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만으로는 못 막아' 박재홍 아나 덮친 뇌경색의 공포 [건강!톡]

이미나 2026. 9. 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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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핏줄 하나, 혈관 하나가 막혀도 인생이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느꼈습니다."

뇌경색은 단순히 운동량 부족으로 생기는 게 아니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진행되는 심장질환과 부정맥, 혈관질환 같은 것들의 결과물일 수 있다.

부정맥이 있어도 모르고, 혈관이 좁아져 있어도 모르고, 심장에 문제가 있어도 모르다가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지는 것이다.

김원석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과거 인터뷰에서 "충분한 신체활동은 뇌졸중 이후 또 발생할 수 있는 뇌졸중 재발, 심근경색, 사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뇌졸중 환자는 규칙적인 운동, 적정체중 유지, 그리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심뇌혈관질환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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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도중 쓰러져 병원에 이송된 박재홍 아나운서가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진=SNS)

"실핏줄 하나, 혈관 하나가 막혀도 인생이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느꼈습니다."

지난 8월 22일 밤 10시께.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앵커인 박재홍 아나운서(50)는 서울 교대 운동장 트랙을 혼자 조깅하고 있었다. 바쁜 방송 일정 속에서도 꾸준히 운동하는 그가 갑자기 쓰러진 건 찰나의 순간이었다.

가족에 의해 119로 신고됐고 약 한 시간 뒤 응급실에 도착했다. MRI 검사 결과는 뇌경색이었다.

박재홍 아나운서가 근황을 알리기 위해 SNS에 남긴 이 글은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건강한 사람도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질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는 "같은 병실의 다른 환자들이 '이름이 뭐예요'라는 질문에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울며 기도했다"며 "치료 덕분에 현재는 언어능력, 기억력, 좌우 감각이 100% 회복됐고 운동 기능 회복을 위한 재활 치료 중"이라고 전했다.

왜 운동을 열심히 해도 뇌경색이 올까. 전문가들은 "뇌경색의 90%는 숨겨진 병으로부터 온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운동을 하면 뇌경색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큰 오해다. 뇌경색은 단순히 운동량 부족으로 생기는 게 아니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진행되는 심장질환과 부정맥, 혈관질환 같은 것들의 결과물일 수 있다.

색전성 뇌경색의 가장 흔한 원인은 심방세동이라고 하는 부정맥으로, 심장이 빠르고 비정상적으로 움직여 심장의 펌프 작용이 불규칙해지는 이상이 나타난다. 이 외에도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심근경색 병력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정맥이 있어도 모르고, 혈관이 좁아져 있어도 모르고, 심장에 문제가 있어도 모르다가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지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숨겨진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이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하면 더 위험하다.

격렬한 운동은 심장에 갑작스러운 부담을 주기 때문에 특히 부정맥이 있거나 심장이 약한 사람이라면, 운동 중 심박수가 급상승하면서 비정상적인 심장 리듬이 유발될 수 있고, 이로 인해 혈전(피떡)이 생겨 뇌혈관을 막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재홍의 경우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평소에는 아무 증상이 없다가 운동 중 갑자기 심장 문제가 터진 것으로 추정된다.

뇌경색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50세 이상 성인이라면 반드시 심전도, 심초음파, 경동맥 초음파, 혈액검사 등을 통해 사전에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서울아산병원 뇌졸중 센터에 따르면 규칙적인 운동, 활발한 신체 활동을 하면 혈압이 내려가고 비만이 방지되며, 퇴행성 관절염 및 심장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스트레스가 풀리고 우울증, 만성 두통증도 좋아진다.

하지만 이것은 예방 차원의 이야기다. 이미 부정맥이나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운동 외에 약물관리가 중요하고 운동 전 충분한 준비운동 및 정리운동도 필수다.

평소 하루 7~8시간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명상, 요가, 취미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저염식, 저지방식 등 식단관리도 효과적이다. 운동할 때도 혼자가 아니라 가족 동료와 함께하는 것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할 수 있다.

김원석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과거 인터뷰에서 "충분한 신체활동은 뇌졸중 이후 또 발생할 수 있는 뇌졸중 재발, 심근경색, 사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뇌졸중 환자는 규칙적인 운동, 적정체중 유지, 그리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심뇌혈관질환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뇌경색이 발생하면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증상 발생 후 4시간30분 안에 응급실에 도착하면 혈전 용해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생존 확률과 회복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박재홍 아나운서는 "5년간 '한판승부'를 진행하며 한 번도 일주일 이상 자리를 비운 적이 없다"며 "실핏줄 하나, 혈관 하나가 막혀도 인생이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절실히 느꼈다. 곧 생방송에서 뵐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심장 질환자는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상담해 개인별로 안전한 운동 종류와 강도에 대해 운동처방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비만인의 달리기는 심폐 지구력 향상과 체중 감량에 매우 효과적"이라며 "하지만 체중으로 인한 무릎, 발목 등 관절 부담과 심혈관계 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달리기의 강도, 지속시간, 빈도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관계자는 "심근경색과 심정지는 환자가 멀리 있는 병원을 선택해 찾아갈 만큼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 대표적인 응급 질환이다"라며 "심근경색 외에도 심정지, 급성 대동맥질환, 중증 심부전, 치명적 부정맥과 같은 심혈관질환은 치료가 지연될수록 환자의 생존과 회복 가능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심근경색은 응급실 도착 후 90분 이내에 막힌 혈관을 열어주는 것이 국내외 진료지침의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급성 A형 대동맥박리는 수술이 늦어질수록 사망 위험이 시간당 약 1%씩 높아진다. 급성 심부전 악화나 치명적 부정맥 역시 얼마나 빨리 치료를 시작하느냐가 예후를 좌우한다. 이로 인해 응급 심장질환은 '시간'이 곧 생명과 직결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중증 심혈관질환에서는 가까운 지역에서 신속하게 진단하고 응급치료를 시행한 뒤, 환자의 상태에 따라 고난도 중재시술이나 수술, 중환자 치료, 기계적 순환보조, 심장이식까지 연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의료체계가 중요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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