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돈 쏟아붓는데…"한국 기업 52점" 충격 성적표 받은 이유

유지희 2026. 9. 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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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은 인공지능(AI)에 돈은 많이 쓰지만, 아직 제대로 일을 시키는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습니다."

현상준 서비스나우 지역부사장 겸 한국대표는 2일 서울 역삼동 서비스나우코리아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AI를 도입하는 것보다 실제 업무에 연결해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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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돈은 많이 쓰는데 일은 못 시킨다"
韓 기업 AI 성숙도 52점
현상준 서비스나우코리아 대표
멜리사리스 아시아 및 한국그룹 부사장
현상준 서비스나우 한국 대표, 사진=서비스나우 제공


“한국 기업은 인공지능(AI)에 돈은 많이 쓰지만, 아직 제대로 일을 시키는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습니다.”

현상준 서비스나우 지역부사장 겸 한국대표는 2일 서울 역삼동 서비스나우코리아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AI를 도입하는 것보다 실제 업무에 연결해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비스나우는 기업의 IT·인사·고객서비스 등 여러 업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결하고 자동화하는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포춘 500 기업 10곳 중 9곳이 서비스나우를 이용한다. 

이날 서비스나우가 쏘트랩과 함께 ‘2026 엔터프라이즈 AI 성숙도 지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 기업의 AI 성숙도는 52점으로 아시아·태평양 평균과 같았다. 반면 AI 관련 지출 증가율은 약 120%로 글로벌 평균인 110%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는 글로벌 19개국 65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현 대표는 “한국 정부의 AI 투자나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생각하면 80점 정도는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과를 보고 놀랐다”며 “한국 기업은 AI를 해야 한다는 비전이나 투자 의지는 강하지만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단계에서 점수가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 기업의 52%가 AI 에이전트를 도입했지만 사람의 개입 없이 업무를 처리하는 자율형 워크플로를 적용한 기업은 9%에 그쳤다. AI에 맞춰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체를 다시 설계한 기업은 2%에 불과했다. 기존 업무 방식은 그대로 둔 채 문서 작성이나 검색 등 일부 업무에 AI를 붙이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멜리사 리스 서비스나우 아시아 및 한국 그룹 부사장 겸 총괄, 사진=서비스나우 제공


멜리사 리스 서비스나우 아시아 및 한국 그룹 부사장 겸 총괄은 “하나의 태스크나 부서에 AI를 붙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여러 업무를 연결해 처음부터 끝까지 실행하는 자율형 워크플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와 거버넌스 역시 이를 위한 핵심 조건으로 꼽았다.

리스 부사장은 앞으로 AI 에이전트도 직원처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어떤 데이터에 접근하며, 투입 비용 대비 얼마나 성과를 내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이 몇 명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 관리하듯 AI 에이전트도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하는지, 비용은 얼마이고 성과는 얼마나 내는지를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비용 관리도 새로운 숙제가 됐다. 현 대표는 “불과 두세 달 전까지만 해도 토큰을 많이 쓰면 AI를 많이 활용하는 회사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사용량에 제한을 두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1년치 AI 예산을 3개월 만에 모두 쓴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AI를 얼마나 많이 쓰느냐보다 실제 업무에 얼마나 잘 연결하고 비용 대비 성과를 얼마나 내느냐가 중요하다”며 “앞으로 기업 간 AI 경쟁도 어떤 모델을 쓰느냐보다 AI로 회사의 일을 어떻게 바꾸느냐에서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지희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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