기억력·혈당 개선... 소식(小食) 효과와 유사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주성분 세마글루티드가 수명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비만·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세마글루티드가 노화 자체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다니카 첸(Danica Chen) 교수 연구팀은 사람 나이로 치면 노년기에 해당하는 늙은 암컷 쥐에게 세마글루티드를 투여한 결과 신체 기능이 좋아지고 수명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세마글루티드는 'GLP-1'이라는 호르몬 수용체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약물로, 비만 치료제로도 사용되는 '위고비'의 주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이 약이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노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생후 20개월 된 암컷 실험용 쥐를 두 무리로 나눠 한쪽에는 세마글루티드를, 다른 쪽에는 효과가 없는 식염수를 매일 피부 밑에 주사했다. 사람으로 치면 60대에 해당하는 나이로, 노화가 이미 진행된 시점부터 약을 투여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험 결과, 세마글루티드를 투여한 쥐들은 식염수를 투여한 쥐보다 오래 살았다. 무리의 절반이 사망한 시점을 기준으로 한 중간 수명은 '식염수 쥐'가 742일이었던 반면 '세마글루티드 쥐'는 834일로, 약 12% 더 길었다. 또 약을 맞은 쥐는 먹이 섭취량이 24% 줄었지만, 죽는 시점이 늦춰지는 현상은 종양 등 특정 질병과 무관하게 여러 사망 원인에 걸쳐 고르게 나타났다. 노화로 인한 신체 쇠퇴 자체가 전반적으로 늦춰졌다는 뜻이다.

수명뿐 아니라 신체 능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약을 맞은 늙은 쥐들은 낯선 공간을 더 활발히 탐색했고, 회전하는 봉 위에서 더 오래 버티는 등 운동 능력과 근력이 향상됐다. 미로에서 목표 지점을 찾는 검사에서도 더 나은 성적을 보여 기억력과 인지 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혈당을 처리하는 능력도 좋아졌다. 실제로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에서는 새로운 신경세포가 늘어나, 나이가 들며 줄어드는 신경세포 생성이 다시 활발해진 모습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런 효과가 '소식', 즉 영양은 유지하되 열량 섭취를 줄이는 식이요법의 효과와 매우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소식은 여러 동물에서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늘리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람이 오래 실천하기는 어렵다. 이번 연구에서 세마글루티드는 세포의 노화 신호를 줄이고, 만성 염증을 낮추며, 장수와 관련된 유전자 스위치를 켜는 등 소식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몸에 작용했다. 

연구를 총괄한 다니카 첸 교수는 논문에서 "GLP-1 계열 약물이 노화를 늦출 뿐 아니라 노화로 인한 기능 저하의 일부를 되돌릴 가능성까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실험이 암컷 쥐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GLP-1 약물이 사람의 노화 경로와 수명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려면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기간 중 약으로 인한 뚜렷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Late-life semaglutide treatment slows ageing and extends lifespan in female mice: 노년기 세마글루티드 투여는 암컷 쥐의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2026년 9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권태원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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